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자격 없는 우리를 리더로 세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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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자격 없는 우리를 리더로 세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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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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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자로서의 사명의 회복

▲ 이경직 교수
르비딤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마실 물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민33:14) 모세에게 격렬한 항의를 했다. 얼마나 다급했던지 모세는 “그들이 조금 있으면 내게 돌을 던지겠나이다”(출17:4)라고 하나님께 외마디 비명을 질러대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스라엘 장로들을 데리고”(출17:5) 호렙 산 반석으로 가라고 명령하신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대적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모세로 하여금 반석을 치게 하셨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이스라엘 장로들”이 보는 앞에서 실행하였다.

장로들은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연장자로서 나름대로 권위가 있었다(출4:29). 그들은 그들의 조상의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당한 고난에서 벗어나도록 하시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가나안으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복된 소식을 모세로부터 처음 들었던 사람들이다(출3:16-17). 그들은 모세와 함께 이집트 왕 파라오 앞에 나아가서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임하였은즉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려 하오니 사흘 길 쯤 광야로 가도록 허락하소서”(출3:18)라고 요구할 사명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모세의 편에 서서 이집트 왕 파라오에게 도전하는 용기를 보여주어야 할 사명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우리’라는 표현을 통해 모세와의 연대감을 과시해야 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른 모든 말씀을 아론이 전하고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이적을 행할 때 모든 백성들 앞에서 앞장서서 하나님께 머리 숙여 경배하였다(출4:28-29).

그러했던 장로들이 이제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에게 격렬한 항의를 하고 있을 때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세 편을 들어 백성을 설득하려 하지도 않았다. 아니 그들은 백성들 편에 서서 모세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스라엘 백성과 모세가 서로 갈등을 빚고 있을 때 장로들은 모세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 그들은 그들의 지지기반을 하나님께 두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나이만 많았지 장로로서 실질적인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문제가 없을 때에는 장로로서의 지위와 특권을 누리고 있었지만, 지도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의 분노 앞에 노출되었을 때 모세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취하거나 성난 백성들 앞에서 모세를 변호하고자 하지 않았다. 모세를 지도자로 세우신 하나님의 권위까지 도전받는 상황에서 그들은 하나님을 위해 어떠한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그들은 백성들의 어리석음을 꾸짖지도 않았고, 백성들의 분노 앞에서 모세와 함께 돌에 맞아 죽을 각오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들은 조용히 침묵함으로써 지도자 모세를 버렸고 이스라엘 백성의 항의대열에 참여한 셈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장로들을 데리고 호렙 산 바위로 가라고 모세에게 명령하셨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반석에서 물이 나오는 현장을 목격하고 이를 백성에게 증거 하는 증인들로 삼으신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같았다.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제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갈릴리 바다에 그물을 던지던 베드로와 안드레는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다”(마4:19-20; 막1:16-18). 야고보와 요한도 배에서 그물을 깁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다.”(마4:21-22) 베드로는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마26:33)고 다짐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베드로와 모든 제자들이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마26:35)는 충성맹세를 예수님께 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십자가를 앞둔 고통과 번민의 기도를 드리실 때 예수님의 측근 제자인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은 예수님의 고민을 함께 하기는커녕 편안히 자고 있었다(마26:35-40). 베드로는 예수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던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 바깥뜰에 앉아 있다가 “너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마26:69)라는 여종의 지적에 대해 “저주하며 맹세하여”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마26:74)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제자들을 버리시거나 징계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을 버리고 갈릴리 바다로 간 제자들을 다시 찾아가셔서 예수님의 양떼를 목양하라는 명령을 하신다. 이제는 자신의 유익과 판단을 좇아 살지 말고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증인의 삶을 살라고 부탁하신다(요21:18). 그리고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을 높은 산에 다시 부르셔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28:19-20)는 사명을 주신다. 하나님은 아무 자격 없는 우리를 온 백성의 지도자로 다시 세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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