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봄, 신앙의 ‘씨’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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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봄, 신앙의 ‘씨’를 뿌린다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4.03.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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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사랑과 감사와 믿음의 씨를 뿌리는 계절이다. 사진은 김용성 화백의 ‘텔레스타이’.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인 ‘다 이루었다’의 헬라어다.

사순절 ‘거룩한 파종’ 이렇게

올해도 사순절이 돌아왔다. 사순절은 봄과 함께 시작된다. 봄은 식물을 심고 씨를 뿌리는 계절. 봄에 뿌린 씨가 가을에 결실을 맺는 이치처럼 사순절에 어떻게 신앙의 씨를 뿌리느냐에 따라 올해 신앙 농사의 소출이 좌우된다. 고난주간과 부활절로 이어지는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배우고 묵상하며 실천할 수 있는 가장 복된 기간. 올 가을에 모든 교회와 성도들에게 풍성한 열매가 결실될 수 있는 ‘거룩한 파종’을 소개한다.

예수님의 고난 기리는 사순절
사랑과 감사, 믿음으로 되새기자

사랑의 씨를 뿌린다
사순절은 사랑의 절기다. 특히 십자가에 나란히 매달린 강도들에게 긍휼을 베푸신 예수를 묵상하며 교도소 수용자들을 섬겨보자. 죄와 벌, 용서와 화해를 몸소 체험해보는 일은 사순절에 가장 적합하다.

기독교세진회 총무 최진영 목사는 “사순절에 교도소 수용자들을 섬긴다면 그리스도 십자가의 고난과 사랑의 의미를 더욱 되새길 수 있다”면서 사순절이 재소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요청했다.

세진회는 현재 교도소 수용자와 자매결연, 영치금 지원, 사랑의 선물 나누기, 재소자 가족 돕기, 편지 사역 등을 실시하고 있어 이곳을 통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섬길 수 있는 길이 있다(02-744-2022). 교도소를 방문해서 함께 예배드리고 위문활동도 할 수도 있다.

재소자들과 편지를 교환하는 것도 그들에겐 큰 격려가 된다. 재소자들은 가족이 없거나 연락이 끊긴 경우가 많아 편지가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인 경우가 많다.

다만 세진회 측은 개인 주소로 편지를 교환하면 재소자가 출소 후에 혹시 찾아오는 경우가 있을까 부담스러워하는 여건을 감안해 모든 편지는 세진회 주소로 이곳을 통해서 교환되도록 하고 있어 누구나 큰 부담 없이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최 목사는 “교도소가 폐쇄적이어서 직접 봉사하는 일은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죄를 용서받았다는 차원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순절에 금식하거나 절약한 돈을 수감자들에게 보내주어 새 삶을 돕는다면 그건 가장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장기기증 또는 헌혈활동에 참여하거나 노숙자들을 섬기는 활동도 사순절에 적합하다. 사단법인 ‘참좋은친구들’의 김환봉 사무국장은 “사순절에 어려운 이웃들을 섬기는 봉사를 한다면 본인이 더욱 큰 은혜를 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기독교인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감사의 씨를 뿌린다
사순절은 감사의 절기다. 받을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주어진 구원을 성경은 ‘선물’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받은 구원에 대한 감사 보다는 더 받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불만으로 스스로 불행을 자초할 때가 더 많다. 순교자들의 유적지를 답사한다면 자연스럽게 감사가 회복된다.

감신대 이덕주 교수는 “사순절에는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순교를 생각할 수 있는 곳을 다녀보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순교자들의 유적지에서 만나는 그들의 희생과 고난을 통해 현재 나의 신앙을 반성하고 오늘 우리가 누리는 신앙이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체감할 수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서울 지역은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양화진선교사묘원’을, 경기도나 중부지방은 화성시에 있는 ‘제암리교회’를, 강원도 지역은 철원 ‘장흥교회’와 ‘제일교회터’를, 남부지방은 ‘손양원 기념관’을 추천했다. 대부분의 유적지에는 옆에 연관된 박물관이나 기념관이 있는 곳이 많아 사전에 조사하여 답사하면 더 유익하다.

특히 서기훈 목사의 순교비가 있는 철원 장흥교회는 주변에 제일교회터와 유명한 옛 노동당사, 대한수도원 등이 가까이 있어 짧은 시간에 여러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6.25폭격으로 화강암 석축만이 남은 제일교회터는 그 옆에 역시 무너진 노동당사와 함께 과거의 쓰라린 역사를 반추하게 한다.

이밖에도 유관순 열사의 자취가 있는 천안의 매봉교회과 독립기념관, 용인의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 최초의 교회인 소래교회를 재현한 총신대 양지캠퍼스, 77인 순교자를 기념하는 전남 영광의 염산교회 등도 답사의 일정에 따라 방문하면 좋다.

‘한국성지순례선교회’ 담당자는 “교회에서 청년회나 무슨 기관이 단체로 신청하면 일정에 맞는 코스와 숙박시설 예약, 그리고 유적지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가이드를 소개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믿음의 씨를 뿌린다
사순절은 믿음의 절기다. 생각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습관을 바꾸고 습관은 인생을 바꾼다고 한다. 그 생각의 뿌리에 믿음이 있다. 사순절은 깊은 묵상을 통해 믿음을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계절. 기독교 서적이나 영화, 음악과 미술같은 문화적 통로를 통해 믿음의 씨앗을 마음밭에 뿌려보자.

피폐된 북한의 삶과 신앙을 다뤄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통해서 우리네 삶과 신앙에 대한 감사와 소명감을 재정립할 수 있다. 유관순 열사, 손양원 목사, 문준경 전도사 등 DVD로 제작된 순교자 시리즈(070-8880-5167)를 교회에서 젊은 세대들과 함께 본다면 좋은 교육의 장이 된다.

외국에서 제작되어 오락성도 함께 갖춘 영화 ‘노아’도 곧 개봉될 예정이다. 미국에선 예수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다룬 ‘하나님의 아들’도 개봉되어 상영 중이다. 한편 안산에 있는 명화극장에서는 제3회 바이블영화제가 열려 많은 기독교 영화들을 관람할 수 있다. 한편의 좋은 영화가 때로는 백번의 설교보다 더 효과적인 믿음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사순절에 음악감상을 통해 묵상의 결을 가다듬을 수도 있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이나 ‘요한수난곡’을 교회에서 교인들과 함께 감상하는 것도 유익하다. 음악만 듣기에 지루하거나 혹 너무 길다면 ‘유튜브’에서 10분 내외의 동영상 연주를 골라본다. 오랜 만에 예술의 전당에 가서 국립합창단의 ‘마태수난곡’을 감상하면 어떨까? 오는 20일에 열린다.

미술 작품에 투영된 그리스도의 고난과 사랑을 마음에 그려봐도 좋다. 이와 관련, 현재 경기도 고양시 삼송중앙교회 하미소갤러리에서 제32회 김용성 현대 성화전이 열리고 있다. 3부로 열리는 이 전시회는 현재 2부 ‘아름다우신 예수’가 진행 중인데 사순절 내용에 맞춰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사역을 주제로 전시 중이다.

사순절 책읽기야 말로 가장 열매가 풍성한 믿음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최근 출판된 톰 라이트의 ‘사순절 매일 묵상집’이 눈에 띈다. 사순절에는 고전도 다시 보인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 존 오웬의 ‘내 안의 죄 죽이기’,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본 회퍼의 ‘나를 따르라’ 등은 사순절 마다 읽어야할 고전.

이 책을 추천한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는 “사순절에 그리스도의 삶과 수난,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삶에 적용하기 위해선 성경 묵상이 기본”이라면서 “사순절 경건생활을 돕는 여러 도서들을 함께 읽으며 묵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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