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했던 결혼, 이제는 열매 맺는 믿음의 ‘가정’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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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했던 결혼, 이제는 열매 맺는 믿음의 ‘가정’ 꿈꿔요”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4.26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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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달 특별기획] 준비된 가정이 아름답다 - 174기 두란노 결혼예비학교 현장에 가다

부부의 참 의미 깨닫는 시간 

불이 꺼지고 조용한 음악이 울려 퍼진다. 감미로운 내레이션과 함께 켜진 촛불 사이로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 예비신부에게 화관을 선사한다. 이윽고 서로가 서로에게 쓴 편지를 귀에 가까이 대고 읽어 내려간다. 그동안 말로 다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담은 편지가 서로의 마음을 울린다. 눈으로 편지를 읽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목소리로 받는 청혼에 감동이 더해진다. 여기저기 참았던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주하며, 마음을 나눈다는 것. 그것보다 설레고 행복한 일이 있을까. 특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23일 목동제일교회에서 진행된 두란노 결혼예비학교에서 3주간의 수료 과정을 마친 100여 쌍의 예비부부들이 청혼식을 진행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청혼식이 끝나고 불이 켜지자 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높은 이혼율, 상처받고 깨어진 가정이 늘어가는 이 시대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가정을 세우기 위해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두란노 결혼예비학교는 전체 3주간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결혼 전에 준비해야 할 기본 마음의 자세와 결혼의 성경적 원리, 성격의 차이 등 결혼생활 전반에 대한 강의가 다채롭게 진행된다. 이뿐 아니라 재정, 성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건강한 가정을 세우기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이날은 결혼예비학교의 마지막 날이다. 결혼과 자아상의 치유, 영성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강연 후에는 지난 1, 2주차에서 썼던 부부계명을 완성하고 아름다운 믿음의 가정을 이루가 위해 서로가 지켜야할 내용을 서약했다.

이어 결혼예비학교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청혼식’과 ‘수료식’이 진행됐다.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어주고 서로를 위한 작은 선물을 건넨다.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예비부부들의 얼굴이 밝게 빛난다.

이번 결혼예비학교에 참여한 예비신부 김민희 씨(29)는 “결혼은 단순히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 이후의 생활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가르쳐주는 곳이 없는데 이곳에서는 부부 됨과 가정을 이루는 것의 의미를 생활과 밀접하게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고 밝혔다.

예비신랑 김지현 씨(31)는 “예비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결혼하기 전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을 예상하고 대비를 하기 위해 등록하게 됐다”며 “몰랐었더라면 다투거나 갈등을 겪으면서 알게 됐을 텐데, 많은 부분들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건강한 ‘정체성 세우기’가 먼저

3주간의 과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에는 유영순 목사(온누리교회 부목사, 장로회신대학교 목회상담학 박사과정 수료)가 강사로 ‘결혼과 자아상의 치유’, ‘우리 가정의 영성’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처럼, 결혼은 마냥 핑크빛, 따끈따끈한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혼 이후가 진짜 사랑이며, 감정을 넘어 믿음과 결단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한 정체성을 위해서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가 △진정성이 있는가 △유연성 △수용성 △민감성 △일관성 등을 점검해야 할 부분으로 제시했다.

특히 유 목사는 건강한 정체성을 가질 때, 건강한 가정생활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는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에게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조정하게 된다”면서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 바로 건강한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이 바라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으면, 상대를 분노로 수치심으로 바라보지 않게 되므로 굉장히 아름다운 가정을 이룰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밀을 ‘영성 회복’에서 찾았다. 어떤 기대나 조건 없이 상대 배우자의 ‘존재’ 그 자체로 만족하기 위해서는 영성의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 목사는 “영성은 주님을 닮아가는 것이다. 부부간의 대화도 영성이 있으면 달라진다”며, “믿음은 단순히 영적, 성경적 지식이 아닌 ‘삶’이다. 지금 내 삶이, 일상이 천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와 청혼식이 마친 후에는 예비부부들이 작성한 부부 십계명과 함께 수료증이 선사됐다. 이번 강의를 듣고 예비신랑 김관영 씨(30)는 “그동안 여자친구를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서로의 다름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 시간”이라며, “앞으로 문제가 발생해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강의를 들으며 얻게 된 가장 큰 소득”이라고 전했다.

예비신부 유사라 씨(29)는 “결혼을 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강의를 들으며 결혼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제는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지난 23일 목동제일교회에서 진행된 두란노 결혼예비학교에서 3주간의 수료 과정을 마친 100여 쌍의 예비부부들이 청혼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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