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간 관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커리큘럼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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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간 관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커리큘럼 중요”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5.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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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학교 이관직 교수, 목회상담적 차원 신대원 처방

총신대 이관직 교수는 한국 신학교육의 역기능적인 측면을 개선하기 위해 목회상담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교수는 특히 ‘눈에 띄지 않는 커리큘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신대원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을 도모할 것을 주장했다.

이관직 교수는 이날 심층연구 발표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서 ‘목회상담학자가 바라본 신학교육:진단과 처방’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먼저 한국 신학교육의 목회상담적 차원의 문제점으로 △교수와 신대원생과의 직접적인 대상관계 경험의 부족 △신앙적 부모/선배로서 교수들에 대한 이상화 경험의 부족 △신대원생들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탈진 △신대원생들의 각종 중독 현상 △일부 교수들의 성격장애 △인본주의적인 학교행정 △역기능적인 교육시스템 등을 지적했다. 

특히 이 가운데 교수와 신대원생과의 인격적인 교류 부족으로 인한 장래 목회현장에서의 부정적 영향을 꼬집으면서 “신학교육 현장에서 교수들로부터 직접적이며 따스한 대상관계 경험을 별로 하지 못한 채 졸업하면 이들이 목회현장에서 성도들과 직접적이며 따스한 목양적 대상관계를 맺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마치 부모의 사랑을 적절하게 경험하지 못한 자녀가 부모로서 다음세대의 자녀들에게 적절한 사랑을 주기 힘든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회상담적 처방으로 신대원생들에게 충분한 지지와 공감 경험을 제공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신대원생들과 교수들이 개별적인 인간관계를 적절히 맺을 수 있도록 신대원의 규모를 현재보다 축소할 것과 눈높이에 맞는 멘토링 제공, 전문적인 상담사들을 통한 치료적 환경 조성 등을 권유했다.

이어 신학교육의 변화에 있어 커리큘럼의 변화만큼이나 ‘학풍’·‘영풍’·‘교직원들의 인격적이며 섬기는 태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커리큘럼(hidden curriculum)’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커리큘럼은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맺는 대상관계의 양과 질에 달려있다”며 “신학교육은 상담 및 심리치료의 과정에서 배울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도 △기혼 신대원생 및 가족을 위한 기숙사를 건립하고 운영할 것 △신대원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할 것 △교수들의 정신건강 검진 및 심리치료를 받도록 할 것 △교수들의 사기를 복돋우는 학교 시스템으로 변화할 것 △행정 리더들이 건강한 수퍼비전을 할 것 △신대원 교육의 내실화를 기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신대원생들이 목회자로서 충분히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취약한 자기’를 가진 목회자로 배출되는 일이 없도록 교단과 소속교회들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10년 또는 20년 후의 한국교회를 섬기게 될 목회자 후보생들을 ‘빈약한 가슴’을 가진 목회자로 만들지 않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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