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미국인 석방... 김정욱 선교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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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억류 미국인 석방... 김정욱 선교사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4.11.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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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 김정욱 선교사 석방 감감무소식

북한이 최근 두 달에 걸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세 명을 잇달아 석방했다. 이 가운데 두 명은 기독교 신자로, 북한 당국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이들을 억류해 왔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억류 중인 한국인 김정욱 선교사(50)의 석방 소식은 아직까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약 2년간이나 억류 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배준호, 46) 씨를 전격 석방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케네스 배와 함께 여권을 찢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억류했던 매튜 토드 밀러(24)도 6개월 만에 석방해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없는 상태가 됐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월 21일, 2014년 4월 입국했다 억류됐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프 파월(56)도 석방한 바 있다.

특히 풀려난 미국인 중 케네스 배와 제프리 에드워드 파월은 기독교인으로, 북한에서 체류 중 선교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케네스 배 씨는 2012년 11월 3일 중국을 경유해 입북했다 나선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북한은 “국제예수전도단 소속인 배 씨가 우리 제도를 붕괴시키기 위해 소위 ‘여리고 작전’을 계획하고, 그 실현을 위해 학생 250여명을 관광 목적으로 보냈다”는 등의 주장으로 배 씨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제프리 파월 씨는 관광 목적으로 방북했다 청진의 한 나이트클럽에 성경책을 놓고 나왔다 이를 시인했고, 사흘 뒤 출국 직전 체포돼 억류됐다.

석방 소식에 UN 반기문 사무총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더욱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환영했고,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두 사람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안전한 귀환에 감사한다”고 성명을 전했다.

이번 북한이 미국인 인질을 석방한 배경에는 꽉 막혀있는 북미 관계의 변화를 꾀하려는 북한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근 중국과의 사이도 좋지 않은 북한이 고립된 국제관계를 풀 해법으로 미국인 석방 카드를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석방협상을 위해 미국 정부에 고위급 인사를 요청했고, 미국은 정보기관 총책임자라 할 수 있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을 특사로 파견했다. 협상 과정에서 한반도와 관련해 어느 선까지 논의가 오갔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북한은 얼마 전 유엔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인권유린 책임자를 제재하는’ 내용의 대북 인권결의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미국인들을 석방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50)에 대한 석방 소식은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 선교사는 지난해 10월 입북했다 국가전복음모죄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미국인 석방 과정을 지켜본 우리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김정욱 선교사의 석방도 촉구하고 있다.

외교부는 “미국인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아울러 북측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김정욱 선교사도 조속히 석방 송환하길 바란다”고 논평을 냈다.

일부에서는 방북을 준비 중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맞춰 김 선교사가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김 선교사 석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이 그동안 자국민 석방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온 것과 달리,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김정욱 선교사의 소속 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와 기독교계가 적극적인 석방 노력에 함께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특별히 미국 등 북한과 접촉점을 가지고 있는 해외 교회와의 협력도 한 방편이 될 수 있어 보인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월에는 호주인 선교사 존 쇼트(75) 선교사를 약 보름간 억류하다 석방한 사례도 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관광객으로 북한을 찾은 존 쇼트 선교사는 한글 전도지(종교선전물)를 2012년 8월 평양 지하철 등지에서 뿌린 이유로 억류됐지만, 북한은 연령 등을 고려해 비교적 빠르게 석방을 결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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