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삶으로 절망사회에 생명력 불어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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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삶으로 절망사회에 생명력 불어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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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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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얼굴 없는 천사’로 사랑을 베푼 사람들에 이어 이번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출한 의로운 사람들의 미담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1월10일) 적지 않은 인명 피해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에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 10여명을 밧줄을 이용해 땅으로 무사히 내려 보낸 간판시공업자 이 모(51)씨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20여년간 고층빌딩에 간판을 다는 일을 해온 이 씨는 화재현장을 지나다가 아파트 3-8층에서 유독가스에 갇혀 꼼짝 못하던 주민들을 목격하고는 화염으로 가득 찬 현장으로 뛰어들어 고귀한 생명들을 구해낸 것이다. 국민들은 그의 용기와 의로운 행동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감동은 여기서 끊이지 않는다. 어느 독지가가 밧줄로 주민들을 구한 이 씨의 행동에 감명 받아 성금 3,000만원을 전하려 했는데 이 씨가 한사코 이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또 한 번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씨는 “그 돈을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쓰이길 바란다”며 사양했다고 한다. 이 씨는 모 신문기자에게 “땀 흘려 일한 대가로 얻는 돈이 달콤하지 시민으로서 같은 시민을 도왔다는 이유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씨는 독지가가 전달하려했던 돈이 3,000만원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3억원이더라도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돈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살인도 서슴지 않는 세태에서 자기의 의로운 행동에 감사의 보답으로 주는 명분 있는 돈도 뿌리친 것이다. 그는 “내가 살릴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한 행동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작은 선행이라도 공치사를 갖다 붙이기 바쁜 사회에서 만나기 힘든 겸손함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선행에 적지 않은 돈을 선뜻 내놓은 독지가도 따뜻한 인간애를 가진 분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또 한명의 의로운 행동을 한 사람은 화제가 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진 모(34)소방사다. 그는 이날 쉬는 날이었지만 주민 13명을 옆 건물 옥상으로 대피시켰다고 한다. 진 소방사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연기를 많이 들이마셨지만 구조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밖에 의정부시청공무원 신 모(33)씨는 옆 건물옥상으로 올라가 1m간격의 건물사이를 건너올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이들 모두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 의로운 행동의 인물들이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서 잇달아 일어난 사고들은 안전불감증, 인명경시, 직업윤리실종 등 우리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드러내 불안감을 증폭시켜 주었다. 국민은 승객을 버리고 먼저 도망친 선장과 선원, 늑장구조로 인명피해를 키운 무능한 해경을 보고 공분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끝까지 아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교사 등 의인들도 있었다.

지난해 5월 서울 지하철 도곡역 방화사건 때 불을 끈 역무원은 ‘용감한 의인’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이들의 용감한 행동이 없었다면 자칫 제2의 대구지하철 화재 같은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의인들의 존재는 우리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건에서의 이 씨처럼 바르게 사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사회는 안정되고 건강해 진다.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교회는 항상 ‘의로운 삶’을 잊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기독인의 의로운 행동으로 어두운 사회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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