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어떤 종교보다 ‘효’(孝)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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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어떤 종교보다 ‘효’(孝) 강조”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8.2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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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기독교효학회, ‘한국사회와 기독교 효’ 주제로 학술세미나 개최

민족의 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과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은 차례상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우리 민족의 전통 제례 예절 의식이다. 하지만 유교 사상에 물들어온 우리나라에서 제사를 드리지 않는 기독교인들은 여전한 문화적 갈등과 혼란의 중심에 있다.

추석을 앞두고 기독교효학회는 지난 28일 서울신대 백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제2회 학술세미나를 ‘한국사회와 기독교 효’를 주제로 열고 진정한 ‘효(孝)’의 의미를 성찰하고 이에 대한 한국 교회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 이은선 교수(안양대)는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올 때 가장 갈등을 빚었던 문화적 갈등 요인이 조상 제사였다”며 “1890년대 초반 당시의 유교사회에서, 제사는 돌아가신 부모에게 ‘효’를 표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죽은 자에게 절하는 것을 ‘귀신숭배’, ‘우상숭배’로 간주하고 금지하는 기독교인들이 당시 조상제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긴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기독교는 제사를 드리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족과 효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오해에 직면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1890년대 효도신학에서는 살아계신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과 함께 천지의 창조주요, 만인의 아버지인 하나님을 ‘천부’로 예배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며, “부모의 뿌리가 하나님이니 먼저 하나님을 섬기는 기독교인이 조상을 참으로 섬기는 자라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기독교는 그 어떤 종교보다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고 있다”며 “초대교회에서도 부모를 돌보는 것은 자녀들의 가장 중요한 의무였다. 또 교회가 신앙공동체로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었다”고 전했다.

기독교는 사람이 죽으면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고 믿기 때문에 사후의 부모에 대한 섬김의 이야기는 없으나, 부모가 살아계신 동안에 효도를 하라고 가르쳤다는 것.

국내 선교사들은 제사를 ‘우상숭배’ 등으로 여기며 전면 금지했지만, 부모님을 살아생전 봉양하고 효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히 여겼다는 것이다.

유교문화가 깊이 뿌리 내린 우리나라에서 죽은 조상을 모시는 ‘제사’는 효를 실천하는 대표적 행위이다. 하지만 기독교 신앙은 ‘살아계신’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효’란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기독교는 제사를 금지하면서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선교사들은 효도 신학을 발전시키고 추도예배를 제정했다”며 “제사 금지에 따라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선교사들은 ‘효 문화 운동’을 일으켜 기독교에 대한 반대를 완화시켜나갔다”고 전했다.

기독교에서 강조한 공경의 자세는 보다 실천적인 ‘효’의 모습에 가깝다는 것. 그렇다면 앞으로 기독교는 제사와 절을 하지 않음으로 오는 문화적 갈등문제를 어떻게 포용하고 변혁시킬 수 있을까.

대안으로 그는 적극적인 효의 실천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드러낼 것을 조언했다. 

이 교수는 “향후 부모에 대한 효는 점점 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가족제도 붕괴, 핵가족화, 개인주의 등의 발전 등의 상황에서 조상에 대한 효보다 더욱 절박한 것은 살아있는 부모에 대한 기독교적 효 사상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복음 전파의 관점에서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파할 때에도 우리가 살아계신 부모님들에게 지극한 효를 행하면, 그들에게 효의 실천의 참 길을 보여주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조상제사의 대안으로 자리 잡은 ‘추도예배’를  ‘추모예배’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이 교수는 “추도예배라는 명칭에서 부모를 생각하며 슬퍼하기보다는 부모를 사모하고 그리워한다는 의미의 ‘추모’라고 해야 의미상 더욱 타당하다”며 “제사 대신에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므로 ‘추모예배’라는 명칭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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