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여행을 ‘목표’가 아닌 ‘시작’으로 인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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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선교여행을 ‘목표’가 아닌 ‘시작’으로 인식하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8.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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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상 후속 프로그램보다 구체적 과정 마련 시급

해마다 여름이면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단체복을 입고, 손을 마주잡고 눈을 감은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기선교여행을 떠나는 교회의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증거다. 교회의 규모와는 상관없다. 선교적 교회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각 개교회에 단기선교여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갈수록 단기선교여행을 떠나는 교회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함께 문제점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 그 중에서도 단기선교여행이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 같다는 우려는 이미 선교계에서도 대안을 모색 중인 문제 가운데 하나다. 분명 목적을 가지고 준비된 여정이 나중에는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귀국 후에도 목적을 이어가는 후속프로그램을 갖는 것이 좋다. 단기선교 후속 프로그램,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기적 안목 가져야
선교한국 상임위원장 이대행 선교사는 단기선교훈련을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선교사는 “다녀와서는 기도모임, 보고회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로 부산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처음의 열정이 사그러들고 단기선교여행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겨울단기선교를 떠나는 교회의 경우에는 그 간격이 짧아 열정이 덜 식지만, 교회 사정상 다시 여름사역으로 진행되면 제대로 된 후속 프로그램이 없으면 아무래도 선교적 마인드를 오래 가지고 가긴 힘들죠.”

그는 “단기선교여행의 포커스는 바로 공동체의 각성”이라며 “여기서 각성이라는 것은 단기선교여행을 통해 지역사회 복음전도, 기도모임, 하나님을 추구하는 마음가짐 등이 공동체 내부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그런 모임은 장기적으로 선교사 지원강화, 선교사 파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역 후 선교적으로 구체적인 경과가 드러나는 것이 좋다는 것.

단기선교여행은 사후변화가 그 목적이요 핵심이라는 것이 이 선교사의 생각이다.

실제 선교한국의 경우 2012년 발표한 ‘21세기형 단기선교여행 표준지침’을 통해 사후관리의 경우 ‘장기적 안목을 갖도록 하며, 개인의 선교적 삶과 교회의 선교역량 강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선교현지 평가를 포함한 사후관리 준비는 선교지에서 귀국 전부터 준비되어야 한다. 단기선교여행은 참가자들의 소명, 동원, 중보기도, 선교후원, 선교훈련, 선교사 헌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활용되어야 한다.’ 등의 지침을 내놨다.

선교적 멘토링
한국OMF 손창남 선교사 또한 “단기선교여행은 목표가 아닌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보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단기선교를 하나의 자랑으로 치부하는 행태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단기선교여행이 자랑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의 교회는 이미 미셔널처치(선교적교회)라는 개념이 부족한 교회죠. 단기선교여행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사역을 계기로 어떤 일들을 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는 교회가 단기선교여행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후속 프로그램으로 선교적 멘토링을 추천했다. 보통의 멘토링과 다른 점은 ‘선교적인 마인드를 심어준다는 점’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손 선교사는 “되도록 선교전문가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선교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진 사람이 선교적 멘토링을 진행해야 한다”며 “선교적 멘토링을 통해 단기선교사들이 선교 후 갖게 되는 궁금증을 풀어주고, 선교에 대한 꿈을 갖게 된다면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까지 감당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기선교여행을 통해 뭔가를 얻으며 배우고 난 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귀 기울이는 총체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중국 쓰촨성의 한 낙후된 지역에는 수십 개의 한국 단기선교 팀이 찾았지만, 장기 선교사로 지원한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일본의 한 간호사가 그 지역을 찾고 장기선교사로 지원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십 개의 한국 단기선교 팀, 그리고 한 사람의 일본 장기선교사. 생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선교지와의 지속적 교류
인천 빛의교회(안기성 목사)의 경우 필리핀으로 떠난 단기선교를 마치고 지난 주 목요일 귀국했다. 빛의교회는 이미 종족입양을 거쳐 선교지 이양까지 마쳐가는 교회. 필리핀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비전캠프를 위해 학생, 청년들을 따로 적금을 들어 선교비용을 마련한다.

안기성 목사는 “교류를 통해 주기적으로 찾는 선교지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과 교회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선교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빛의교회는 담임목사 뿐만 아니라 팀 리더들이 선교지 사역자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등의 교류를 통해 교회 내에서 선교지를 위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안 목사는 “선교지의 사람들과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다”며 “선교지와의 지속적인 교류가 가장 효과적인 후속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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