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가 걸어간 십자가 수난의 발자취를 따라 걷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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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가 걸어간 십자가 수난의 발자취를 따라 걷자 …”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2.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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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의 절기 ‘사순절’의 의미 되새기기

올해 사순절(四旬節·Lent)은 오는 3월 5일 ‘재(참회)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4월 19일까지 이어진다. 부활절 전 40일간을 일컫는 사순절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금식 혹은 새벽기도를 작정하면서 절제와 회개의 시간을 통해 예수의 고난에 참예한다. 이 기간 동안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묵상하며 경건의 시간을 보내는 것과 함께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때 성도들은 더 큰 부활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사순절의 역사적 의미

기독교와 십자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강력한 영적 의미를 갖는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의 제물이 되어 돌아가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 사순절은 그의 고난을 기리는 절기로서 재(Ash)를 이마에 바르며 죄를 회개하는 ‘재의 수요일’로 시작된다.

본래 사순절은 ‘40일’을 상징한다. 부활절이 되기 전 46일간을 뜻하며 그 기간에서 6번의 주일(일요일)을 제외한 40일의 시간을 일컫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40일 광야 금식 기도, 모세의 시내산 40일 금식기도, 이스라엘 백성의 40년간의 광야생활 등을 비롯해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승천까지의 기간도 40일 이었다.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절 새벽에 세례가 베풀어졌으며, 40일 동안 세례 예비자들은 ‘회개’를 통해 이를 준비했다. 이미 세례를 받은 성도들도 40일 동안 자신을 갱신하는 일에 힘썼다. 이렇듯 고난과 함께 갱신, 변혁을 상징하는 이 절기에는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과거의 죄를 회개하고 참회와 경건을 훈련한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 사건을 떠올리는 동시에 인류에게 주어진 영원한 생명에 감사함을 갖는 시간이기도 하다. 인간이 받아야 할 죽음의 형벌을 대신 받기 위해 예수가 십자가 고난을 당함으로 인간을 죄와 사망의 올무에서 해방시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된 날이기 때문이다.

#생명 나눔의 삶 드러내야

이 절기가 되면 교단별로는 묵상집을 발간해 성도들이 40일간 말씀을 더욱 깊이 묵상하도록 한다. 교회에서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을 주제로 설교를 전한다. 또한 새벽기도회와 금식기도를 선포해 다양한 방법으로 경건과 절제의 영성훈련의 시간을 갖도록 독려한다. 특히 소외된 이웃을 위한 섬김과 봉사, 나눔 행사는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절대적 사랑과 헌신, 희생의 정신을 삶 속에 내면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절기를 맞아 행해지는 세례의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마음에 새기면서 인간의 연약함과 고통을 체휼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하고 자신의 욕망과 이기심, 세상적인 모든 가치관을 버리는 시간이다.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에 와서는 미디어금식을 통해 컴퓨터, 스마트폰, SNS 등을 절제하며 예수 그리스도와 더욱 친밀한 시간을 누리는 것도 사순절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 자기의 삶을 갱신하려는 그리스도인이 사순절을 맞아 할 수 있는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면서 자기 것을 포기하는 훈련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간을 통해 자신의 것은 내려놓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목회자들은 성도들에게 개인적 영성의 시간으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심방하는 기간을 가질 것”을 제안하며 “특히 생명, 윤리에 대해 강조하는 설교와 이를 부각시키는 캠페인 등을 전개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사순절은 십자가에서 모든 피를 쏟고 자신의 몸을 내어줌으로써 전 인류를 구원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감사와 은혜를 묵상하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받은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40여년 이상 생명나눔운동에 헌신해 온 박진탁 목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본부장)는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모든 피를 쏟으시고 생명을 주심으로 온 인류의 희망이 되셨다”며 “이는 온 인류에게 던지는 이웃 사랑에 대한 메시지와도 같다. 그렇기에 신앙인이라면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사순절 기간 헌혈이나 장기기증 같은 나눔과 헌신이 증가하는 것도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려는 마음이 깊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기억해야할 기도 ‘북한동포’

온 교회와 성도가 마음을 다해 기도하는 기간, 이 절기 동안 빼놓아서는 안 될 기도제목이 있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모든 성도가 품어야 할 공동의 기도제목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굶주림과 핍박 속에 고난당하고 있는 ‘북한동포’를 위한 기도이다.

최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실현됐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은 수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으며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인권유린의 참상은 이미 세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주체사상 하에 끔찍한 종교 탄압이 이어지고 있으며 기독교인 박해가 매우 극심한 상황이다. 민족적 고난이자 아픔인 분단의 현실에 대한 회개와 민족적인 회복과 치유를 위해 절실히 기도해야 할 때이다.

이관우 목사(CCC통일연구소 소장)는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에 예수님이 고통당하신 목적을 더욱 환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십자가를 통한 구원 자체의 목적과 메시지는 화목과 화해”라며 궁극적으로 교회와 성도가 기도해야 할 대상이 북한동포임을 환기했다.

또한 그는 “복음을 전하는 삶이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순위에 있음을 기억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조언하며 “고난을 받고 있는 북한의 구원을 기도하고 분단의 문제를 끌어안고 우리 민족의 화해를 위해 더욱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사순절 기간이 우리가 가진 탐욕을 내려놓는 연습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이 목사는 “십자가의 죽음으로 화목제물이 되신 예수님을 거울삼아 금식과 기도를 통해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켜 굶주린 북한동포를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고난 이후 ‘승리의 날’이 온다

사순절은 결코 힘들거나 고된 고행의 기간만은 아니다. 성도들은 십자가의 고난 뒤에는 영광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깨뜨리고 부활하셨다는 승리의 소식은 그의 피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사순절의 주된 정신은 참된 자아를 추구하고 영적인 준비를 갖춘 후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려는 데 있다. 특히 한국 교회가 영적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언행일치’에 있다.

최근 기윤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으로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45.4%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택함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선민의식 이전에 십자가를 진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낮아짐과 겸손, 헌신, 청빈의 삶을 통해 개개인이 ‘작은 예수’가 되는 것만이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만유의 왕 그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온 인류를 주관하고 다스리는 영광의 모습 이전에 낮고 천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다. 하물며 피조물인 인간을 위해 죽기까지 한 십자가의 형상 위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행한 사역의 본질을 알 수 있다.

한국 교회가 크게 신뢰를 잃어가는 현실 앞에 그리스도인들이 삶의 현장에서 보다 낮은 자세로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만 영적 쇠퇴기와 침체 속에 방황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생명력이 회복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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