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밥상’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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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밥상’은 어떤 모습일까?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11.22 16: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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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살리고 하나님 주신 세상을 건강하게 ‘생명밥상’
▲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감리교 서울연회는 지난 21일 서울 창성동 자교교회(신현구 목사)에서 ‘2013 생명밥상 워크숍’을 열었다. 그 중 ‘성서를 통해 맛보는, 생명밥상 평화세상’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영남신대 정경호 교수.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소속 일부 교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참여한 61개의 교회 모두 주일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 중 95%의 교회가 밥과 반찬을 갖춰 식사를 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많은 교회들이 식사를 준비해 교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해산물을 비롯한 먹을거리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감리교 서울연회는 지난 21일 서울 창성동 자교교회(신현구 목사)에서 ‘2013 생명밥상 워크숍’을 열었다. 그간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오던 기환연의 여섯 번째 생명밥상 관련 행사였다.

성경 속 ‘밥상’
이날 ‘성서를 통해 맛보는, 생명밥상 평화세상’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영남신대 정경호 교수는 “식탁은 하나님나라의 맛을 볼 수 있는 식탁이어야 한다”며 “그 식탁 위에서 먹는 밥 또한 배고파서 먹는 밥이 아니라 이야기하면서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생명의 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밥상머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대충 얼버무려 기도한 후 아무런 생각 없이 대충 먹거나, 급한 마음으로 허둥지둥 먹거나, 배고픈 허기를 때우기 위해 먹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하나님을 맛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밥 한 숟갈을 뜰 때마다 밥 한 알 속에 들어있는 신비하고도 오묘한 하나님 세계를 생각해야하고, 그 속에 있는 미미한 나 자신과 섬기고 봉사할 작은 이웃과 교회, 세상을 떠올리며 천천히 음미하며 먹어야 합니다.”

생명밥상을 이야기 한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할지 이야기하는 것이 보통인데, 정 교수는 생명밥상에 담긴 의미를 성경 속에 찾아 풀어냈다.

그가 처음 내놓은 성경 속 식탁은 ‘에덴의 밥상’. 창세기 속에서 아담과 하와가 먹던 음식은 모두 ‘지역 농산물’이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의 먹거리들 중 지역에서 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호주산 쇠고기, 중국산 고사리, 필리핀에서 온 바나나 등 다른 곳에서 들여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정 교수는 “우리의 밥상에 들어오기까지 긴 시간과 많은 기름이 소요된 ‘푸드마일’의 음식과 온갖 기름과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뿜어낸 이산화탄소 마일,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뿌린 갖가지 첨가물은 에덴의 밥상과 거리가 멀다”며 “에덴의 밥상에는 닭튀김과 도넛에 든 트랜스지방도, 환경호르몬도, 각종 육류의 항생제도 없었다. 온전한 유기농의 생명살림 먹거리가 바로 에덴의 밥상에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성경에는 ‘탐욕의 밥상’도 나타난다. 헤롯왕의 밥상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당시 헤롯의 밥상은 아마 로마의 것과 흡사했을 것입니다. 당시 로마의 귀족들의 밥상은 에피타이저가 두 차례, 본 요리는 살찐 어린 닭, 암퇘지 요리, 토끼요리 등 세 차례, 구운 생선, 수컷 멧돼지고기, 삶은 송아지고기 등의 진수성찬이었습니다. 헤롯의 생인잔치에 차려진 밥상은 먹고, 마시고, 토해내며 다시 먹기를 반복한 잔치였는데, 그 잔치의 절정에는 세례 요한을 죽여 그의 목이 올라왔습니다. 헤롯의 밥상은 그야말로 죽음의 밥상이요, 죽임의 밥상인 셈입니다.”

그는 또 “당시 가난한 사람들은 주로 보리로 만든 거친 빵, 곡물로 만든 국수와 옥수수 가루 죽을 먹었다”며 “먹을거리가 없을 경우에는 세례 요한처럼 석청이라는 들꿀과 야생나무 열매도 먹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워크숍 후 차려진 생명밥상을 참가자들이 맛보고 있다.

잔반 줄여 주신 생명 살리자
그동안 열렸던 워크숍이 어떻게 하면 생명밥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인 생명밥상 지도자교육을 위주로 열렸다면, 올해는 생명밥상 참여 교회들의 생명밥상 운동 활성화를 위한 제안으로 꾸며졌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유미호 실장은 “전국적으로 연간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4백만 톤이나 된다”며 “매립이든 자원화든 이 쓰레기들을 처리하는데 20조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고 한다. 이는 2013년 새롭게 책정된 서울시의 예산과 비등한 수치”라고 말했다.

생명밥상 운동의 강조점 중 하나는 바로 ‘잔반 처리’ 문제. 이에 대해 참가자들의 질문도 쇄도했다.
한 참가자는 “음식물 쓰레기 제로에 도전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 아니냐”며 “식재료 중 폐기율이 높은 재료들을 감안하면 0%는 불가능에 가깝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유 실장은 “이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를 말려서 버리느냐, 그냥 버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음식물쓰레기를 말려서 갈아 친환경 비료로 쓰는 등의 실천으로 월등히 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잔반을 줄이기 위해 식사 인원을 미리 확인 한다던가 상을 간단히 차리는 등 참가자들은 하나님이 주신 음식을 보다 값지게 먹고, 주신 환경을 깨끗하게 사용하기 위해 의논을 이어갔다.

한편, 12월 5일에는 ‘교회 생명밥상’을 위한 강화도 기행도 이어진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홈페이지(www.greenchrist.org)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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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3-11-27 00:51:11
사람은 말씀으로 창조되었고 말씀으로 보호받는다. 사람의 생명은 말씀 안에 있고, 말씀과 연결된다. 사람의 죄로 인해 말씀이신 하나님이 떠나가셨다(창6:3). 사람에게 생명을 채워 주시는 말씀의 선(線)이 끊어짐으로, 그 남아 있는 것으로 살다가 등불같이 꺼져 죽는다. 말씀 안에 생명이 있으니 생명의 말씀이 충만한 밥상이 진수성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