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나의 제2의 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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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나의 제2의 고향입니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5.06.09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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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참전용사
▲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다그네 중사(오른쪽). 에티오피아=김목화 기자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가면 코리아빌리지가 있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근처에는 한국 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한국참전기념공원이 위치해있다. 공원에는 기념탑과 기념회관이 세워져있고 그 앞에는 태극기가 에티오피아 국기와 함께 펄럭이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6,037명의 군인을 파병했다. 이중 123명이 전사했고, 536명이 중상을 입었다. 현재 생존해있는 용사는 250여명이다. 당시 왕정이 건재했던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에 파병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전쟁 파병 후 에티오피아는 왕정이 무너지면서 공산화되면서 오늘날까지도 극심한 정치 혼란과 종교분쟁, 식량 부족, 경제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산화는 곧 참전용사들에게 악영향이었다. 한국 전쟁 참전 후 에티오피아로 돌아간 참전용사들은 정권을 쥐고 있던 공산주의자들에게 ‘민족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재산을 빼앗기고 일자리를 잃는 등 오늘날 후대에까지도 그 대물림은 이어져오고 있다.

▲ 다그네 중사가 한국전쟁 참전으로 받은 훈장들. 에티오피아=김목화 기자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한국 전쟁 참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한국을 잊지 않고 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코리아빌리지에 사는 다그네 짜가 체르나트(Tsige Chernet Dagne, 82, 중사 전역) 씨는 지난 2013년 6.25한국전쟁 63주년을 맞아 초청되어 한국에 방문했다.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난 다그네 씨는 “전쟁 당시 페허에 가까웠던 한국이 발전한 모습을 기억한다”며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된 한국을 늘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그네 씨는 한국군선교협회의 도움으로 지어진 ‘사랑의 집’에서 머물고 있었다. 어쩌면 참전 이전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을 지도 모를 다그네 씨였다.

한국은 분단 후 70년간 해외의 생존해있는 참전용사들에게 얼만큼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포항극동방송 전속 어린이합창단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 위치한 한국전쟁참전기념공원에 방문해 참전용사들을 위한 위로공연을 열었다. 5년 전만 해도 미국의 참전용사들은 전쟁 후 몸과 정신적 상처로 한국에 대한 마음을 닫고 지냈다. 하지만 어린이합창단이 매년 꾸준히 방문하며 기도와 찬양으로 참전용사들을 위로하면서, 이제는 마음을 열고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우리가 묵묵히 해야 할 일은 우리 민족의 아픔과 상처만이 아닌 우리를 도와준 모든 이들을 치유하는 것 아닐까. 먼저 아픈자에게 다가갔던 예수님처럼, 그 뒤를 따라 전쟁의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한국교회를 꿈꾸어본다.

▲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한국참전기념공원. 기념탑 앞에 서 있는 태극기가 에티오피아 국기와 함께 펄럭이고 있다. 에티오피아=김목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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