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도 그 목사, 그 박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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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도 그 목사, 그 박사가 있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6.02.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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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목사, 부천 여중생 살인사건 관련 심경 토로

“내 속에도 그 목사가 있고, 내 안에도 그 박사가 있다. 그래서 무섭다. 그래서 두렵다. 그래서 난 내가 무섭다.”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목회자. 이 목회자를 바라보는 또 다른 목회자의 마음은 어떨까.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가 부천 여중생 살인사건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토로했다. 김 목사 자신의 마음속에도 그 목사와 박사가 있다는 것. 그래서 더 두렵고 무서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런 기사와 이야기들을 들으며 난 조금 엉뚱한 생각을 한다”면서 글을 시작한 김 목사는, “그 놀라움과 경악 속에는 목사는 다른 사람보다 좀 나으며, 박사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사람일 것이라는 환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착각”이라고 단언했다. 사람은 누구나 순식간에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목사든 박사든 놀라워하며 경악하는 사람이든, 누구나 다 순식간에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 그런 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 목사 부부에 대한 변명이나 감싸기 위한 말은 아니었다. “그런 범죄가 별 거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목사 부부는 법이 정한 정당한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김 목사는, “사람은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 목사도 그럴 수 있고, 박사도 그럴 수 있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난 그 목사 부부와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나약함을 고백했다.

무엇보다 김 목사는 “사람이, 목사가, 박사가, 자신이 의인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사탄은 우리의 그런 방심을 언제나 틈탄다”는 이유에서다.

김 목사는 “죽는 날까지 삶에 자신 갖지 않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자신을 다스리며 조심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바람으로 글을 맺었다.

170개가 넘는 댓글들이 달렸다. 김 목사의 생각을 지지하는 글도 있었지만, 반대 의견도 상당했다.

김OO 씨는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성직자라는 타이틀부터가 기대치가 있고, 그렇기에 그런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노현O 씨도 “목사라는 영적 지도자에게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성O 씨는 기본적으로는 공감하지만, “목회자들이 이 글을 읽고 아멘으로 화답하고 은혜 받는 건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박OO 씨는 “모든 사람이 가진 원죄의 기준으로 해석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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