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자녀 MK,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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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자녀 MK,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자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1.16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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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학교와 그 속에 담긴 이야기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하나님 앞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냐의 문제”

“선교사 자녀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성경 읽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죠. 아이들 중에서도 아주 확고하게 선교에 헌신한 아이들도 간혹 있긴 하지만 20-30%도 안 됩니다. 어떤 아이들은 계속된 환경의 변화 속에서 혼란을 겪기도 하고 그 혼란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왜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어려움을 겪게 하실까?’ 등의 혼란이죠. 저희가 하는 일은 그저 그 아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결정을 지지해줄 뿐입니다.”


Missionary Kids, MK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나설 때 걱정하는 사안 중 하나는 자녀교육 문제다. 실제로 많은 선교사들이 자녀교육을 문제, 또는 어려움으로 인식하고 있고 대안을 찾는 것이 사실이다.

1913년 대한민국 최초의 타문화 선교인 중국 산동지역선교에 선교사 세 가정이 투입되었을 때도 여러가지 이유로 5년 만에 팀이 철수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 중 김영훈 선교사는 자녀 교육과 양육에 대한 절실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자녀금(양육비)을 책정해 선교사 가정에 지원했지만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특별한 방안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세종글로벌학교장 윤화숙 선교사는 “1919년 1월에 선교사 자녀학교가 처음으로 시작되었다”며 “당시 그 지역에서 평신도 선교사로 사역하던 의사 김윤식의 부인 박희복 여사가 교사로 섬겼으나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이후 조소임, 리영애, 편순남 세 사람이 공식적으로 선교사 자녀 교육을 위해 교사로 파송되어 사역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선교지에서 자녀교육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

윤 선교사는 “지역마다 그 편차가 크기 때문에 어떤 곳은 자녀교육에 대한 어려움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며 “현지학교는 물론 국제학교, 한국형 학교 등을 갖춘 곳이 있는 반면 오지의 경우 현실적으로 홈스쿨링 밖에 대안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러 선교사들이 홈스쿨링을 시도하고, 지속하기도 하지만 자녀교육에 나서다보면 사역에 대한 몰입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MK학교
대안으로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학교들. 현재 국내에 있는 학교로는 수원의 중앙기독초등학교, 포항의 한동국제학교, 부산 지구촌고등학교, 천안의 세종글로벌학교 등이 있다.

학교들과 함께 나타나기 시작한 사역이 MK들을 위한 교사선교사들인데, 파송된 선교사 자녀의 숫자에 비해 교사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구촌고등학교 신기영 교장은 한 인터뷰에서 “교사선교사 파송은 단순히 한국 MK학교들만의 필요에 그치지 않고, 선교지의 서구 기독교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더 많은 MK들을 돌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MK학교의 운영 유지를 위한 지원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신 교장은 “선교지와 한국 본국에 있는 소수의 MK학교들을 잘 돌봐야 한다”며 “각 학교의 특징에 따른 교육과정 계발을 위한 지원책, 선교사 학부모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정책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속 이야기
선교사들의 입장에서 하나님이 주신 자녀를 주님의 말씀 속에서 잘 길러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과 같지 않게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선교사 자녀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세종글로벌학교의 한 학생은 교사와의 대화 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쏟아냈다.

“학교에 오기 전에는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었다. 선교사의 자녀였지만 나는 그랬다. 처음에는 신앙적인 강요가 너무 싫었고 말씀과 기도로 가득 찬 일정표가 너무 짜증났는데 그 가운데 하나님을 만났다. 그렇게 어려웠던 일과 없이 내게 자유가 주어졌다면 나는 변화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수없이 ‘왜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어려움을 겪게 하실까’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내가 선교사의 자녀라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다.”

채은화 선교사는 “학교이기 때문에 학문에 대한 교과과정을 다뤄야하고, 공부를 잘해 소위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들 하나 하나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무엇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가의 문제다. 어려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자리에 서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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