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통치 신학’이 진정한 사회의 변혁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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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통치 신학’이 진정한 사회의 변혁 일으켜”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2.1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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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연세신학 100주년 기념 ‘진리와 자유 포럼’ … 복음의 본질 회복이 진정한 대안

올해는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해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간 고도의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발전을 이뤘지만, 이러한 현대사에는 빛과 어두움의 명암이 존재한다. 최근 우리나라가 광복 이후 경제규모는 1000배, 소득은 400배 커졌다는 분석 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발표됐다. 반면 사회적 유대감은 매우 크게 떨어져, 높은 이혼율, 자살률로 가족 공동체의 붕괴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OECD 삶의 질 지수’ 순위는 36개국 중 25위로 낮은 편에 속했으며, 11개 세부 항목 중 ‘공동체’가 34위로 가장 저조한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현실을 변혁시킬 수 있는 대안은 어디에 있을까. ‘한국교회의 본질적 변화 없이는 한국사회의 희망이 될 수 없다’는 명제 앞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연합신학대학원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연세대학교 신학관 예배실에서 100주년 기념 ‘진리와 자유 포럼’을 열었다.

▲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연합신학대학원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연세대학교 신학관 예배실에서 100주년 기념 ‘진리와 자유 포럼’을 열고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과 함께 기독교의 신학과 정신을 고찰했다.

#물질주의와 성장주의에 물든 한국교회 쓴소리

이날 신학자들은 한국교회가 성장주의와 물질주의적 가치에 매몰되면서 현 사회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진단했다. 사회와 다를 바 없는 기독교의 모습에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교회를 등지게 했다는 것이다.

김회권 교수(숭실대학교)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통치에 대한 의식을 상실하고 물질을 우상화함으로써 신앙의 본질을 역행하고 있다”며 물질적 풍요와 개인의 이익이 우상이 되어버린 문제를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먼저 물질의 우상을 섬겼던 신앙의 불순종을 회개하고 실제적인 삶 속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통치 신학’을 회복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는 신학의 위기”라고 진단한 김 교수는 “교회가 우편 보좌 통치신학을 회복해야 한다. 바로 지금 오늘 이 땅에서 시작되는 구원, 사회경제적 정의를 초래하는 개인구원의 복음이 통전적인 하나님 나라 복음”이라고 설명했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현대사회는 물질주의에 익숙해져 버린 까닭에 물질에 무감각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물질주의 사회에서 기독교의 아가페는 돈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님도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6:24)”라고 말씀하셨다. 그만큼 돈이 하나님 자리에 앉는 우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셨고, 재물에 대한 애착을 경계하셨다는 것.

손 교수는 한국교회의 회복이 돈의 우상을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지금이라도 기독교는 아가페의 정신, 희생과 인내로 병든 사회를 회복함으로써 조금 더 행복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존감’과 ‘연대감’의 가치가 우선돼야

또 현대사회는 공동체가 상실되어가는 시대이다.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사이에 물질적·정신적 삶의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공존감과 연대감이 우리 사회에서는 더없이 약화되고 있는 것. 그로인해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연대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일이다.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개인의 자율성이 위협받고, 공동체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연대마저 훼손되는 상황에서 대안이 있다면, ‘연대적 개인주의’를 갖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회를 일구어나가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희망과 신뢰,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그런 밝은 미래로 가는 길에 있어 교회가 앞장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회의 존재 목적을 회복하고, 목사와 교인들이 하나님께 집중하는 ‘교회다움’의 회복이 세상에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는 사랑, 정의, 샬롬과 같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통해 참 된 교회 공동체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다.

배종석 교수(고려대학교)는 “교회는 ‘교회다움’을 회복해 복음의 진리에 충실해야 한다. 교회는 구원받은 백성들이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이므로 십자가의 원리에 따른 하나님 나라의 전형이 될 때 사회도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 나라운동으로 진정한 ‘변혁’ 일으키자

복음에는 힘이 있다. 개인의 내적 변화뿐만이 아니라 사회를 하나님 질서로 변혁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병들어 있는’ 한국사회의 본질적 치유를 위해서는 ‘하나님 나라운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제안도 나왔다.

김회권 교수는 “한국교회는 신학무시, 신학과 신앙 전통무시, 이론적 사유 무시, 타종교 무시와 몰이해, 신학교육 무시 등을 보여주고 있다. 그로인해 하나님 나라의 복음 대신, 교회 성장학이 교역자들에게 더욱 솔깃한 복음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위해 강조되는 것은 ‘하나님 나라’ 신학의 회복이다. 특히 ‘하나님 나라운동’은 개개인이 복음을 영접하는 것과 동시에 회개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는 사회 관습, 제도, 법, 그리고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성경적 진리와 일치시키는 사회구조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는 사회 운영의 틀 즉 법, 제도, 관습, 심지어 가치관까지를 바꾸고자 하는 활동이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에 추동된 하나님의 자녀들의 자발적이고 자기희생적인 헌신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바르게 응답하기 위해서는 성령의 역사를 감지할 수 있는 고감도의 영적 지각력을 회복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은 복음을 접한 개인이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기 위한 부단한 인격 갱신과 하나님 나라의 질서에 근접하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사회변혁 운동을 내포한다. 이를 통해 기독교 정신과 가치에 따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끝으로 김 교수는 “개혁교회는 항상 스스로 자신을 부단히 개혁하기 위하여 교회의 영이신 성령의 거룩한 갱신요구에 늘 굴복할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교회의 안팎에서 교회 갱신을 외치는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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