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약점과 하나님의 선택
하나님께서 본격적으로 구속사를 출발하시기 위해서 선택한 아브라함 가정은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노년을 바라보는 아브라함 부부에게 자녀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 부부를 구속사의 중심 인물로 선정하셨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가정에 대해서 생각할 때 가장 신비스럽기도 하고 세상의 원리와 맞지 않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바로 하나님께서는 약점이 많은 가정을 선택하셔서 하나님의 온전함을 나타내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출 19:5,6)로 선택하신 이유도 그들의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신 7:7).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중국이나 인도, 미국처럼 영토도 넓고 백성의 수도 많은 나라를 선택하는데 말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가정을 믿음의 조상으로 선택하시고 열방의 축복을 위한 원 가정(proto-family)로 세우신 이유는 그 가정의 연약함을 하나님께서 온전함으로 성숙시켜 가는 과정을 보여주시기 위함이셨다. 그래서 후손들에게 아브라함 가정이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 가정을 위대하게 성숙시키신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시도록 계획하셨다.
* 아브라함 부부의 후손에 대한 갈등
아브라함 가정의 이야기는 후손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개하시려는 하나님의 언약과 그 언약을 인간적인 방법으로 성취하려는 아브라함과 사라 부부의 세속적 관점이 교차하면서 발전한다.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아브라함 부부의 결정적인 실수는 아내인 사라에 의해서 시작된다. 자신이 임신할 수 없다고 확신하자 그 대안을 생각했는데 그 대안이 바로 자신의 여종인 애굽 여인 하갈이었다. 인류의 역사 가운데 전형적으로 사용된 방법인 일종의 ‘씨받이’ 형태였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 부부의 씨받이 프로젝트에 대해 원천봉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경험한 세속적인 방법으로 결국 얻고자 했던 아브라함의 후손 이스마엘을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치러야 했던 대가는 매우 혹독했다. 자신의 아내를 두고 다른 여인과 동침했어야 했던 남편 아브라함의 고통, 그리고 남편에게 다른 여자를 보내주었던 아내 사라의 고통은 얼마나 컸겠는가? 그리고 여종 하갈이 임신하고 사라를 업신여겼을 때 느꼈던 분노들… 그리고 결국에는 하갈에게서 얻은 아들 이스마엘이 이삭을 업신여겼을 때 느겼던 불쾌감… 하나님의 언약을 인간적이고 세속적으로 성취하려는 시도 자체가 가정 자체를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수 많은 주님의 가정들이 오늘날에도 아브라함 부부가 행했던 실수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모른다.
* 아브라함 가정을 잇는 주님의 가정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부부의 온전하지 못한 믿음을 치유하셨던 방법은 그들의 계획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스스로가 선택한 방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어리석은 방법이었는지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에 비해 하나님께서 행하셨던 방법은 얼마나 완벽하고 능력있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오늘날 주님의 가정들이 정말 조심해서 무엇이 세속적인 방법이고 무엇이 하나님의 방법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가정이란 환경에서 태어나고 가정에서 살다가 가정에서 죽는다. 인간은 누구나 가정이란 사회적 조직이 너무 익숙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안에서 문제점을 크게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들에게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믿는 가정들도 상당히 높은 이혼율을 보이기 까지 한다.
주님의 가정들이 먼저는 각 가정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언약이 무엇인지를 발견해야 한다. 가정은 그저 두 남녀가 사랑으로 만나서 아이를 낳고 양육하여 결혼시키고 두 부부는 늙어서 죽게 되는 자연 순환적인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일을 행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모든 주님의 가정들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는 “우리 가정에 아브라함 부부처럼 하나님의 언약을 알고 믿고 실천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브라함 가정은 모든 믿는 자들의 믿음의 가정의 원형이다. 우리 가정이 이웃들에게 그리고 열방이 복을 받는 일에 쓰임을 받고 있는가? 혹은 이 일에 쓰임을 받고자 하는 열망이 중심적인 주제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