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 신학은 가르쳐도 신앙생활은 “알아서”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⑧ 신대원생 신앙생활 현주소 손동준 기자l승인2016.04.20 15:22:00l수정2016.04.20 15:38l1339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신대원생 시절은 신학적 지식과 사역적 경험을 축적하는 시간인 반면에 개인의 신앙생활에서는 가장 열악한 시간이 되고 있다.

기독교연합신문은 지난 3월부터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를 주제로 연중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호에서는 ‘신대원생들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신대원생들의 처음 교회 출석 시기와 부모의 신앙생활 여부 등을 살펴봤다.

이번 주에는 신대원생들의 현재 신앙생활은 어떤지를 중심으로 성경읽기 생활과 기도생활, 전도생활 실태를 전체 기독교인, 그리고 전임 목회자들과 비교해봤다.

신대원생 대다수가 현재 파트타임 전도사로 한국교회 목회 사역의 한 축을 감당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개인 신앙이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결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분석을 위해 본지가 주요 교단 신대원 11곳의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주로 활용했다. 이 조사는 본지 창간 28주년을 기념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했으며,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학교별 학생 수에 따라 표본을 비례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기간은 지난해 4월 15일부터 9월 2일까지로,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5.65%다.

 

하루 평균 성경 읽는 시간 23분

경기도의 한 신대원을 졸업한 박 모 전도사(35세). 졸업 후 전임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그는 신대원 시절을 돌아보면 신앙생활의 측면에서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주중엔 학교 커리큘럼을 쫓아가기 바쁘고 주말에는 교회사역에 매달리느라 정작 스스로 신앙을 점검하고 키워나갈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박 전도사는 “처음 신대원에 들어갔을 때 선배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신대원에서 신학은 배울지 모르지만 신앙은 가르쳐주지 않으니 스스로 키우라’는 것이었다”며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당시를 돌아보면 주변의 많은 신대원생들이 신앙생활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도사의 말처럼 신대원생 시절은 신학적 지식과 사역적 경험을 축적하는 시간인 반면에 개인의 신앙생활에서는 가장 열악한 시간이 되고 있다.

본지 조사에서는 이같은 실태가 잘 나타났는데, 신대원 입시를 위해 매일같이 성경을 읽고, 외우며 뜨겁게 기도했었다는 신대원생들이 오히려 입학 이후 성경 읽기와 기도생활을 소홀히 하고 있었다.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신대원생들이 일주일 동안 성경을 읽는 시간은 평균 162분이었다. 얼핏 봐서는 162분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를 일주일로 나누면 하루에 성경을 읽는 시간은 23분 가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300명의 신대원생 가운데, 일주일에 ‘1시간에서 2시간 미만’, 즉 하루에 10분에서 20분가량 성경을 읽는다는 응답이 35.7%로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1시간도 채 성경을 읽지 않는다는 응답도 6.3%나 됐다.

‘5시간 이상’, 즉 하루에 적어도 40분 이상 성경을 읽는다는 응답이 19%로 나타나긴 했지만, 2013년 한목협이 실시한 ‘한국기독교 분석리포트’에서 목회자 1명이 일주일간 성경을 읽는 평균 시간이 8시간 51분(하루 약 1시간 16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성경을 읽는 시간은 남학생(평균 166분)이 여학생(평균 144분)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았고, 40대 이상(214분)이 20~30대(154~162분)보다 성경을 더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역 유형으로는 ‘전임전도사’(206분)와 ‘선교단체/NGO 등’(199분)에서 일하는 신대원생들이 ‘파트전도사’나 사역을 하지 않고 있는 이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성경 읽기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기도 시간 52분

흔히들 신앙생활에서 말씀은 ‘양식’으로, 기도는 ‘소통’으로 비유한다. 앞서 언급했던 한목협의 ‘한국기독교 분석 리포트’(2013년, 글로벌리서치)에서 나타난 한국 그리스도인의 하루 평균 기도시간은 ‘24분’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500명은 ‘하루 평균 개인적으로 기도를 얼마나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시간에서 2시간 이하’가 34.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시간에서 3시간 이하’가 24.2%, ‘3시간 이상’이 21.8%로 뒤를 이었다. ‘1시간 이하’라는 응답은 ‘19.8%’에 그쳤다. 하루 평균 기도시간은 ‘2시간 42분’으로 전체 기독교인 평균 ‘24분’에 비해 6배가 넘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신대원생들은 전체 기독교인과 비교했을 때, 그리고 전체 목회자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 만큼의 기도생활을 하고 있을까.

본지 조사에서 신대원생의 하루 평균 기도시간은 ‘1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이 5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1시간에서 2시간 미만’(29.0%), ‘2시간 이상’(13.0%) 순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기도 시간은 52분으로 전체 기독교인 평균 24분에 비해서는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2시간 42분이던 목회자 평균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남학생은 51분, 여학생은 53분으로 큰 차이가 없었고, ‘전임전도사’(60분)로 사역중인 신대원생은 다른 유형의 사역자들에 비해 기도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응답됐다.

 

‘전도’ 안하는 ‘전도사’

본지 조사에서는 신대원생들이 지난 1년 동안 얼마만큼 전도에 관심을 기울였는지를 함께 조사했는데, 전체 300명의 신대원생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3%가 ‘지난 1년간 전도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흔히 ‘전도사’로 불리는 신대원생의 절반 이상이 지난 1년간 전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전도의 경험이 있는 이들 가운데는 평균 1.9명을 전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학생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 1년 동안 신대원생 1명당 0.8명을 전도한 꼴이다.

전도 경험은 남학생이 44.9%로 여학생(29.5%)보다 높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전도 경험이 많게 응답됐다. ‘20’대의 전도경험은 45.8%, ‘30대’는 43.6%, ‘40대 이상’은 16.7%로 나타났다.

반면 전도 경험자 가운데 연령이 높을수록 전도한 교인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20대’와 ‘30대’는 1.9명, ‘40대 이상’은 2.3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전도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목협 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살펴보면 조사가 이뤄진 2013년 당시 한국 기독교인의 평균 전도 경험률(지난 1년)은 25.8%였으며, 목회자의 평균 전도 경험률(지난 1년)은 67%였다.

당시 전도를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전체 기독교인에서는 ‘생활이 너무 바빠서’(36.4%), ‘자신의 신앙이 모범이 못돼서’(29.6%), ‘하고 싶으나 자신이 없어서’(23.1%)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목회자들에게서는 ‘현 교인 심방/ 양육에 집중해서’(46.7%), ‘교회 사역이 너무 바빠서’(33.9%) 등의 답이 나왔다.

 

신대원생 신앙이 한국교회 전체에 영향

지난해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교회학교 침체 원인과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부교역자 직분에 따른 교육역량 차이를 분석·발표한 적이 있다. 9개 교단의 담임목사와 부목사, 교사, 학부모, 청소년 등 3,4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신대원에 다니는 교육전도사는 전체에서 가장 낮은 3.78점(5점 만점)의 역량 평가를 받았다. 전임 부목사, 부목사(파트), 전임강도사가 각각 3.98점, 3.93점, 3.90점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심지어 학부생 교육전도사가 3.85점으로 신대원생 교육전도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시 한국복음주의신학회는 부교역자들의 낮은 헌신도를 거론하면서 “헌신도를 높이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건강한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 개인적인 영성훈련을 해야 하며, 사역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신대원생 개인의 신앙생활은 사역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본지는 앞서 신대원생들의 생활고와 시간 부족을 다룬 바 있다. 단순히 신대원생 개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서도 신대원생들이 자신의 신앙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는 “현재 국내 신학교에서는 똑똑한 학생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신학에만 집중한 나머지 미래의 영적 지도자가 될 학생들의 신앙을 도외시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신학대학원의 목적이 신학자만을 양성하는 것이 아닌 만큼, 영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도입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동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호 : 기독교연합신문사 아이굿뉴스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118 | 전화번호 02)585-2751~3 | 팩스 : 02)585-6683
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아04554 | 등록일자 : 2017년 6월 2일 | 발행인:장종현 | 편집인 이찬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이인창
Copyright © 2017 The United Christian Newspap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goodnews@igoodnews.net
아이굿뉴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