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정권을 넘어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던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장로가 22일 새벽 0시 22분 향년 88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기독교계는 일제히 깊은 애도의 메시지를 발표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양병희 목사)은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하며 하나님의 위로 평강이 함께하길 기도한다”면서 “고인의 몸을 던진 민주화 투쟁으로 유신시대가 막을 내리고 암울했던 군사독재정권이 종말을 고했다”고 추모했다.
한교연은 또 “김 전 대통령이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전반에 변화와 개혁을 주도함으로써 나라의 위상을 바로세우는 일에 앞장섰다”면서 “비록 퇴임 말기 경제정책 실패로 IMF 구제금융 신청 등의 통치자로서 책임이 없지 않으나 국가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점은 역사가 평가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목사)는 “군부독재의 정치적 핍박 속에 여러 차례 고난을 당하면서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한 일에 전 인생을 헌신한 분”이라며 “이 땅의 삶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가신 고인의 영혼이 자비하신 하나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김요셉 목사)는 “신앙인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선봉에 있었던 분”이라며 “특히 재임기간 금융실명제와 공직자 재산공개제도 도입,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수사 및 구속 등의 굵직한 업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슴깊이 애도한다”면서 “여야 간 화합과 일치를 이뤄낸 시대를 앞서간 지도자였던 고인의 뜻과 정신이 후대에 길이 계승되고 성취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예장 합동총회 소속 충현교회 장로로 잘 알려져 있으며, 1985년 군부정권에 의한 가택연금에서 해금된 첫 주일부터 충현교회 예배에 참석할 정도로 독실했다.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청와대에 목회자들을 모시고 주일예배를 드린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 같은 고인의 신앙과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는 기독교 예식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5일간 치러진다. 22일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재한 가운데 임시국무회의가 개최돼 국가장 거행 건을 심의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 결재하면 확정된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맡게 되며, 장례집행위원장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주관하게 된다.
장례 공식명칭은 ‘故 김영삼 前 대통령 국가장’이며 영결식은 11월 26일 목요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 될 예정이다.
또 관련법령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조기를 게양하며, 전국 각지에는 분향소가 설치될 예정이다. 대표 분향소는 국회의사당에 설치하기로 했으며, 서울시도 23일부터 서울시청 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해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장례위원회는 기독교 신앙을 지켰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기독교 예식에 따른 장례를 준비하게 된다.
김 전 대통령은 19일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21일 오후부터 중환자실에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 서울대병원은 김 전 대통령의 사인을 패혈증과 급성신부전증이라고 밝혔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손명순 여사와 2남 3녀 자녀가 있으며, 상주는 차남 김현철 씨가 맡고 있다. 현철 씨는 김 전 대통령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