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피해, 우리가 나눠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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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피해, 우리가 나눠지겠습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7.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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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WD, 네팔 현지에서 3차 구호 프로젝트 전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 위치한 박타푸르시(市). 이곳에서도 외진 산악지대의 비솔꺼르머 마을은 지난 4월 25일 발생한 진도규모 7.8의 강진의 고통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김삼환 목사)와 월드디아코니아(이사장:오정현 목사)가 네팔 지진피해 3차 구호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공동 상임단장 정성진 목사와 유만석 목사가 박타푸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임시주거지 마련을 위해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듬성듬성 떨어진 흙벽돌 건물에는 아무도 살지 않은 채 어두움만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주민들은 지진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얼마 전 시작된 우기 때문에 물기를 머금은 벽이 무너질까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 주민들은 살던 집 바로 옆에 대나무나 진흙, 양철 등을 이용해 대부분 2평 남짓의 피난처를 마련해 거주하고 있는 처지. 집안의 허름한 세간이 주민들의 형편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마을에서 만난 런주 더마이(27) 씨는 지진 발생 직후 임신 5개월의 몸으로 8살 난 아들과 머물 수 있는 피난처를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이유를 밝히지 않아 알 수 없지만 남편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

당시는 이웃들도 스스로 생존이 급한 터라 홀로 9일간의 사투 끝에 만든 그곳에서 지금껏 그녀는 머물고 있었다. 땅이 없어 틈틈이 이웃의 일을 해주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네팔 지진피해 구호 3차 프로젝트를 위해 현지를 방문 중이던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김삼환 목사)·월드디아코니아(이사장:오정현 목사, 이하 KD/WD) 구호단이 비솔꺼르머 마을의 딱한 사정을 듣고 주민들이 살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해주기로 했다.

런주 더마이 씨 외에도 비슷한 사정의 30여 가구에 최소 7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가진 집을 지어주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이번 지원 대상은 아직도 남아 있는 카스트제도의 최하층 ‘불가촉천민’, 이른 바 ‘달릿’으로 가장의 역할까지 하는 여성들이 주를 이룬다.

KD/WD 구호단이 방문한 때에도 비가 내리고 있어 빗물이 피난처로 새어 들어갈 것이 우려되는 모습이었다.

박타푸르에서는 이처럼 피해를 입은 가옥이 1만1천여 가옥에 6만1천여명에 달하며, 외곽지역 주민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방수시트에 의존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KD/WD는 중장기 구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주거지 지원계획을 수립했고, 비솔꺼르머 마을 외에도 향후 박타푸르 내 150가정, 820명이 살 수 있는 거주지를 지어주게 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 교회와 교인들의 정성을 모은 10만 달러(한화 약 1억1천3백만원)를 방문기간 지원했다.

공동상임단장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은 “우기가 앞으로 2~3개월 지속된다고 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분들이 안전하게 우기를 피하고 중장기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함께한 공동상임단장 유만석 목사(수원명성교회) 역시 피해 상황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한국교회가 네팔의 고통 받는 이웃들을 잊지 말고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기를 함께 기도하며 관심과 후원으로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KD/WD는 현지의 필요를 더 민감하게 고려하기 위해 네팔 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하고, 피해지역 방문에 앞서 오전에는 루터교세계연맹(LWF) 네팔지부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WF는 전 세계 1억명 루터교회를 대표하는 기구로, 네팔에서는 30년째 활동하고 있는 현지 사정에 매우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LWF 지부본부에는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 교회들이 파견한 50여명과 네팔지부 직원 50명이 지진피해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추진 실무는 LWF와 동역하고 있는 현지교회의 ‘트랜스포메이션 네팔'(TNF)이 주관할 예정이다. 단체는 심각하게 피해를 입고 형편이 매우 어려운 가정을 최우선 대상으로 선정하기로 방침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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