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담] “진정한 연합, 하나님만 바라볼 때 가능 … 생명이 넘치는 부활절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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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담] “진정한 연합, 하나님만 바라볼 때 가능 … 생명이 넘치는 부활절 될 것”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4.0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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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부활절연합예배 대표상임대회장 장 종 현 목사•예장 백석 총회장

부활절연합예배가 오는 20일 새벽 5시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올 부활절연합예배는 교단들의 연합으로 치러지며, 지난 2012년 보수 연합기관의 분열 후 둘로 갈라졌던 예배가 3년 만에 하나가 되면서 연합의 의미를 살리게 됐다. 준비위원회 대표상임대회장을 맡은 장종현 목사(예장 백석 총회장)는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누가복음 18장 9~14절)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부활절연합예배가, 교단 연합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기독교 선교 1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교회에 회개와 갱신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담자 : 장형준 편집국장 / 일 시 : 2014년 3월 31일 / 장 소 : 백석총회 총회장실

한국 교회 분열과 갈등 회개하며 3년 만에 ‘연합예배’ 하나로 복원
회개와 갱신으로 세상 섬기며 새로운 연합과 구원의 길로 나가야
교리와 신학 앞세우면 연합 안 돼 … 죄인이라는 고백이 시급한 때


- 한국 교회가 함께 드리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이번 부활절연합예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예수님의 부활이 없다면 기독교라는 종교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고,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의 죄를 대속하셨습니다. 이보다 기쁘고 감사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한국 교회는 부활의 기쁜 소식을 세상 곳곳에 알려야 하는데 모두 정치 논리에 물들고, 세속적 이기주의에 빠져서 정작 중요한 신앙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권의 갈등으로 인해 한국 교회가 분열되어 있는 것은 교회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부끄럽고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 준비되는 부활절연합예배는 3년 만에 다시 ‘하나의 예배’를 이뤄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올해는 ‘2014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안에 모든 교단들이 참여를 약속했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별도의 예배를 드리지 않고 교단 중심의 연합예배에 지지의 뜻을 보내왔습니다. 한국 교회가 더 이상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합해지면서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연합단체들이 이름을 모두 내려놓고 교단 연합을 지지하면서 예배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 올해는 한국에 기독교 복음이 들어온 지 13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부활절연합예배가 새로운 연합과 선교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1884년에 미 북장로교 소속 알렌 선교사가, 이듬해인 1885년에는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 땅을 밟았죠. 멀고 먼 동방의 작은 땅에 선교사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우리는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당시 선교사들은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우고 우리 민족의 병든 영혼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가난하고 낯선 땅에서 그들은 매우 헌신적이었습니다. 위로는 위정자들이나 지식층과 교류하면서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했고, 아래로는 병들고 차별받는 이웃을 섬기며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묵묵히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이 두 가지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국론이 분열되고 맘몬의 가치에 물들어가는 세상을 향해 ‘화해와 소통’의 메시지를 전하며 평화로운 한국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아래로는 고통받는 이웃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더 낮은 곳을 향해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들고 나서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 교회가 부활의 새옷을 입고 회개와 갱신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복음과 구원을 선물해주신 뜻을 깨닫고 새로운 연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려운 과정이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새로운 연합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 이번 부활절연합예배 주제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준비위원회에서는 누가복음 18장 말씀을 본문으로 삼아 올해 주제를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로 정했습니다. 중요한 의미는 우리가 ‘죄인’이라는 고백에 있습니다. 이 본문에는 바리새인과 세리가 나옵니다. 바리새인은 자신의 바른 삶을 주장하며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소득의 십일조를 드린다며 예수님 앞에 당당히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도 들지 못한 채 나는 죄인이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이 아닌 세리를 선택하셨습니다. 자기를 낮추는 자를 높이 세우신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기도 잘하고 헌금 잘하는 교회로 정평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죄인’이라는 고백과 회개가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영원한 죄인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죄인입니다. 부활절연합예배를 통해 죄의 고백과 울부짖는 소리가 하늘에 닿길 기도합니다.

- 교단 연합으로 예배를 준비하다보면 보수와 진보 교단들의 입장차를 발견할 수 있을텐데요,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교단이나 교계 정치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연합활동에 참여하면서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고 간다면 안 될 것이 없다는 믿음으로 뛰어들었는데, 이렇게 연합이 어려운 줄 몰랐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준비과정에서 각 사안마다 진보 교단과 보수 교단의 입장이 달랐습니다. 참여 교단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50여 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고, 상임회장단에 6개 교단, 실무위원회에 10여 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데 저마다 자기 색깔이 있고, 또 그에 맞는 명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조율하는 것이 연합에 있어 최대의 난제더군요.

그러나 ‘교회 연합’에 대한 제 생각은 확고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며 유일한 구주로 고백한다면 나와 생각이 달라도 상대방을 용납할 수 있어야 하며, 내가 가진 것을 포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할 때 하나됨이 가능한 것입니다. 교리와 신학을 앞세우고, 정치와 이념을 주장하면 연합은 깨집니다. 결국 분열은 이기심이라는 죄의 산물입니다. 분열된 교회에 닥칠 하나님의 분노를 생각한다면 한국 교회는 연합을 위해 더 낮아져야 합니다. 이번 부활절연합예배가 하나로 준비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교단과 단체들의 양보와 이해, 그리고 섬김과 낮아짐이 있었기에 때문입니다.

- 부활절 연합예배는 한국 교회의 화합과 일치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회적인 관심도 많은데 어떻게 진행됩니까. 모아진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예배 장소로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이 확정된 것은 기독교 선교 130주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부활절에 앞서 고난주간 한 주간을 한국 교회 참회기도주간으로 선포하고 모두 함께 하나님 앞에 통회 자복하는 마음으로 교회별 기도회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부활절 설교자로는 오랜 목회 경험과 국내외적으로 존경받는 원로인 김장환 목사를 추대했습니다.

전국 교회가 함께 드리는 예배를 위해 예배문작성위원회가 주제 성구를 바탕으로 설교문과 예배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배문위원회에는 각 교단별 신학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연세중앙교회에서 성가대와 오케스트라로 협력하고 서대문교구협의회가 성찬위원으로 섬겨주십니다.

‘연합’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준비위원회 산하 모든 교단과 위원들이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부활주일인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입니다. 그래서 모아진 헌금은 장애인을 섬기는 일에 가장 먼저 사용하고, 쪽방촌 이웃과 노숙인들을 위해, 북한 어린이와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위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심방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 부활절연합예배를 앞두고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한국 교회는 사회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비난의 소리가 들리면 분노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칼빈은 “악한 자의 소리 뒤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의 음성을 통해 한국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할 일입니다. 사회적 비판도 기독교에 대한 애정의 표현입니다. 기대가 없다면 실망도 없겠지요. 겸손히 주님의 뜻을 찾아낸 교회가 할 일은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무장하여 부활의 영성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4장 3절에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처럼 이번 부활절만큼은 세상적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 고난의 길을 걸어가신 그리스도의 희생만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부활은 오직 기독교에만 있는 놀라운 은총이자 진리입니다. 우리의 죄를 사함받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더욱 감사하면서 기도하고 순종하는 신앙의 자세로 부활의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성도들이 먼저 하나 되어 부활의 소식을 전하는데 앞장서 주시고, 우리 한국 교회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나님을 섬기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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