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지려(心信之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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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지려(心信之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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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0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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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기 목사 / 예수로교회

어디를 보나 나무랄 데가 없는 한 여자가 있었다. 한 가지 숨겨진 큰 콤플렉스가 있다면 그녀에게는 눈썹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리고 다녔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러던 이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자기만의 비밀이 들키지 않을지 항상 마음에는 불안했다.

남편의 사업이 부도가 나게 되었다. 결국 연탄배달을 하게 되었다. 남편은 앞에서 끌고 여자는 뒤에서 밀며 열심히 연탄을 배달했다.

불어오는 바람에 연탄 가루가 날려 여자의 얼굴은 온통 시커먼 연탄 가루투성이가 되었다. 눈물이 나고 답답했지만 숨겨온 얼굴의 비밀이 드러날까 봐 여자는 얼굴을 닦을 수가 없었다.

그때 남편이 걸음을 멈추고 아내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아 주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내의 눈썹 부분만은 건드리지 않고 얼굴의 다른 부분을 말끔히 닦아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눈물까지 다 닦아준 후 다정하게 웃으며 남편은 다시 수레를 끌기 시작했다.

아내는 남편의 모습 속에서 허물과 연약함과 과거를 덮어주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았다.

믿음은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고 했다. 외모와 스팩(spec)이 인격의 기준이 되는 요즈음 세대에 세상 끝 날에 참 믿음을 보겠느냐고 하신 주님의 음성이 오버랩(overlap)된다.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이번 중국 국빈방문은 ‘대통령 박근혜’라는 무게에 더해 ‘인간 박근혜’의 면모를 각인시킨 뿌듯한 심신지려'(心信之旅)의 여정이다. 지난 5월 방미 당시 슬로건은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신뢰 동맹'(Bound by trust forward together)이었는데 이번 방중의 슬로건을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으로 화두를 잡았다. 심신지려의 취지에 맞게 신뢰를 갖고 두 나라 간에 우의를 다진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번 방중을 통하여 박 대통령의 인상을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온유함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어 구사능력에 고전(古典)에 대한 소양과 고위급 인사들과의 인연과 적절한 색상의 의상을 선보임으로 연(緣)문(文)색(色)의 품위가 중국 사람들에게 많은 감명을 준 것이다. 개인적인 가족사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국과 결혼했다는 그녀의 눈물을 온 국민이 닦아주었고 그 신뢰의 바탕 위에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어 G2 정상들과 함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박 대통령의 소신을 높이 평가하는 중국 언론의 보도가 신선하다.

국제정치에서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중국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국가이익에 따라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나라다. 3000년 이상 중국을 지배해온 사상은 톈샤구완(天下觀)이다. 우주의 중심인 태양을 다른 행성들이 좇는다는 사상이다.

현실에서는 세계의 중심은 중국이며 변방 국가들이 중국의 패권적 지위에 승복하는 범위 안에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아편전쟁(1840∼1842)이후 청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1912년) 70년 동안 중국은 서구세력에 의해 유린당했고 1949년 건국 이후에도 미국과 소련에 의해 철저하게 견제당하면서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20세기를 보냈다.

삼국통일 전쟁에선 승리했지만 우리 나라 왕관인 금관을 벗고 중국식 관을 쓴 신라왕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외교의 근간은 힘이다. 심신지려가 심신지로(心身指路)가 되어야 한다. 예수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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