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와 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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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와 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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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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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백석신학교 학장)

티는 재나 흙 그밖에 온갖 물건의 잔 부스러기 또한 고체의 극히 잘게 부스러진 조각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적은 흠 아주 사소한 잘못을 말할 때 옥에도 티가 있다. 눈에 티가 들어갔다면 적은 것의 표준으로 티를 쓰고 있다. 반면에 들보는 건축에서 또는 집을 지을 때 간과 간 사이의 두 기둥을 건너질러서 도리는 ㄱ자 또는 +자 모양을 이루는 나무를 일컫는다. 티와 반대로 큰 흠 혹은 티와 비교하여 아주 큰 일을 말할 때 들보라는 말을 썼다.


사람이 자신의 큰 잘못과 죄는 보지 못하고 남의 작은 잘못이나 흠을 잡을 때 이 두 용어가 비유적으로 쓰인 경우가 많다. 이번에 국가적으로 큰 이슈를 이루는 사건중 하나가 성완종 회장의 사건이다. 정부는 비리체결에 성역없이 정화작업을 하겠다고 하여 사정의 칼을 베풀었다. 이 비리척결이 제일 먼저 경남기업의 총수인 성완종 회장에게로 향했다. 그는 자신의 청렴함을 주장하며 자신의 잘못이 들어 날까봐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구명요청을 하였다. 그러나 그의 당한 일에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고 외면하고 자신이 도움을 준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 보도에 의하면 극한 배신감과 모멸감으로 인해 자살하고 말았다.


그의 유서와 같이 남긴 메모쪽지와 돈을 준 사람들의 리스터 공개는 정치계를 넘어서서 국가적 신뢰를 흔드는 큰 사건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이 대부분 국가의 비리와 적패 더 나아가서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다. 성완종 회장의 잘못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잘못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비리는 더 크다. 죄인이 죄를 회개하라고 할 수 있겠느냐 자신의 참회 없이 다른 사람에게만 회개하라고 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성경도 이에 대해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7:3-5)고 하였다.


서양속담에 다섯 개의 손가락 중 하나를 상대에게 겨냥하며 “너 잘못했어”라고 지적하면 자신 앞으로 향한 네 개의 손가락이 “네가 더 잘못했어” 라고 한다는 것이다. 남의 잘못이 하나면 자신의 잘못은 2-4배가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가정도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의 티만 보고 서로의 잘못만 탓하다가 가정 파탄과 이혼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교회까지도 목회자와 성도, 교회와 세상 모두 남의 눈에 티는 보며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해 서로의 잘못에 대한 갈등만 고조되고 진정한 회개와 변화를 가져 오지 못하고 있다.


티도 들보도 없으신 주님께서 “네 눈에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7:5)고 말씀하셨다. 위정자와 지도자들의 눈에서 들보를 먼저 뺀 후에야 국민의 눈에서 티를 빼라고 비리척결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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