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기, 복음의 본질 회복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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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위기, 복음의 본질 회복이 답"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1.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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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 인터뷰...교회의 대북지원 단일 창구 제안도

기독교연합신문은 2015년 새해를 시작하며 주요 교단 총회장과의 연속 대담을 마련했다. 올해 한국교회가 나갈 방향과 과제, 교단의 역점사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총회장들의 견해를 들어보며, 올 한해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정영택 총회장을 지난 연말 서울 연지동 총회본부에서 만났다.

정영택 총회장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말씀 안에서 믿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실천해갈 때 한국교회가 위기가 극복되고 자연히 복음이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올해 교단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히고,  한국교회의 대북지원 단일창구로서 가칭 ‘북한선교협력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총회장께서는 한국교회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 오셨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번 회기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인 복음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목회적 관점에서 볼 때 교인들이 어떻게 복음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입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만을 믿는 ‘오직 믿음’이 중요하게 강조돼야 하고, 그것을 위한 콘텐츠는 오직 말씀, 그 전략은 성령께 받은 은혜에 의해, 목적은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교회는 너무 외적인 행운을 하나님의 복으로 착각하게 했습니다. 복은 천국입니다. 잘못 가르친 데 대해 저도 잘못을 고백하고, 다른 목회자들도 잘못을 고백해야 합니다. 

영혼이 잘된다는 것은 오직 은혜와 믿음과 말씀으로 사는 것입니다. ‘내가 가난할 지라도 남을 부요하게 하는 자요, 무명한 자라 하더라도 남을 유명하게 하자’는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살도록 몸부림쳐야 합니다. 그러면 복음의 확산은 당연히 따라오게 됩니다.

통합총회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사역은 무엇입니까?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 안에서 진정한 자유와 해방이 무엇인지,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유와 해방이 무엇인지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는 아직 이데올로기와 그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사람들도 아직까지 마찬가지입니다. 6.25 전쟁의 상흔 속에서 이데올로기적 갈등이 있었던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은 좌나 우가 아니어야 하고,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단은 올해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에 맞춰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해갈 것입니다. 3.1절과 4.19 의거, 5.18민주화운동, 6.25전쟁, 8.15 광복절을 신학적, 신앙적으로 연계해서 교회와 함께 새로운 신앙적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교단 자체로도 할 수 있고, 연합해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교단 내적으로는 정기총회 결의로 출범한 교회성장운동본부의 기초를 다져야 합니다. 이제는 개교회 중심의 성장이 아니라 농촌교회와 도시교회,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동반 성장하고 균형 성장해야 합니다. 이제는 어른세대와 다음세대가 어우러지는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단은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올해는 터를 닦는 차원에서 운동본부를 조직하고 기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 속에는 단순한 전도만 있는 게 아니라 본질적인 영성의 회복, 사도적 소명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2015년에 저는 교회성장운동본부 터를 닦는 일을 맡을 것입니다.

총회장께서는 신년사에는 한국교회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민족공동체의 치유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 올해 교회의 역할을 무엇이겠습니까?

북한에 무엇을 지원하는 지에 앞서, 가장 먼저 우리 내부적 통일이 중요합니다. 교회와 선교단체, 기독NGO들이 각자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개신교는 통일된 창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안에서 조율하고 조절해 지원하자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북한선교협력위원회를 만들어 창구를 단일화해 봅시다. 주요 교단들이라도 뜻을 모으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을 돕는다고 하면 한국교회는 앞 다퉈 나설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있어야  북한의 문이 열렸을 때 교파 간 경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오죽하면 교회의 통일 없이는 나라의 통일도 없다고 말하겠습니까. 교회가 통일된 모습을 보이면 정부가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내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통합총회는 최근 노회 수의를 거쳐 목회 대물림 방지법을 확정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교회 내적으로 이 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대형교회들의 일부 문제 때문에 상당수 목회자들이 비판을 받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 교회의 문제가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대형교회는 독단과 독선, 독재에 빠지지 말고 더 겸손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소위 말해 소탐대실 하지 않아야 합니다.

대물림 방지법이 제정됐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픕니다. 아버지가 목사인 게 죄가 아니고 신실한 자녀가 물려받으면 좋을 수도 있습니다. 또 후임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작은 교회에 자녀가 와서 목회를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목회 대물림을 법으로 막느냐 안 막느냐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복음적 응답을 하느냐 입니다.

한국교회 안에 대형교회는 10%도 안 됩니다. 아니 그것보다 훨씬 더 작습니다. 그런데 너무 대형교회에 대해서 비판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대형교회들이 중요한 사역들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말해 큰 교회 안에서 부담없이 신앙생활을 하려고 수평이동하는 기독교인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결국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겠지요.

올해는 한국 기독교 선교 130주년입니다. 교단의 선교정책의 방향도 궁금합니다.

최근 예장백석과 대신이 교단 통합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일치운동이 더 활발히 일어나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교단에서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펼쳐온 선교사역을 더 활성화시켜 갈 것입니다.

또 이미 각 부서에서 다양한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세월호 유가족들을 계속해서 후원과 상담할 수 있도록 ‘치유와 화해의 집’을 만들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장로교 100회 총회를 맞아 부총회장을 중심으로 일치와 화합을 위한 사역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저는 큰 틀에서 통일, 약자에 대한 관심, 우리 교단의 성장을 위한 터 잡기에 맞춰 총회의 내실을 다질 것입니다. 2015년은 우리 교단이 높이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교회는 사업하는 곳이 아닙니다. 신앙의 본질로 성도들을 내면화시켜 내공을 갖게 하고, 그 내공이 발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은 제자들의 내공을 팔복으로 키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통해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통합총회의 교회연합기관 활동에서 방향도 듣고 싶습니다.

통합 측이 들어가면 연합기관에 분열을 일으킨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연합기관이라면 원칙과 상식이 지켜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연합기관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지난해 한교연 대표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빠르게 정리를 해야지요. 저라고 실수 안하겠습니까. 문제는 실수한 다음에 베드로처럼 빨리 뛰어나가 통곡하며 회개하고 ‘쿼바디스 도미네’하고 돌아오면 됩니다.

교회협도 총무 선거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미안합니다’ 하면 끝나는 것입니다. 잘못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일치를 깨트린다’고 하고 ‘교단이 커서 그런다’고 합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을 잘못했다고 하는 것이 잘못일까요? 그렇게 본다면 참여가 어렵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는 단호합니다. 우리가 교회협을 버리겠다거나 에큐메니칼 정신을 버리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살리자는 것입니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 간 기구 통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좋은 일입니다. 새 대표들이 자기는 내려놓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번 교회협 회장께서도 내려놓으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모임을 했는데, 교단장들이 대회장직을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움켜잡으려고만 하면 문제가 됩니다.

목사님께서 목회의 길을 걷게 된 이유와 그동안 목회철학은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3학년 때 교회를 처음 나가고 중학교 3학년 때 선교사 서원을 했었지요. 나중에 법관이 되고 싶어서 법을 공부했지만, 하나님의 부름이 더 크고 두려워 뒤늦게 신학을 공부했고, 37살에 목사안수를 받았습니다. 제 목회는 성경교육 중심의 목회, 디다케 목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저는 우리 교인들에게 일등시민이 되자고 강조하고 매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내용은 ‘축복과 격려하며 삽시다’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와 교단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자리를 잘 지킵시다. 그거면 되죠. 자리를 지키지 않고 자리를 잃으면 그 다음 자리가 가장 크게 불안해집니다. 돈이나 명예만 찾아가면 추한 자리에 앉게 됨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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