눈앞에 닥친 GMO, 축복일까 재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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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닥친 GMO, 축복일까 재앙일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05.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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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 집담회’ 지난 19일 개최

유전자변형식품 GMO. 이 GMO를 둘러싼 안정성 논란이 뜨겁다. 생명공학자들, 과학자들은 안전하다 주장하지만 생태학자들과 소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가 GMO 비생산국 중, GMO 수입 규모 2위라는 점을 고려할 때, GMO 안전성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소장:전현식)와 연세대학교 생태와 문화 융복합센터가 지난 19일 연세대 신학관에서 ‘GMO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 집담회’를 개최했다.

계명대 곽호철 교수와 강릉대 생물학과 전방욱 교수, 횡성영락교회 한경호 목사가 각각 GMO를 바라보는 신학자, 과학자, 목회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집담회 현장에서는 찬반 양론과 중도적 입장이 다양하게 제기되며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신학자가 바라보는 GMO: 창조의 탄성과 종말의 탄식 사이에서’라는 주제로 가장 먼저 발제에 나선 곽호철 교수는 GMO 기술 그 자체보다 그 과학기술이 갖고 있는 막강한 능력 때문에 벌어진 자본과 권력구조의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곽 교수는 “GMO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기술이 권력의 비대칭과 경제력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종속관계를 증가시킨다는데 있다”고 진단하고 “기독교 신학은 자본가, 기술자, 권력자들을 깨워 모두에게 일용할 양식이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GMO를 비판하는 생태신학적 접근의 한계는 유전공학을 제거해야 할 악으로 규정하는데 있다”고 지적하면서 “원천적인 금지나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니라, 제한조건을 분명히 하면서 인류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GMO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기독교 신앙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GMO를 바라보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발제에 나선 전방욱 교수는 “모든 기술은 다 지배력을 갖고 있고 그 기술 자체를 선하다, 악하다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GMO가 어떻게 사용돼야 하는가가 더 중요한 논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 교수는 “GMO의 안정성을 실험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GMO가 인체 건강에 더 위험하지는 않다고 발표했다”며 “이 연구들이 GMO 생산 기업 측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근거가 있지만, GMO를 안전하다고 발표한 과학자들이 모두 입을 맞춰 양심을 져버리고 자본에 따라 연구 결과를 왜곡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GMO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GMO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GMO에 대한 반대도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 정확하게 이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강원도에서 직접 생명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생명농업포럼 대표 한경호 목사는 목회자가 바라본 GMO에 대한 소견과 농업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을 소개했다.

한 목사는 “과학의 진보를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기술과 달리 핵이나 GMO와 같은 기술은 인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할 수 없이 파괴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무조건 인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는 낙관적 진보주의를 GMO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목사 역시 GMO가 가지고 있는 기업과 권력의 지배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GMO 작물은 정치·경제적 의도가 너무 뻔하다. 기존의 농업 환경을 통째로 뒤흔들고 시장을 독점, 장악하려는 패권적 의도”라면서 “GMO 작물 재배를 위한 대량생산 체제, 화학농, 기계농, 기업농은 농업 환경을 반생명적인 구조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소규모 농민들이 종 다양성을 떠받치고 있다. 농업생산구조를 지켜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생명을 살리고 구원하는 소명을 가진 목회자는 생명농업, 정의로운 농업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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