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공회, 동성애 주교 선출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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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성공회, 동성애 주교 선출논란
  • 승인 2003.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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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미국성공회가 치룬 주교선출에서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진 로빈슨신부(사진, 56)가 찬성 62표, 반대 43표로 뉴햄프셔교구의 주교로 선출되자 미국사회는 이 문제를 연일 핫이슈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종교계와 언론은 이 문제를 단발성 정보로 분류, 일회성 뉴스로 다루는데 비해 미국의 주요언론인 USA투데이를 비롯 24시간 전세계 뉴스채널인 CNN은, 허리우드 영화배우 아놀드슈바제네거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출마 선언과 함께 최대 핫이슈로 분류하며 매일 이를 보도,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이번 진 로빈슨의 주교선출은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신부로서는 처음있는 일로, 동성애자임을 숨기다가 은퇴후 이를 밝힌 신부는 있었다.

특별히 성공회의 본산인 영국 켄터베리 윌리암스 대주교가 동성애자인 조프리 존 신부를 영국 리딩의 감독으로 임명하자 성공회가 발칵 되집혀 이를 취소한 사태를 겪은 상황에서 이번 ‘진 로빈슨 주교선출’은, 동성애를 허용할 것이냐 말것이냐로 논쟁을 벌여온 성공회에 예상치 못한 혼란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교직은, 기독교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주교-사제(신부)-부제’란 3단계 성직체계를 이루는 성공회나 가톨릭에서는 매우 중요한 위치다.

종교계 지도자인 것이다. 따라서 동성애자의 주교선출은, 단순히 성공회 보수파와 교단분열을 야기시킨 단초라는 관점에서 보다는 이미 종교계 안에 동성애자 신도가 상당수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다. 지도자를 세울 만큼 동성애를 지지하는 여론이 일반사회가 아닌 ‘종교계 안’에 형성돼 있다는 말이다.

일반 사회는 동성결혼을 허용할 만큼 비종교적이다.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률로 제정한 덴마크의 1989년 조치 이래 2000년에는 네덜란드까지 가세했고, 이듬해에는 동성애자가 프랑스 파리 시장에 당선됐으며 같은 해 독일 베를린 시장에도 동성애자가 당선됐다.

비기독교 영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일들’이 지금은 “개인권리 침해”란 기치아래 이제 종교계 안에 스며들고 있다.

하지만 성경 창세기 1장27~28절의 내용은,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들로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이른바 문화명령을 발동하고 있다. 인간의 기원과 함께 인간공동체의 바른 기초가 어디에서 여유한 것인지 밝혀준 구절이다.

최근 미국성공회의 동성애자 주교선출은, 기독교계 안에 세속가치관이 어디까지 들어왔느냐와 함께 기독교 정체성 사수 노력의 한계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한국기독교는 이를 ‘사건’으로 분류, 가뜩이나 세속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를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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