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이라도 더 구해야" ... 부활절연합예배 눈물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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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명이라도 더 구해야" ... 부활절연합예배 눈물로 기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4.20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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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5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1만여 성도 참석

실종자 생환을 염원하며 1만 성도 눈물의 통성기도
절망적인 애가를 소망과 회복의 찬가로 바꿔달라 간구

"1분 1초 시간을 멈춰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세월호 실종자의 생환을 기원하는 기도소리가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 뜨겁게 울려 퍼졌다. 20일 새벽 5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2014 부활절연합예배는 세월호 침몰 사건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 비통한 심정으로 주님의 긍휼과 자비를 구했다.

부활절을 나흘 앞두고 발생한 진도 세월호 침몰 사건은 한국 교회가 하나님 앞에 다시 무릎 꿇게 만들었다. 인간의 나약함과 죄를 고백하며 부활의 생명을 구한 연합예배는 식전행사부터 진도 사고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시간으로 무겁게 시작됐다.

대회사를 전한 대표상임대회장 장종현 목사는 "예기치 않은 사고로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고 국민들은 깊은 절망과 슬픔에 빠져 있다"며 "부활의 생명으로 위로를 달라"고 전했다. 장 목사는 또, "절망적인 애가를 소망과 회복이 찬가로 만들어달라"고 간구하며 "우리의 소망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자"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부활절연합예배 메시지를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박 대통령은 "부활절을 맞아 한국 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연합예배를 드리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어려움과 고통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과 여객선 침몰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과 슬픔에 젖은 국민들에게 위로의 손길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대회사와 대통령 메시지에 이어 특별한 순서가 마련됐다.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과 관련 한국 교회가 마음을 모아 눈물로 통성기도를 드린 것. 특별기도를 맡은 예장 백석 증경총회장 양병희 목사의 인도 아래 노천극장에 모인 1만 5천여 성도들은 "주여" 삼창을 외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영안교회 양병희 목사는 "진도 앞바다의 탄식 소리를 들어달라, 불현듯 들려온 참담한 소식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온 세상이 함께 염려하고 있다"며 "꿈으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피해자의 대부분이어서 마음이 더욱 곤고하여 죽을 것 같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요나의 기적을 언급한 양 목사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오니 구호의 손길이 닿을 때까지 생명의 끈을 힘차게 부여잡도록 사고당한 이들에게 강인한 힘을 달라"고 간곡히 기도했다.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주제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는 통합 총회장 김동엽 목사의 인도로 조일래 목사의 목회기도가 있었으며, 죄의 고백으로 하나님께 다가갔다. 예성 총회장 나세웅 목사는 "주님께 많은 것을 받았으나 이웃과 나누지 못했음"을 고백하면서 단 위에 무릎을 꿇었다.

설교를 전한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 김장환 목사는 "진도 앞바다에 산 소망을 달라"며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문을 열었다. 부활의 다섯 가지 선물을 강조한 김 목사는 "하나님은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평강과 죄사함, 성령과 선교를 주셨으며 대속과 부활의 확신도 주셨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라며 확고한 믿음으로 부활의 신앙을 살아갈 것을 성도들에게 권면했다. 한국 교회와 나라를 위한 기도도 이어졌다.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는 "한국 교회가 지금 세상에 희망을 주지 못하고 세속에 빠져 수치를 당하고 있다"며 "역사 한 가운데서 부활의 능력을 선포하고 세상을 새롭게 하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YWCA 회장 차경애 장로는 "차별과 억압의 그늘진 곳에 복음을 들고 나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했으며, 예장 개혁 증경총회장 이승렬 목사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없게 하시고 고통받는 북한동포들을 기억해달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는 남북교회가 함께 작성한 공동기도문을 낭독하며 "평화 통일을 통한 민족의 부활을 이뤄달라"고 말했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성찬을 통해 정점에 이르렀다. 서울영천교회 이용호 목사의 집례로 열린 성찬에 참여한 1만여 성도들은 떡과 포도주를 받아들며, 그리스도와 하나되길 원한다고 고백했다. 2014년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 교회가 경건과 절제를 통한 갱신과 세상을 향한 섬김의 선언으로 마무리됐다.

한국 교회의 분열 속에서 3년 만에 하나의 예배를 이뤄낸 부활절준비위원회는 교단연합의 새 가능성을 보여준 한편,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긴급호소문도 발표했다.

상임대표대회장 장종현 목사는 "기도로 간절한 마음을 모아달라"며 온 성도들이 수백 명의 실종자와 그들의 생환을 바라는 가족들을 위해 매 시간 기도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장 목사는 또 "국가적인 슬픔 앞에 교회가 먼저 겸손히 무릎꿇고 손을 내밀겠다"며 낮아지는 섬김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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