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이 어디일까요? 바로 동대문입니다"
상태바
"땅끝이 어디일까요? 바로 동대문입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2.10 0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교 전초기지, '뉴 라이프 동대문 비전 센터'…5일 확장감사예배

"예수님께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럼 땅 끝이 어딘지 아세요? 동대문입니다. 동대문 주변에는 몽골타운이 있고, 러시아, 중앙아시아 나라들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만이 지나다닙니다. 그러니 동대문이 땅 끝이지 어디겠습니까~"

맞는 말이다. 외국인 이주민들을 위한 사역에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 목사가 힘주어 하는 말에는 꽤 설득력이 있었다.

재한몽골학교 등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역을 펼쳐온 나섬공동체는 2012년 동대문에서 조금 색다른 사역을 시작했다. 현직에서 은퇴한 평신도들을 훈련시켜, 이 지역에서 선교사로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사역. 바로 '뉴 라이프 미션'이다.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 일선 교회에서는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은 평신도들이 대부분이다. 갑자기 현업에서 물러난 고립감에, 교회 사역에서도 밀려난 듯 아쉬움이 큰 이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동대문 뉴 라이프 비전 센터에서 선교적 삶으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뉴 라이프 동대문 비전 센터'가 위치한 곳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8번 출구 인근의 오래된 건물. 1층은 러시아어로 보이는 환전소가 보이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3층에 다다르면 동대문 외국인 선교의 전초기기가 나온다.

좁지만 이곳에서 외국인들은 희망을 찾고 있다. 시니어 선교사들은 한글교육, 컴퓨터교육, 생활상담, 침술봉사 등으로 섬기고 기도하고 있다.

▲ '뉴 라이프 동대문 비전센터' 확장 감사예배가 지난 5일 드려지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이곳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기존 3층 일부에서 4층까지 공간을 확장하고 감사예배를 드린 것이다. 크고 넓고 깨끗한 건물이 아니지만 선교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에게는 그저 감격스럽고 감사할 뿐이다. 공간 마련을 비용도 시니어 선교사들이 십시일반 나눠 마련했다.

감사예배에서 유해근 목사는 "작게 시작했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그들이 돌아가 복음을 전했을 때 그 나라가 복음화 되는 역사가 있길 기대한다"고 설교를 전했다.

감사예배 후에는 시니어 선교사들과 나섬공동체 가족, 외국인들이 함께해 떡과 각국 음식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현재 '뉴 라이프 동대문 비전 센터'에서 사역하고 있는 시니어 선교사는 약 80여명이나 된다. 모두가 6기까지 진행된 뉴 라이프 비전 스쿨을 수료생들이다.

고위 공무원, 대기업 임원, 은퇴 교사 등 현직에 있을 때 이력도 다양하다. 그래서 센터 사역이나 외국인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노하우와 지혜가 많다. 올해는 뉴 라이프 미션센터에서 첫 해외 선교사도 파송할 계획이다.

▲ 유해근 목사(맨 오른쪽)가 비전센터에서 함께하고 있는 시니어 선교사들과 사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시간이 되는 되면 동대문 거리로 나가 전단지를 나누고 교육 강좌를 알린다.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파키스탄,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육을 하며 마음을 여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외롭게 낯선 곳에서 교육생들이 아프다고 할 때 마음이 가장 아프죠."

일주일 내내 수시로 한글교육을 하고 있다는 김성숙 권사는 "무슬림 국가에서 온 학생들과 서로의 신앙을 전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기분 좋게 웃는다.

김 권사와 같은 시니어 선교사들은 매일 사무실 벽에 걸린 현판의 글을 마음에 새기며 거리로 나선다. "동대문이 땅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