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화평케 하는 ‘가정 문화’ 만들어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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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 화평케 하는 ‘가정 문화’ 만들어 가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2.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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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진정한 가족의 본질 되새기는 시간으로 보내자

‘가족’이라는 이름은 언제 들어도 정겹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 반가운 가족들을 맞는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핀다. 평소에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들도 설날이 되면, 먼 거리를 한걸음에 달려와 서로를 맞이한다. 늘 한적하기만 했던 시골 마을도 설날이 돌아오면 도시에서 찾아온 자식들로 북적인다. 부모 세대들은 자녀들에게 새해 덕담을 나누며 풍성한 한 해를 맞이하길 기원한다. 세뱃돈을 받을 생각에 들뜬 아이들은 가가호호 마을을 방문해 세배를 할 어른들을 찾아 헤맨다. 작고 소박하지만, 그 무엇보다 따뜻한 가족애(愛)를 느낄 수 있는 명절. 설날을 맞이하며 그리스도인들의 가정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편집자 주>

#가족의 ‘붕괴’가 사회적 문제로

최근 가족과 육아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들은 평범하지만 단란해 보이는 가정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큰 위로를 얻는다. 가족이기에 이해할 수 있고 어떠한 모습도 용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대중에게 다가오는 감동은 매우 크다.

하지만 스크린에 나오는 화목한 가정들의 모습처럼, 현실 속의 가정은 그렇게 평안하지 못하다. 높은 이혼율과 청소년 자살률, 낮은 출산율은 오늘날 흔들리는 가정의 대표적인 표징이다. 경제적으로는 높은 성장과 발전을 이뤘지만 도덕적, 윤리적·성적 타락은 가정의 뿌리를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현 가정의 위기 속에 ‘건강한 가정’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성경에서는 가정은 하나님의 창조의 핵심이며, 질서라고 설명한다. 하나님 천지창조의 절정은 모든 만물을 지으시고 마지막 날 인간을 창조하신 것, 즉 남자와 여자의 창조에 있다. 이 남자와 여자를 통해 하나님이 제정하신 결혼제도로 가정이 세워진 것이다. 이러한 성경적 질서에 따른 가정의 의미와 목적을 이해할 때 비로소 가정의 진정한 회복을 이룰 수 있다.

이재근 목사(주사랑선교교회)는 “하나님이 손수 직접 만드신 최초의 기관이 바로 가정인데, 그 가정이 바로 오늘날 교회의 모형이다. 하나님은 믿음의 가정을 통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기를 바라신다”며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공동체로서 가정의 의미를 정의했다.

#‘관계’의 회복이 가정의 회복

가정이 하나의 작은 교회로서 기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믿음의 가정들이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는 가정의 파괴가 ‘관계’의 파괴에서 기인됐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결국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과의 관계가 분열되면서 인간이 맺고 있는 모든 관계가 파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서브코리아 송기태 선교사는 “먼저 가장의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첫 번째가 되고 그 뒤에 가정의 회복을 이룰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가정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성경에서는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엡 5:25)고 말씀하고 있다. 송 선교사는 “가장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바로 서는 것이 가정 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위해서 믿는 가장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아내 사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편들이 아내를 위해 희생하는 남성성이 주 안에서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

송 선교사는 “남편들이 아내를 위해 희생하고 섬기는 모습을 가질 때 부부 관계가 건강하게 성숙되며 그 본을 자녀들이 받게 될 때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성경의 대표적인 가정 모델로는 ‘고넬료의 가정’이 있다. 고넬료의 가정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정이었다. ‘그가 경건하여 온 집으로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행10:2)했으며 가장이 중심이 되어, 온 식구들이 마음을 합해 하나님을 섬겼다.

또 고넬료는 항상 하나님께 기도했으며 가정 구성원들은 이웃을 구제하며 사랑을 나누었다. 이를 통해 건강한 가정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향해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경의 기본 질서 가정의 ‘효’

또 성경은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자니라(딤5:8)”고 말한다. 불효하는 것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죄보다 더욱 크다고 말할 정도로 성경에서 불효는 치명적인 죄에 해당한다.

‘효’는 우리 고유의 문화이기도 하지만, 원래 성경적 정신이기도 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꼭 행해야 할 삶의 지표로 십계명을 주셨다. 이 십계명에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이 신앙에 반하는 문화나 풍속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특히 조상에게 절하는 차례나 제사를 드리지 않음으로써 겪는 가족 간 분쟁은 가장 쉽고도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제사를 드리거나 절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독교가 가족 중심적이지 않거나, ‘효’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은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은선 박사(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는 “기독교는 사후의 부모에 대한 섬김은 없어도, 부모가 살아계신 동안 ‘효’를 하라고 가르쳤다”며 “초대교회에서도 부모를 돌보는 것은 자녀들의 가장 중요한 의무였다”고 설명했다.

또 제사 문화의 대안으로 정착한 추모예배에 대해 이 박사는 “더욱 기독교 신앙에 토대를 두면서 건전한 가족 공동체의 형성과 함께 부모님들의 신앙유산을 이어받는 건전한 삶의 자리로 발전시켜 나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평케 하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기독교가 한국 문화 안에서 민족 종교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 한국 문화를 어떻게 포용하고 변혁시킬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설날은 문화적인 요소와 종교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분리해서 접근할 수 있다.

송기태 선교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제사 지내는 일은 결코 참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세배는 문화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제사를 드리지 않는 것은 영적인 문제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갈등은 피할 수 없다”면서도 “가족들과 친척들을 배려할 수 있는 작지만 자상한 선물을 준비하거나, 차례 이후에 건강한 놀이나 게임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사람 한명 한명이 화평케 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개개인의 용서와 화해, 너그러운 품성을 통해 한 가정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때야 비로소 진정한 가족 공동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재근 목사는 “기독교 가정은 교회의 기초로 일반 가정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는 신비스러운 공동체”라며 “가정과 사회에서 복음의 빛을 비춰야 하며, 가정생활의 모범과 증거로서 세상의 죄를 지적하며, 진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가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가정은 온 가족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부부가 행복한 관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자녀를 사랑으로 양육하며, ‘작은 천국’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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