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선교사들의 경우 대부분 선교단체 파송이 일반적인 것 같다. 선교단체를 정하는 것은 마치 배우자를 정하는 것과 같다. 선교단체는 크게 국내 자생 단체와 국제단체로 나눌 수 있는데, 국내 자생 단체는 역사는 짧지만 한국선교사들의 생리에 잘 맞고 국내 자원을 잘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제 단체는 필드에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선교사들과 같이 일하는 데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지만 오랜 역사와 필드에서의 안정된 멤버케어 등이 장점일 것이다.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이 단체가 나와 잘 맞는 단체인가이다. 나의 경향을 생각해 볼 때에 개척선교를 주로 하는지 아니면 현지의 의료기관이나 선교병원에서 일하는 것인지, 혹은 권위적인 조직 안에서 일하는지 아니면 수평적인 조직에서 일하는지 등 단체마다 특성이 다를 수가 있다. 두 번째로는 이 단체가 주로 초점을 두고 있는 지역이 내가 품고 있는 지역과 일치하는지, 선교전략은 무엇인지 가령 교회개척을 하는 단체인지 전인적인 선교에 주력하는 단체인지 등을 알아보아야 한다. 세 번째로는 재정원칙은 어떠한지도 중요하다. 믿음으로 하는 선교(Faith mission)인지 각 개인이 재정을 동원하는 방식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문화가 중요하다. 그 단체에 속한 선교사들 간에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 지, 가령 위계조직 구조인지 중앙집권적인지 가족과 같은 분위기인지 말이다.
각 선교단체마다 선교지에 나가기 전에 타문화 적응 훈련을 받도록 제도화해 놓았다. 게다가 국제 단체의 경우에는 영어 훈련도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선교지에 가기 전에 한국을 떠나 제3국에서 살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선교지에 가면 두 가지 문화권이 있다. 하나는 현지인 문화 그리고 선교사 문화가 그것이다. 놀랍게도 선교사 문화가 때로는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 그래서 미리 공동체 훈련을 받아 두면 갈등관계를 해결하는 경험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유익은 타문화 적응을 통해 낮아지는 훈련이 된다. 한국에서는 존경 받는 의사이지만 훈련기관에서는 나는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온 선교사 후보생에 불과하고, 사람들은 내 영어의 수준으로 나를 대할 때 진정으로 낮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기꺼이 다른 사람의 종이 되려는 마음은 타문화권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자질이다.
선교사 후보생으로서 가장 먼저 실제 훈련을 받게 되는 것은 본국에서 동역자를 발굴하는 것이다. 각 선교단체마다 후원자 발굴의 원칙이 다르겠지만 자비량 선교사가 아닌 이상 국내에서 후원자를 개발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숙제일 것이다. 동역자 개발을 돕기 위한 두 가지 기본적인 전제들이 있다. 선교 현장의 현지인 뿐 아니라 국내의 동역자들도 우리가 섬겨야 할 대상들이다. 이들이 지상명령에 동참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사역 중 하나인데 이들로 하여금 우리를 물질적으로 돕도록 하여 이 사역에 동참시킨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후원자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사역자의 생활은 하나님이 책임 져 주신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내가 기대했던 사람보다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후원을 결정해 줄 때에는 하나님의 섭리를 체험하게 된다.
전도가 금지되어 있는 이슬람 국가와 같이 각 선교지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의료 선교사라면 병원전도의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에서 일할 때에 한 번도 전도 안 해 본 사람이 선교지에서 전도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선교지에서의 사역은 지금 여기서의 사역의 연장일 뿐이다. 병실전도와 병상에서 환자를 위해 기도하는 훈련은 기본적이며 개인전도를 위해 전도훈련을 받아 두는 것은 중요하다.
윤여호수아 선교사 / 내과, 중동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