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20%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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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20%의 시대
  • 지용근 대표
  • 승인 2017.03.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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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의 통계로 보는 세상 25

지난 3월 3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2017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결과에 대해 워낙 중요한 뉴스여서 교계지 뿐 아니라 일반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어 주었다.

주요 결과로는 한국교회 신뢰도가 2008년 이후 5차례 조사에서 20%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직전 조사인 2013년 결과와 비교해 보면, 이번 조사의 평균 신뢰도 점수(5점 만점)가 2.62점에서 2.55점으로 약간 하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신뢰한다’는 긍정응답은 19.4%에서 20.2%로 0.8%p 상승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부정응답은 44.6%에서 51.5%로 6.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통이다’는 중간 평가가 줄고, 긍정응답, 부정응답 모두 하락했는데 부정응답이 훨씬 하락폭이 컸다. 우리 국민의 절반이 한국교회를 신뢰하고 있지 않다고 하니 참 걱정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한국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을 질문했는데, 그 결과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 45%, ‘봉사와 구제활동’ 32%, ‘환경/인권 등 사회운동’ 1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를 이전 10년 간의 조사결과와 비교해 보면,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 의견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봉사 및 구제활동’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결과이다. 

한국교회의 강점을 물으면 어떤 조사에서도 ‘구제/봉사’가 1위로 응답되는데, 이 구제/봉사활동이 한국교회 신뢰도를 끌어올리는데 한계를 보인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앞에서의 미담 방송 사례처럼 한국교회가 구제/봉사도 중요하지만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을 전개해야 대국민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교회 사회적 활동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져야 하는 시점인지 모르겠다. 구제 봉사를 그치라는 말이 아니라 이런 어수선한 시대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운동을 전개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대국민 신뢰도 20%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통령 지지도가 20%라면 이 숫자는 어떤 의미인지 우린 감각적으로 안다. 이런 낮은 신뢰기반에서 우리국민들이 한국교회에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고 있다. 이제부턴 실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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