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현장과 괴리된 신학교육은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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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현장과 괴리된 신학교육은 의미 없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5.2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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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지난 23일 공동학술대회 개최
▲ 기독교연합신문과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신학회는 지난 23일 서울 양천구 강서교회에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교회 신학교육 현주소와 미래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왼쪽부터 백석대 김상구 교수, 고신대 김순성 교수,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 총신대 이관직 교수, 합신대 이승진 교수.

국내 최초 주요 11개 교단 신대원생 인식 설문조사 결과 발표

설문조사결과 기독교연합신문 온라인판 '아이굿뉴스'에 공개 예정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에 있는 한국교회 신학교육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신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바를 확인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기독교연합신문사(사장:양병희 목사)와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신학회(회장:김태규 목사)는 지난 23일 서울 양천구 강성교회에서 ‘한국의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제10회 공동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특별히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요 11개 교단 신학대학원 소속 목회학 석사과정(M.div)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대원생 의식과 사역전반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으며, 설문결과를 심층적으로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전문가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백석대 김상구 교수는 “2000년도를 기점으로 신대원 입학경쟁률부터 신학교육을 감당할 인문학적 소양과 학습능력, 신대원생들의 헌신도 등이 하강추세에 있음이 교육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이번 설문결과는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 살아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신대원생들은 입학동기에 대해 ‘목회자로서 소명’이 5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자발적인 동기가 92%에 이르지만, 주로 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었다.

또 목회자로서 소명에 대한 후회를 해본 적이 없는 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는 비율이 25.7%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13년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목회자들이 65.6%였던 것과 비교하면 신학생들의 갈등과 고민이 월등히 많은 것을 짐작케 한다. 목회 소명을 더 확고히 정립할 수 있는 신학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돼야 하는 결과라 하겠다.

설문에서 나타난 신대원생들의 일주일 평균 기도시간은 52분, 성경읽기 시간은 163분으로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것보다 매우 적게 나타나 지금의 신대원 영성교육에 대한 제고가 요구됐다.

학교 만족도 항목에서는 ‘교수진’(70.3%), ‘교육 커리큘럼’(51.3%), ‘학교시설’(48.3%), ‘성경공부와 영성훈련’(41.3%), ‘장학금 제도 및 지원’(36.7%), ‘졸업 이후 진로’(35%) 순으로 조사됐으며, 비에큐메니칼 학교들이 에큐메니칼 학교들보다 만족도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진 교수는 “이번 설문에서는 무엇보다 신학이론과 목회실천의 부조화 현상이 확인된다”며 이에 대한 교회와 교육현장이 협력하는 대응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설문결과에서는 ‘음주’, ‘흡연’, ‘이혼’, ‘인공유산’, ‘혼전 성관계’, ‘동성애’와 같은 사회적 윤리의식과 관련 질문에 에큐메니칼과 비에큐메니칼 신학교 간 차이가 뚜렷했으며, 이는 일반 평신도들에게 적용하는 데 있어서도 양 진영의 신학교 간 차이가 상당했다.

특히 윤리의식 기준에 있어 신학생들은 자신에게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반면 일반 평신도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비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독교적 윤리와 도덕의 탁월성을 목회 리더십에서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를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이날 공동학술대회에서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예비 목회자인 신학대학생들의 인식 설문조사가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결과는 기독교연합신문 온라인 홈페이지 '아이굿뉴스'에 공개될 예정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안을 찾고자 한 심층연구 발제자들은 신학교육이 목회현장과 괴리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역자를 길러내는 교육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고려신학대학원 김순성 교수(실천신학)는 “실천지향적 신학교육은 신학교와 신학생, 목회현장이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를 통해서 가능한 일이지만 신학교육과 실천현장이 괴리될 때는 이론중심의 사변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변화하는 목회현장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는 “목회자의 질적 향상을 위해 3년 교육연한을 더 길게 늘려야 한다”는 이색제안과 함께 “교육현장과 실천현장의 조화와 역할부담이 필요하며, 은사중심의 전문목회자 양성교육도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총신대학교 이관직 교수(상담학)는 “신대원생들이 교수들과 맺는 직접적 대상관계 경험이 부족한 현실은 장래 목회현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신학교육에서 고려돼야 한다”면서 “신대원생들이 겪고 있는 소진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지와 공감, 전문상담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안교회 양병희 목사(기독교연합신문사 사장)는 "신학교육의 문제는 한국교회가 어떤 목회자를 원하는가 생각하며 풀어가야 한다. 목회 일선에서 쓰임받을 수 있도록 길러내는 한편, 교육의 질을 높이고 신학생 수를 조정하는 등 신학교와 교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신학교육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드려진 개회예배는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김태규 회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협회 지도고문 박요일 목사(강성교회 원로)가 설교를 전했다.

박 목사는 “목회자는 진리에 대해서는 엄격함을 적용하나 인간관계에서는 관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복음을 위한 순수한 열정을 유지하면서도 조화를 가진 많은 목회자가 양성되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한국교회와 신학교육 현장 전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 결과를 온라인 홈페이지 ‘아이굿뉴스’에 게재해 누구나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설문조사는 여론조사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주요 교단 신대원생 300명을 대상으로 2015년 4월 15일부터 같은 해 9월 2일까지 실시됐으며, 표본은 학교별 학생수에 따라 비례할당한 가운데 일대일면접 조사방식을 채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5.6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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