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의 떡이신 그리스도, 우리의 경험과 공식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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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의 떡이신 그리스도, 우리의 경험과 공식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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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6.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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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직 교수의 십계명에서 찾아낸 그리스도인의 삶 (43)

하나님의 공식

▲ 백석대 조직신학
다음날 먹을 양식을 미리 거두지 말라고 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제6일에는 그와 반대되는 명령을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섯째 날에는 이틀 분을 거두라고 명령하신다. 다음날 먹을 양식을 더 거두었다가 그 양식이 벌레 먹고 썩은 것을 경험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놀라운 명령이었다.

평일에 더 거둔 만나는 그 다음날 썩는다는 것이 이스라엘 백성이 경험을 통해 완성한 공식이었고 지식이었다. 그리고 그 공식은 6일 동안 어김없이 지켜졌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공식에 얽매이는 분이 아니다. 그 공식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이다. 그러하기에 하나님은 그 공식을 없애고 다른 공식을 만드실 수도 있다. 하나님은 그분이 만드신 공식에 반드시 얽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다시 뒤집는 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 6일 동안 그 다음날 양식을 미리 거두지 말라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령하셨다. 그들에게 매일 신선한 양식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도록 하시기 위해서였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여섯째 날에는 이틀치 양식을 거두라고 명령하신다. 그들에게 참된 안식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고 그분을 신뢰하도록 하시기 위해서였다.

때때로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행동은 일관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치유 불가능해 보이는 질병을 고쳐주시던 하나님께서 치유 가능해 보이는 질병을 허용하시기도 하신다. 기도할 때마다 곧바로 응답해주시던 하나님께서 동일한 일에 대해 다시 기도할 때 도리어 침묵하시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나님은 동일하신 분인데도 스데반과 같은 사람은 돌에 맞아 죽도록 하시고 사도 요한은 장수하도록 하신다. 베드로는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고서도 사도 요한의 거취에 대해 궁금해 했다.

그는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사옵나이까?”(요21:21)라고 주님께 물었다. 그런데 주님의 대답은 분명했다.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요21:22).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할 때마다 그 경험들을 모아 공식을 만든다. 그리고 그러한 공식은 대체로 쓸모가 있다. 그러나 그 공식으로 하나님을 제한하고자 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하나님은 그분이 원하시면 언제든 우리의 경험과 공식을 뛰어넘으실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을 우리의 개념에 가두고 그분을 통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을 따르는 일은 나의 유한한 경험과 판단을 내려놓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제한된 경험으로부터 공식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 우리의 본능이고 습관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또 다른 공식이 생겼을 수 있다. 6일 동안은 다음 날 양식을 미리 거두면 그 양식이 썩을 것이며, 여섯째 날에 안식일용 양식을 미리 거두면 그 양식이 썩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공식마저도 깨신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이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 기간 동안 먹이시는 분이심을 후손들에게 기억시키시기 위해 광야에서 한 사람의 하루치 양식이었던 만나 한 오멜을 항아리에 담아 증거판 앞에 두어 보존하도록 하셨다(출16:32-35). 그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40년을 지내는 동안 썩지 않고 잘 보존되었다. 그 만나는 영원토록 썩지 않고 우리의 양식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예표이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양식은 일시적이고 제한되고 썩을 수밖에 없다는 우리의 경험에서 나온 모든 공식을 넘어서신다. 그리스도는 영원하며 무한하며 썩지 않는 영생의 양식이다. 그리스도를 떠난 삶은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삶이다(호4:10; 학1:6). 양식을 위해 아무리 저축하고 보존해도 그 양식을 보존할 수 없는 삶이다(미6:14). 하나님은 그리스도 외에 다른 양식에 의지하려는 사람들에게서 그 양식을 끊으신다(레26:26). 하지만 우리에게 있는 양식이 썩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큰 복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있는 양식이 일시적이고 썩을 수밖에 없다는 경험을 해야 비로소 우리는 영원한 양식이신 그리스도에게로 나아오기 때문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고 예수께 나아온 무리를 향해 그리스도께서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요6:26-27)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매일 공급하시는 떡을 대할 때 떡 자체에 만족하지 말고 그 떡이 가리키는 영생의 떡,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영생의 떡은 우리의 제한된 경험과 공식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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