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일상’은 누군가가 그토록 원하던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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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은 누군가가 그토록 원하던 ‘행복’이었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4.30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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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 이경림 외 지음 / 규장

‘가장 낮은 곳에서 꿋꿋하게 피어난 아름다운 아이들의 고백’. 이 책의 부제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글ㆍ그림잔치 20주년을 기념해 대표작으로 엮은 이번 책은 아이들의 상처, 그 속의 희망 그리고 꿈을 살펴볼 수 있다.

빈곤의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생각. 어려운 형편에 놓인 아이들이었지만 그들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상처와 묶임을 표현하고, 그 모습에서 치유되는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바라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들이 어떻게 살았던지, 어떤 모습이던지, 어떻게 아팠던지 상관없이 하나님이 만드신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예쁜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것. 이 때문에 제목 또한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로 지어졌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이경림 대표는 “21년 전 가을, 부스러기선교회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매달 전국 탁아방과 공부방에서 보내온 삐뚤빼뚤한 아이들의 글을 만나게 되었다”며 “맞춤법도 틀리고 문맥도 맞지 않지만, 짧은 몇 줄의 글에서 아이들의 사는 이야기, 친구 이야기, 동네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아이들, 학교에서 한 번도 상을 타보지 못한 아이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도 교실 뒤 게시판에 걸린 적이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격려하고 칭찬해주고 싶었다”며 “그때 하나님께서는 ‘아이들의 글과 그림을 통해 세상에 알려라. 그러나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을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렇게 시작된 ‘부스러기 글ㆍ그림잔치’. 듣는 이들은 적었지만, 20년 동안 매년 꾸준히 연약한 자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진행됐다.

책에 실린 많은 작품들 중 일곱 살 권하늘 어린이의 ‘배가 고팠다’라는 글을 읽었다. 일곱 살. 아직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나이의 아이는 그저 배가 고팠다고 말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옛날에 돌아가셨다. 우리 집에는 아빠, 엄마, 언니, 나뿐이었다. 점심시간이 다 됐다. 집에 밥이 없었다. 그래서 옆집에서 밥을 먹었다. 그래도 배가 고팠다. 밥을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팠다. 병원에 가도 문이 잠겨 있었다. 그래서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배가 고파 옆집 문을 두드리는 아이의 작은 손, 여기 저기 가족을 찾아 헤매는 아이의 얇은 다리. 고된 노동으로 거칠어진 손, 문을 잠그고 일터로 향하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굳게 잠긴 집 문고리를 몇 번이고 돌려보다 이내 주저앉는 모습. 문맥도, 내용도 엉망인 글 속에서 한 아이의 형상이 어렴풋이 비친다. 부모님의 돌봄을 받지 못해 바깥으로 내몰린 아이.

이 책에서는 철저히 방치당한 빈곤 속의 아이들을 하나, 둘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있어 우리의 일상은 하나님께서 주신 큰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늘 불평을 일삼는 아이, 식사 시간이면 반찬투정을 하는 아이, 더 좋은 곳에 놀러가지 못한다고 부모님께 떼쓰는 아이. 부모님과 함께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굉장한 행복이 그를 감쌀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가난의 어려움과 버림받은 아픔, 절망스러운 환경 속에 있지만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글을 보고 있으면 하나님이 그들에게 심어주신 영혼의 힘이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이 아이들의 선한 마음! 그 마음은 우리를 당신의 형상대로 만드시고 보시기에 참 좋았더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마음일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 아이들 안에 하나님의 형상이 온전히 회복되어 천국의 꽃으로 피어나도록 돕는 것이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사명임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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