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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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5.06.0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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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달, 국내 유일 전쟁사 종합박물관 ‘전쟁기념관’을 가다
▲ 서울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에 가면 1950년 6월 25일의 그날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당시 전투를 위해 덤덤한 표정으로 행군하고 있는 국군들 모형 앞을 남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1950년 6월 25일의 그날을 보고 느끼고 되새기다

서울 이태원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가다보면 커다란 군용기를 볼 수 있다. 또 그 옆 나무들 사이로 연못 위에 커다란 참수리호가 떠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바로 1950년 발발한 6.25전쟁 당시 사용했던 세계 각국의 항공기, 대형 장비들이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짧은 해방의 기쁨을 뒤로한 채 오늘날 한국을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게 한 6.25 한국전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전쟁 장비다.

국방부를 마주하며 위치한 전쟁기념관(관장:이영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쟁사 종합박물관이다. 1994년 6월 10일 용산에 개관해 연간 210만여명의 내외국인이 찾는 호국안보 공동체의식 함양의 도장으로 서울의 대표적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6.25전쟁이 얼마나 커다란 전쟁이었는지, 전쟁기념관에 방문해보면 실감할 수 있다. 규모면으로도 총 전시자료 6천여점에 대지 면적 또한 연건평 약 3만평에 달하기도 하지만, 우리 민족이 겪은 대외항전의 역사와 함께 민족사 최대의 비극인 6.25전쟁 등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대한민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내 전시와 실외전시로 구분되는 전쟁기념관은 호국추모실, 전쟁역사실, 6.25전쟁실, 해외파병실, 국군발전실, 대형장비실 등 모두 7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이 땅을 지켜온 우리 선조들의 대외 항쟁사와 각종 군사 유물, 호국전쟁 자료, 참전용사에 관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단순히 전시품을 진열해 놓지 않았다. 한국전쟁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전쟁 당시의 물건들을 복제해 진열하거나 기록화, 영상기록, 4D체험실 등 다양한 전시실을 마련했다. 또 실외 전시장에는 6.25전쟁 당시 사용됐던 각종 장비와 기념조형물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대형 무기, 광개토대왕릉비, 평화의 시계탑 등 16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장갑차, 항공기 등 내부를 개방해 누구든지 직접 만지고 보며 체험할 수도 있다.

전쟁기념관에 들어가면 바로 2층으로 이어진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가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고 넋을 추모하는 호국추모실에 제일 먼저 발길이 닿는다. 나라를 지켜낸 수많은 호국영령들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호국추모실에서 묵념을 마치고 6.25전쟁실 1관으로 들어가면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세세하게 알 수 있다. 북한군의 남침 배경부터 전쟁의 경과, 정전협정 조인까지 6.25전쟁의 모든 과정이 전시되어 있다.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이 그대로 재현된 바닥을 지나면 1950년의 한국이 펼쳐진다. 평화로운 한국,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북한의 침략 재현은 마치 눈 앞에 북한군이 서있는 것 같은 섬뜩함을 준다. 이외에도 인천상륙작전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4D체험관이 있다.

이어지는 2관에서는 4D영상과 진동, 눈보라 등을 통해 흥남철수와 1.4후퇴 당시 우리 민족이 혹한 속에서 험난하게 피난했던 과정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또 정교한 인물모형과 첨단 미라클 스크린으로 실제 정전협정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정전협정 체결 현장도 있다. 실제 서명이 이루어진 테이블도 볼 수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6.25전쟁실 3관이 있다. 3관은 6.25전쟁에서 한국을 위해 싸워준 유엔참전국 참전용사들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었다. 당시 우리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채 한국의 평화를 위해 달려와준 유엔참전용사들의 감동 스토리부터 사진, 유품, 모형과 영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참전했던 국가는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프랑스, 터키, 필리핀, 태국, 그리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벨기에, 룩셈부르크다. 의료지원국으로는 스웨덴, 인도, 덴마크, 노르웨이, 이탈리아다.

유엔참전실에서 만난 방문객 김미화 씨(경기 오산)는 “6월을 맞아 아이들과 전쟁기념관에 방문했다. 한국전쟁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 전시실마다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싸우고 전사한 유엔참전국 참전용사들이 이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 호주에서 참전한 다우스 일병의 유품. 머리빗과 성경이 그의 신앙심을 느끼게 한다.

전쟁기념관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쟁 역사를 주제로 한 어린이박물관도 함께 있다. 작년 12월에 개관한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우리나라 전쟁 역사를 꼼꼼하게 풀어냈다. 고대시대부터 6.25전쟁까지 다양한 체험시설과 영상실, 창작코너, 어린이 놀이터로 구성되어 있다. 성곽 오르기 체험, 만세운동부터 6.25전쟁 당시 한강인도교 폭파 장면을 재현한 트릭아트 포토존 등 시대별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피카소가 그린 그림 중에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작품이 있다. 1951년도에 그려진 ‘한국에서의 학살’은 한쪽에는 벌거벗은 여인들과 아이들이, 반대편에는 이들에게 총과 칼을 겨누고 있는 철갑 투구의 병사들이 있다.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는 여인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이거나 체념한 듯 무표정하게 있다. 우는 아이를 꼭 껴안고 있기도 하다.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1950년 6월 25일 발발해 3년간 이어진 한국 전쟁은 참으로 잔혹했다. 또한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많은 이산가족들과 전사자 가족들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세계 곳곳에서 참전한 15개국 용사들의 희생 또한 기억해야 한다. 젊은 시절 한국으로 파병되어 평화를 위해 싸웠던 참전용사들의 무고한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매년마다 전쟁기념관에는 20여개국에서 2천여명의 외국인 방문객들이 찾는다. 특히 유엔참전국 참전용사와 각국 귀빈들은 빠듯한 방한 일정일지라도 반드시 전쟁기념관을 찾는다. 그리고 자국의 전사자명비 앞에서 헌화와 추모를 기린다.

6월, 호국의 달이 돌아올 때마다 전쟁기념관에 방문해 순국선열을 기리는 건 어떨까.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더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 규모면으로도 총 전시자료 6천여점에 이르는 전쟁기념관은 대지 면적 또한 연건평 약 3만평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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