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에 힘쓴 장로 대통령, 하나님의 품에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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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에 힘쓴 장로 대통령, 하나님의 품에 안겨"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11.23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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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 목사, 故김영삼 전 대통령 입관예배 설교
▲ 고 김영삼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가장으로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23일 교계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조문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잘 알려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기독교식으로 진행됐다.

입관예배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손명순 여사를 비롯해 10여명의 유가족들과 교계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예배에서는 김장환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가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서두에서 “고 김영삼 대통령은 하나님께서 이 시대를 위해 예비하신 거목이었다”며 “고인은 한겨울 소나무처럼 우뚝 서서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세계화의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늘 예배하기에 힘썼던 장로 대통령이 이제 그 사명을 다하고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면서 “부활의 소망을 함께 나누며, 고 김영삼 대통령의 삶의 열매를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되새겨보고 싶다”고 했다.

김 목사는 먼저 “고 김영삼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화에 몸 바친 위대한 정치 지도자였다”고 평가하며 “만 26세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이후 3선 개헌에 반대하며 평생 반독재 투쟁의 험로를 걸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의원직에서 제명당하는 핍박을 당하면서도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고인의 한마디는 지금도 온 국민의 뇌리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또 고인이 신군부에 의해 23일간 가택연금에 처했을 당시, 단식투쟁으로 저항하며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로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는 이사야 41장 10절 말씀을 붙잡고 힘을 얻었다고 했던 것을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은 거침없는 개혁가였다”며 “1993년 2월 25일 제14대 대통령 취임한 후에 문민정부·문민시대를 새롭게 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경제정의 실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경제정의의 실현을 위해 금융실명제를 도입하여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세원을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하여 정치경제·사회적 부패 고리를 끊는 데 크게 이바지 했다”고도 했다.

더불어 “대통령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지극한 효자였다”며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에도 매일 아침 아버지께 문안 전화를 드렸고, 해외 순방이나 바쁜 국정업무 중에도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문안을 드린 효심이 큰 아들이었다. 또한 한 아내의 든든한 남편인 동시에 한없이 자상한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예배를 소중히 여기는 분이시기에, 재임 기간 중에도 매 주일 전국의 목사들을 초청해 예배를 드림으로 주일은 반드시 지켜셨다”며 “여러 번 청와대에서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대통령을 많이 사랑하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믿음으로 보내드리는 이 길, 우리도 머지않아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삶을 마치는 날,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김장환 목사에 앞서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장 장종현 목사가 예배기도 순서를 맡았다. 장 목사는 기도에서 “고인을 이 땅에 보내실 때, 계획하신 모든 일들을 이뤄 주시고, 우리 국민들이 그토록 원했던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의 희망을 실현시킨 위대한 지도자로 세워주신 것에 감사를 드린다”며 “그가 보여준 사랑과 희생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전하신 십자가 정신이었으며, 다윗의 담대함과 솔로몬의 지혜로 일생을 하나님만 두려워한 믿음의 장로님이었다”고 전했다.

장 목사는 또 “남편을 먼저 보내고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당한 손명순 여사를 기억하여 건강을 지켜주시고, 굳건한 믿음으로 이 슬픔을 이겨내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한기붕 극동방송 사장이 사회자로 나섰으며,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무리했다.

한편 고인은 충현교회에서 장로로 신앙생활을 했으며, 1997년 4월 힐튼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나는 대통령으로서 아침저녁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려 이 나라를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으며, 임종 몇주 전에도 가족들과의 모임에서 찬송가 '나의 갈 길 다가도록'을 함께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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