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시대와 문화의 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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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는 ‘시대와 문화의 옷’을 입는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7.03.2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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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디렉터 양성하는 이유정 목사

1980년대 찬양운동은 ‘예배회복운동’

시대와 전통에 맞는 ‘예배 개발’ 필요

세 번의 약속과 어긋남 끝에 어렵게 만났다. 서울 양천구 목동 CBS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유정 목사는 예배의 본질 회복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직접 사역하면서 겪었던 실제들을 꼼꼼하게 쏟아냈다. 이 목사는 ‘예배 디렉터’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알 사람은 벌써 아는 용어와 사역을 한국 교회에 제안하고 직접 사역해 온 인물. 그리고 1980년대 ‘좋은 씨앗’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찬양운동의 주역이기도 하다.

# 경배와 찬양 ‘신학적 평가’ 중요

이유정 목사는 ‘예배의 본질’을 말한다. 그리고 ‘본질의 회복’을 강조한다. 예배의 본질은 하나님이 우리와 만나는 것, 그리고 그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 “거기서 내가 너와 만나고”라는 출애굽기 25장 22절,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라”는 이사야 43장 21절의 말씀을 예배의 본질 회복을 설명하는 중심 구절로 꼽는다. 이런 이유로 의식에만 고착돼 있는 한국 교회의 예배가 찬양을 통한 예배회복운동을 재평가하고 찬양운동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목사는 프로테스탄트라는 용어 자체가 ‘회복’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의 잘못된 것에서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는, 다시 예배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980년대에 한국에서 일어났던 찬양운동이 바로 예배회복운동, 젊은이 부흥운동이라고 평가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데, 미국에서 1960년대에 일어났던 예배회복운동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강조한다.

“의식에 고착돼 있던 예배문화가 찬양을 통해 더 본질적인 것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반응하는 요소들을 회복하는 아주 좋은 운동”이었다는 것이 이 목사의 주장. 하지만 30년이 지나는 동안 찬양운동에 대한 신학적인 평가나 교회사적인 연구와 분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그리고 경배와 찬양의 단점만 이야기할 뿐 한국 교회에 준 놀랍고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서운함도 드러낸다.

▲ 이유정 목사는 예배의 본질 회복과 시대와 전통에 맞는 예배를 위한 예배 디렉터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목사는 또한 “일부 신학자들이 ‘일순간의 감정적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1980년대에 한국교회에 일어났던 찬양의 결과 얼마나 놀라운 회복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직하게 직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지금 30~50대 초반 그룹들이 바로 찬양운동 세대들이며, 이들이 교회의 담임목사로, 각 단체의 중견 리더들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청소년 시기에 들었던 말씀과 부르던 찬양이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형성하게 했고, 그때 받았던 은혜가 지금의 신앙을 형성하게 했다’고 고백한다”고 말했다. 성도들은 찬양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임재를 경험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들은 말씀보다 그 영향력이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 ‘예배 디렉터’ 양성 필요

‘예배 디렉터.’ 현대 예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워십 리더, 뮤직 디렉터, 미디어 디렉터, 드라마팀, 조명팀, 영상 담당자, 키보디스트, 드러머, 베이스기타리스트 등의 모든 사역자를 총괄하면서, 예배 음악은 물론 예배 전체를 총괄 지휘하고 기획, 관리하는 인물을 말한다. 다소 생소하지만 일부 교회와 실무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단어다.

10여 년 이상 예배 디렉터 양성에 주력했다. 최지호 목사(지구촌교회 예배 담당)가 이끌어오던 ‘예배목사아카데미’에서 5년을 사역했고, 7년 전부터 ‘예배사역연구소’를 함께 운영하면서 예배 디렉터 양성에 집중했다. 하지만 한계를 경험했다. 한국 교회에 예배 디렉터가, 예배 목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었는데, 역부족이었다. 한 학기 과정을 휴강하고 스태프들과 함께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한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 참에 가쁘게 달려온 숨을 한 번 고르고 가기로 했다. 그렇다고 이 목사가 모든 일정을 내려놓고 쉬는 것은 아니다. 총신대 신대원이 이번 학기부터 진행하고 있는 예배인도자아카데미에서 강의하면서 더 깊은 연구를 한다.

이제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한국 교회에 예배 디렉터와 예배 목사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궁극적으로 이 과정이 필요한데, 현재 교회에서 사역하는 예배 인도자들이 결국 예배 디렉터가 돼야 합니다. 예배인도자아카데미로 확장해서 기존의 예배인도자학교와 세미나에서 다루지 않았던 목양, 예전, 신학, 리더십을 보강해 지금의 예배 인도자들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 목사는 “신학교에 예배신학을 가르치는 과목이 있어야 하고, 예배 인도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제대로 규정해야 한다. 예배의 역사, 철학적 의미, 수많은 예배와 관련된 학문적인 연구들이 있었던 것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지난 2월 ‘빈티지 예배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렇다고 새로운 예배를 제안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전통에 대한 이해를 회복하자는 것이었다.

“전통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수천 년의 시대를 꿰뚫고 살아남은 것이다. 수천 년을 꿰뚫고 살아서 역동적으로 전수된 기독교의 전통, 말씀과 예배의 요소들을 찾아 지금 우리 시대의 상황에 맞게 개발하자”고 이 목사는 말한다. 그리고 “각 시대에 맞는 문화 속에서 표현돼 왔던 것이 전통인데, 이 시대에 맞는 문화와 옷으로 갈아 입혀서 좋은 전통과 유산들이 다음 세대에게 더 적극적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 한국 교회 지도자들에게 주어진 시대의 과제요 사명”이라고 이 목사는 주장한다. 예배는 그 시대의 문화와 전통의 옷을 입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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