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서대문 총회회관 주인이 여의도순복음교회로 바뀌게 됐다. 법원 경매에 나온 서대문 총회회관을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이사장:이영훈 목사)가 오늘(21일) 165억 원에 낙찰을 받은 것.

이로써 심각한 부채에 시달리던 기하성 서대문 총회(총회장:함동근)는 숨통을 트게 됐으며, 교단 통합 논의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대문역 사거리에 위치한 기하성 총회본부는 건평 300여 평 규모다. 실제 시세는 350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건물을 담보로 송파농협에서 대출한 원금 50여억 원과 밀린 이자 수십억을 갚지 못해 압류에 시달린 바 있다.

일단 오늘 경매 낙찰로 서대문측은 총회관 건물을 담보로한 부채 문제에서는 한 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서대문 총회 전체 부채 비율이 약 2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총회관 관련 부채를 제외하고도 180억 가까운 채무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기하성 여의도와 서대문 양 교단은 교단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통합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수차례 모임과 총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서대문 측 부채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2008년 분열 이후 여의도 측 총대들은 “서대문이 알아서 부채를 해결한 후에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년째 이어진 통합논의 과정에서 서대문 총회는 긴급자금 50억 원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한 적도 있다.

이처럼 서대문 총회관 부채 문제는 양 교단의 통합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었다.

일단 여의도와 서대문 양측은 오늘 경매 결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어제(20일) 열린 기하성 여의도 임시총회에서 이태근 부총회장은 “서대문 총회관 건물을 우리가 매입하면 당장은 손해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5~10년을 미래를 내다보면 잘한 일이 될 것”이라고 총대들을 설득했다.

실제로 이 건물의 가치는 300억 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여의도 측은 만족하는 분위기다.

건물의 재산가치를 넘어 역사적인 측면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서대문 총회본부 건물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역사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이다. 대조동 천막교회 후 서대문으로 이전, 1961년 현 총회본부 부지에 교회를 세웠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첫 개척교회였다. 서대문교회는 조용기 목사가 목사안수를 받은 후 첫 사역지이기도 하고 개척 후 부흥의 역사를 체험한 곳이다.

1962년 300명으로 시작한 교회가 불과 3년 만에 3천 성도로 10배의 성장을 이룬 부흥의 산실이었던 것. 폭발적인 성장으로 성도를 수용하기 어렵고 교통문제에 직면한 조용기 목사는 다시 여의도에 새 성전을 건축을 시작했고, 1973년 지금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서게 됐다.

즉, 서대문 총회관 건물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기하성 총회의 역사가 담긴 의미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매 낙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서대문 총회 역시 당장 시급한 부채를 해결하고 유동자금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러나 건물의 시가보다 훨씬 헐값에 매각되면서 남은 부채까지 모두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

양 측 통합을 위해서는 총회관 부채 이외에도 순총학원 인수와 시설자금 투입을 위해 지게 된 180억 상당의 부채를 또 어떻게 해결하느냐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현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