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교회 개척? “됩니다!”

다시 쓰는 개척행전(1) 좋은밭교회 이동복 목사 공종은 기자l승인2017.04.12 09:56:42l수정2017.04.12 11:41l13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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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구성원 전체가 ‘말씀묵상’에 동참

8개월 과정 제자훈련으로 예수 제자화

누군가는 아파트에 개척하는 교회는 안 된다고 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세 번씩 거쳐야 하는 일종의 방어막을 뚫고 누가 오겠느냐는 걱정과 염려에서다. 그런데 아파트 교회를 개척한 목사가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좋은밭교회(담임:이동복 목사)라고 했다.

‘아파트 교회’, 다소 생소했다. 아파트에 개척한 교회인 것 같은데, 가정 교회라고 하지 않고 굳이 아파트 교회라고 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취재를 약속하고 교회의 위치를 물으니 인천 청라지구에 있다고 했다. 그것도 31층. 교회(혹은 집)로 들어선 순간 눈에 들어온 가지런히 정돈된 수십 켤레의 실내용 슬리퍼는 이곳이 단순한 집을 넘어 교회라는 걸 설명하고 있었다.

▲ 좋은밭교회는 지난 3월로 개척 3주년이 됐다. 그리고 모든 교인들이 말씀을 묵상하고 나눈다.

# 가정 교회와는 다른 아파트 교회

이동복 목사는 3년 전 이 아파트를 얻었다. 교회를 개척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당시 인천 청라지구에 신규 분양된 아파트를 얻고 보니 ‘교회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넓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가족이 되는 공동체를 지향하지만, 공동체 교회로서의 가정 교회 목회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아파트에 개척한 교회였다.

개척 후 이 목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와 카카오그룹에 성경을 묵상한 내용을 매일 업데이트 하는 것.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분 좋게 빗나갔다.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개척을 시작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한 것이 ‘사람들을 모아 주시면 목회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올린 성경 큐티의 내용을 읽고 권사님 한 분이 십일조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사인으로 보았습니다.”

이 때부터 이 목사와 좋은밭교회는 말씀묵상에 집중했다. 사람들의 신앙이 깨어나기 시작했고,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지방에서 이사를 오는 사람들도 생겼다.

장년 교인에서부터 교회학교 학생들까지 말씀묵상은 이제 일상이 됐다. 교회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카카오그룹에는 매일 성경을 묵상한 내용들이 시간을 다투며 업데이트 된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주일 예배 때면 이 묵상의 내용들을 나누고 이 목사가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 좋은밭교회의 말씀묵상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한다.

# ‘말씀묵상’으로 성장

좋은밭교회는 제자훈련도 말씀묵상을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주제별이 아니라 성경 권별로 묵상하고 훈련한다. 이를 위한 교재를 만들고, 이 목사가 셰프로 분장한 사진을 표지 사진으로 썼다. “제가 셰프복을 입은 이유는, 말씀을 잘 요리해서 교인들에게 맛있게 먹이기 위해서입니다. 교회에는 영적으로 배고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을 말씀으로 배부르게 해야 할 책임이 저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깊은 묵상을 통해 말씀을 먹였더니, 맛있게 요리해서 교인들에게 먹였더니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교회 설립 초기의 멤버가 됐다. 가족과 친지들이 회복되고, 그들이 친구를 회복시키면서 점차 복음이 확산됐다.

제자훈련 기간은 지루하리만치 길다. 8개월. 쉽게 제자훈련을 받겠다고 결심하기가 망설여질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인들이 제자훈련에 참여하는 이유는, 부모와 친구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기 때문이다. 이 목사 또한 “우리 교인들이 1, 2, 3년 차를 지나면서 내가 변화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게 되니까 성도들이 따라오고 훈련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 개척 3년 만에 3층 건물 구입 이전

아파트 교회의 장점과 단점은 뭘까. 임대료 걱정에서 해방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좋은밭교회가 있는 청라지구만 해도 상가 교회 임대료는 월 평균 150만 원 이상이라는 것이 이 목사의 말이다. 그리고 교회로 꾸미기 위한 비용에 강대상과 장의자 구입비용만 해도 일이천만 원은 쉽게 넘는 것을 감안하면 아파트 교회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힐 만하다.

단점도 있다.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2~3단계는 거쳐야 하는 귀찮은 시스템이 발목을 잡고, 예배로 인한 소음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거기다 ‘혹시 이단 아닐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고통을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목회자와 가족들의 사생활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부부야 그렇다 하더라도, 사춘기 자녀들이 있는 목회자들은 더 곤혹스럽다.

▲ 8개월 과정의 제자훈련을 위한 교재는 이동복 목사가 직접 만든다. 교인들에게 말씀을 맛있게 요리해서 먹이겠다는 마음으로, 책 표지도 셰프복을 입고 찍었다.

이 목사 가정 또한 이것이 문제였지만, 배려와 이해로 풀었다. 교인들에게 “사모의 살림살이가 흉볼 게 보이더라도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고, 예민한 자녀들의 문제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가족 공동체가 되다 보니 자연스레 해결됐다. 모두 배려하고 감싸준 결과였다.

하지만 이 목사도 개척에 실패한 아픔을 안고 있다. 그래서 교인 한 사람에 집중한다.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무엇을 하든지 상관 없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예수를 알고 살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하든지 됩니다. 그리고 먼저 나(목회자)를 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척이 능사가 아닙니다. 나를 먼저 개척하면 임지가 열리고 성도들이 옵니다. 모든 문제점은 나에게, 목회자에게 있습니다.”

나를 먼저 개척하고 훈련한 좋은밭교회는 정말 ‘좋은 밭’이 됐다. 어떤 씨앗이 떨어져도 큰 나무로 자라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개척 3년 만에 아파트 교회를 벗어나 3층 규모의 건물을 구입해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아파트 교회가 메리트가 없지만, 좋은밭교회와 이동복 목사는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말씀묵상과 제자훈련의 힘이었다.

공종은 기자  jekon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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