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작가]선물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요…

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믿음으로 키우는 빵과 기도-40 운영자l승인2017.01.11 16:51:57l수정2017.01.11 16:52l13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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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어지럽고, 경제가 흔들거려도 연말연시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가난하지 않습니다. 12월에는 성탄절이 있으며, 곧바로 새해가 이어지는 데다가,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설날이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곧 ‘기대와 소망’이 마음 가득 있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이런 특별한 절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갖가지 기념일로 선물을 기대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맛보지요. 어느 주일, 교회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바로 앞자리에 앉은 두 여중생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미호와 지수였지요. 두 아이는 온 몸으로 이야기하듯 아주 열띤 토론을 하는데, 얼마나 열중하는지 내가 앞에 앉는 것도 모르고 밥도 제대로 먹지 않았습니다.
 
미호: 그러니까 무슨 좋은 방법 없냐구?
지수: 돈 없이 무슨 선물을 해? 그러니까 방법 없어. 진작 준비를 하지 그랬니?
미호: 깜박했지 뭐... 나 살기도 바쁜데...
지수; 우리 엄마아빠 결혼기념일은 3월이라 나는 천만다행이야. 설날에 받는 세뱃돈으로 하거든. 
미호: 좋겠다! 나는 하필 설날 전이니 어떡하지? 그것도 다음 주야! 딱 3일 남았어! 알바도 못 하고... 돈 말고 다른 걸로 선물할 방법 없을까?

결국 나는 두 아이의 이야기에 끼어들었고, 우리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함께 교회 카페로 갔습니다. 그리고 우리 세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선물하기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지요.

돈도, 시간도 없는 상황에 무엇을 선물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1-앨범을 모두 뒤져서 미호 부모님의 각자 청춘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사진을 찾는다.
2-가장 좋은 사진을 골라 핸드폰으로 찍는다.
3-그것을 컴퓨터로 옮겨서 결혼기념축하 사진첩으로 만들고, 동영상처럼 만들 수 있는 것은 작업을 한다. 사진마다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문구를 달아주고, 영상은 미호가 직접 자기 목소리로 멘트를 삽입한다. 이것은 컴퓨터 작업을 잘 하는 아이(다행히 교회의 남학생들 중 얼마든지 있으니까!)의 도움을 받는다.
4-결혼기념일에 저녁식사 뒤,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으로 그것을 틀어주는 깜짝쇼를 한다. 

이 작전에 대한 성공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음 주에 벌어질 이벤트이니까요. 그러나 미호나 지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하나 발견한 셈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자기가 생각하기에 자기 집안이 친구들보다 가난하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터 좌절하고 스스로를 밑바닥까지 비하시키며 아예 꿈조차 꾸지 않지요.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돈이 부족하고, 어디서 보충할 수가 없으면 곧바로 마음에 폭탄같은 원망을 품습니다.

그리하여 곧바로 끔찍한 자기비하, 세상과 어른들(특히 자기 부모)에 대한 무시무시한 욕설과 원망, 마침내는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저주까지 쏟아냅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에게 돈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바로 살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돈만 있으면 최신 스마트폰도, 신상 운동화나 패딩점퍼도, 연예인들이 쓰는 화장품도 다 살 수 있으니까요.

그뿐인가요. 돈이 있으면 사랑하는 친구나 이성에게 마음껏 제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으면 큰 마음, 큰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이니까요.

하지만 돈이 없으면 사랑이 아무리 커도 쪼그라들고 남 보기에 창피한 마음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하면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초라하고 거절당할 게 뻔한 선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거지요. 

이런 현상은 어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 게 일반입니다. 신앙인이라 해도 그러한 듯 합니다. 교회에서 여러 이름의 헌금을 할 때 왜 적은 것을 드리는 사람은 가슴이 움츠러들며, 많은 것을 할 때에는 스스로 뿌듯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걸까요? 이것은 겸손도 의로움도 아닌 하나님을 너무나도 잘 모르는 어린 신앙이 아닌가 합니다.

빵과 기도
빵>>>달마다 있는 갖가지 기념일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 못지않은 선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돈 없이도 마음을 전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고, 만들고 하는 교회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합니다.

기도>>>“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편 51편 17절)-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이런 선물을, 올해에는 날마다 드립시다. 우리가 쉼없이 sns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지요?

운영자  igoodnews@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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