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국내 최연소 총장, ‘루터대학교 개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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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국내 최연소 총장, ‘루터대학교 개혁’ 나선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5.12.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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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루터대학교, 김영옥 신임총장이 대대적 개혁 펼칠 계획
▲ 루터대 김영옥 총장

종교개혁을 이끈 마틴 루터의 개혁 의지가 한국의 루터대학교에서도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루터대학교에서는 타 대학에서도 보기 드믄 신임 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올해 47세, 우리나라 대학 총장 중 최연소 총장이자 목회자가 아닌 여성 평신도로 선출된 ‘제6대 김영옥 총장 취임예배’다.

지난 8월 교육부에서 진행한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루터대학교는 최하위 등급인 ‘E 등급’을 받았다. 이에 루터대학교 관계자들은 물론 기독교한국루터회에서도 큰 충격에 빠졌다. 전국 298개 대학 중 E등급을 받은 곳은 루터대를 포함해 13곳. 교육부는 최하위 등급을 받은 대학을 ‘부실 대학’으로 선정하고 재정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향후 국회에 계류 중인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법’이 통과되면 부실 대학들은 정원까지 줄여야 한다.

E등급을 벗어나기 위한 루터대학교의 대대적인 개혁은 리더십 교체였다. 내년 8월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다. 재단이사장 김철환 목사는 루터대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던 김영옥 변호사를 적극 추천했다. 하지만 김영옥 총장은 총장 제의를 몇 차례 거절했다. 하지만 끝내 수락했다. 하나님이 맡기신 소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영옥 총장은 “너무나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고 생각하니,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취임 후 김영옥 총장은 루터대에 대한 교육부의 평가를 먼저 분석했다. 그는 “교회는 교회로서의 사명과 목적이 있고, 대학은 교육의 장인 대학으로서의 사명과 목적이 분명이 있는데, 루터대학교가 신학을 기반으로 세워진 학교이다보니 무조건 하나님이 다 해주실 것이라 생각하며 운영한 것 같다”며 “하나님이 다 해주실 것이지만, 그 전에 앞서 우리가 먼저 몸소 실천하고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교회처럼 종합대학을 운영할 수 없다”며 “각 부서마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수들을 배치해 빈 틈을 메꿔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옥 총장은 학내 부처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학교행정을 맡아온 신학교수들을 모두 배제하고 최대한 전문성을 살려 교수들을 부서에 선임했다.

특히 내실을 다지기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학교 분위기를 주민들과 함께하는 개방적 운영사업이다. 학생들만 참석할 수 있었던 채플에 주민들을 초대하는 오픈채플 뿐만 아니라 평생교육원이나 지역 연계 프로그램 운영, 도서관, 식당 등 학교 시설을 적극 개방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루터대학교로 전환한다.

모든 회의 내용과 결과에 대해서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로써 학생들과 소통하며 교육의 질적 서비스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특히 현재 짜여있는 커리큘럼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검증을 통해 취업률 향상도 꾀한다.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학교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극적인 홍보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김영옥 총장은 “대외적인 홍보와 노력을 적극 어필해 루터대학교의 이미지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루터대는 지난 2011년 자발적으로 학교구조개선을 위해 입학 정원을 200명에서 100명으로 감축해 재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대학의 재정수입을 늘리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김영옥 총장은 “국제어학원이나 평생교육원 과정 개설 등을 통해 ‘정원 외 학생’을 모집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해야 한다”며 “질 높은 교육 콘텐츠를 통해 루터대 교육 개혁을 이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옥 신임총장은 러시아 외무성이 운영하는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한국과 미국 등에서 대학 교수로, 외교통상 전문관으로, 변호사로 일했다. 국내 최연소 여성총장으로서 ‘E등급 평가’를 받은 루터대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에 부담감이 크기도 하지만 그는 “그동안 일해온 다양한 경력이 모두 하나님이 허락하신 기회였기에 가능했다. 총장 임기 동안 겸손하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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