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위한 국가와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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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위한 국가와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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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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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체제의 민주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국가와 교회가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에서는 북한체제가 갑자기 하루아침에 붕괴될 수 있는 것처럼 ‘희망적 사고’를 가지고 통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의 국가와 교회가 ‘희망적 사고’를 넘어서서 통일 문제를 보다 과학적으로 인식해야한다.

통일은 곧 남북한 체제의 통합을 의미하기 때문에 북한 체제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면 남북한 체제통합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북한 최고지도자와 체제의 동일시는 북한체제에 대한 부적절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고지도자의 사망만으로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은 ‘희망적 사고’에 불과하다. 김일성 사망 직후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김정일의 지도력에 대해 과소평가했던 것처럼, 김정일 사망 직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을 과소평가해 북한을 안정적으로 통치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가 더욱 공고화되었다. 또한 김정일 사후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북한 공안기관과 군대에 대한 통제가 과거보다 더 강화되었다.

북한 조기붕괴를 주장한 연구자들은 설득력 있는 논리적 근거 없이 북한에서 경제위기가 자동적으로 정치위기와 정권붕괴, 체제붕괴 그리고 국가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를 유포시켰다. 경제위기가 정권붕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제난에 대한 불만을 가진 반체제 세력이 존재해야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반체제 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연좌제로 그 같은 세력의 조직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다.

동서독과 남북한을 비교해 유사점들이 있지만 중요한 차이점도 많다. 동독의 경우 평소에 자유롭게 서독 방송을 청취할 수 있었고 소련이 먼저 민주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또한 서독은 동독에 비해 군사력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해 군사통합을 자연스럽게 주도할 수 있었지만 북한은 남한보다 많은 병력과 핵무기, 중장거리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어 북한 군부가 남한 주도의 통일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국정부는 긴 호흡을 가지고 북한체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통일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는 민주주의체제로 통일되어야하고 평화적인 방식에 의해 통일되어야 하며 남북한 주민이 모두 상생하는 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통일이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교회는 긴 호흡을 가지고 통일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는 북한에서의 종교의 자유 억압 실태를 지속적으로 지적하면서 북한 당국에서 종교의 자유를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한국정부는 남북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북한 당국이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도록 지속적으로 설득해야한다. 또한 교회 관계자들의 방북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는 국제사회, 특히 국제적인 교회 연합체, 국제인권기구와 협력해 북한이 종교의 자유 탄압을 중단하고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도록 설득하고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중 통일이후 북한에서 선교할 일꾼들을 양성해야한다.

한국교회는 한국정부에게 남북 교류협력의 확대를 제한하는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남북 당국 간 대화의 제도화를 통해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나아가도록 촉구하면서 대북선교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노력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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