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진단 도입한 '성은교회' 어떤 변화 생겼나
상태바
목회진단 도입한 '성은교회' 어떤 변화 생겼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3.04.29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회의 ‘건강검진’ 나선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지난 22일 과천소망교회서 예장 백석과 공동 학술대회 개최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바로 서는 교회 위해 신학자들 구슬땀

1992년 서울 강서지역에 창립된 성은교회(담임:김광연 목사). 20년 역사를 이어 온 성은교회는 김광연 목사의 목회리더십 아래 약 300명 규모로 꾸준한 성장을 일궈냈다. 현재 ‘은혜로운 교회, 건강한 교회, 성장하는 교회’라는 표어 아래 강서구 지역사회를 섬기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성도수 300명의 안정적 규모에서 성은교회는 별반 어려움이 없었다.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도 원만했고, 김광연 목사는 목회 초기부터 ‘강해설교’를 고집해왔다. 김광연 목사는 “오늘날 강단이 윤리와 도덕, 혹은 복을 강조하는 것으로 변질되는 것을 보면서 성경 본문을 해석하고 성도들에게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마음먹었고, 20년 넘게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건강하게 성장해왔지만 어려움은 과연 없을까. 성은교회는 과감하게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의 목회진단 프로그램을 수용했다.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일종의 건강검진이었다.

지난 22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열린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제5회 정기 학술대회에서는 실천신학자들의 목회진단 후 지난 1년 간 교회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한 성은교회의 사례가 소개됐다. 겉으로 보기에 교회 내부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목회진단 후 성은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다시 세우고, 말씀으로 무장한 성도들을 길러내는 역동적인 교회의 모습으로 변화를 이뤄냈다. 세밀한 평가가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의 목회진단 프로그램은 전체 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로부터 시작된다. 조사 내용에 대해 성도들의 이해를 구한 후 전체 교인에게 설문지를 배포하고 93부의 설문지를 수거했다. 중직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도 진행했다. 설문지는 통계처리 프로그램에 의해 정확하게 분석됐고, 신학자들의 심층적인 분석을 거쳐 총 55페이지 분량의 목회진단 보고서로 나왔다. 이것은 모두 지난해 5월에 일어난 일이다.

목회 진단 후 성은교회는 실천신학회의 교회회복 프로그램을 받아들였다. 신학자들은 교회 담임 목사와 중직자들에게 교회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교회에 허락된 잠재력이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교회의 비전과 핵심가치를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그 결과 성은교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 성은교회의 목회 진단 결과

목회진단 결과 성은교회 성도들은 예배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93% 그렇다 답변) 성도들은 “예배가 감동적이고 은혜롭다”고 대답했고, 설교에 대한 만족도 역시 92%의 응답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목회자의 인품과 인격을 묻는 질문에는 80%의 응답자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설교와 예배의 만족도에 비해 다소 낮은 비율이었다.

김광연 목사는 그동안 성도들과의 개별접촉을 피하고 주일에만 말씀을 통해 성도들과 교제해왔다. 신학교 강의도 병행하고 있어 전적으로 목회에 헌신하지 못하는 것도 성도들이 거리감을 느끼는 원인이 됐다.

김 목사는 “지난 1년 간 교회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성도들과 문자를 나누고, 전화 심방을 했다. 성도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칭찬을 습관화 하며, 말은 적게 하고 귀 기울여 듣는 연습도 했다. 그 결과 성도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청년들도 생명력 넘치게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역시 “목회자의 인격과 목회 리더십에 대한 교인들의 만족도는 담임 목회자가 성도 한 명 한 명의 신앙생활에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고 중보기도 해주느냐에 달려 있다”며 방학을 이용한 단기선교와 직분자 국내 전도여행 등을 권고했다.

성은교회의 약점은 하나 더 있었다. 기존 성도 간에 친밀도가 높고 예배와 설교 만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새신자 정착률이 저조했다. 연구팀은 “교인 간의 높은 친화성과 제직 만족도는 소그룹을 인도하는 인도자들이나 교사들이 모임 참여자들인 기존 신자들과 성경 말씀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고난을 위해 함께 중보 기도하는 가운데 변화와 성숙을 끌어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에 집중된 나머지 새신자들의 수준이나 관심이 소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불신자나 새신자를 품을 수 있는 새신자 확보 프로그램을 개발하라”고 권고했다.

성도들이 정기 기도회에 참석할 필요성을 자극하기 위해 실제 기도 응답의 사례도 지속적으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성은교회는 금요기도회 때 간증시간을 마련하고 성도들의 삶에서 제기되는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기도로 응답받은 내용을 생생하게 간증토록 했다. 그 결과 기도회 참석이 늘었고, 성도들은 강력한 도전과 위로를 받았다.

김광연 목사는 “막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이번 진단을 통해 구체적으로 개혁하고 변화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5주 동안 직접 새신자반을 이끌고 나니 90%가 넘는 새신자가 정착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목회진단 프로그램 후 단점을 최소화하고 지역 복음화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도구로써 교회를 세우는 일에 자신을 얻었다”며 “교회와 성도가 새롭게 변화되고 부흥하는 경험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 건강한 교회 발굴하고 알릴 것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는 이미 교회 건축 후 내부 분열을 겪은 교회에 대한 진단과 교회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으며, 건강한 교회들을 다시 점검하면서 잊었던 비전을 찾아내고 한국 교회의 모델교회를 찾아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신학회 지도위원이자 목회진단 프로그램을 주도한 백석대 김상구 교수는 “예수님의 생명을 구현하는 교회는 다양한 목회사역을 유기적인 생명체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회자와 복음전도자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말씀의 씨앗을 뿌리고 가르쳐서 회심을 경험하게 하고, 구원의 확신에 도달하게 인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자들이 모인 신앙공동체는 예배와 설교, 성경공부와 친교, 상담, 심방, 교육, 구제, 봉사 등 전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지역 교회 현장에서 좀 더 강력하게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목회진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또 신학교 교수들이 목회 현장을 직접 연구함으로써 검증된 통합적 목회철학을 신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비전도 담겨 있다.

김상구 교수는 “위기에 처한 교회를 위해 목회진단을 하기도 하지만 건강한 교회를 발굴하고 바람직한 모델로 소개하는 것도 우리의 목표”라며 “교회에 내재된 부정적 성장 저해 요인을 찾아내고, 긍정적인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으로 세상과 사람을 살리는 신학을 추구한다. 한국 교회에 영이 살아나도록 돕는 신학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개혁정신인 ‘5대 솔라’가 살아있는 교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실천운동으로 지난 2011년 5월 30일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를 창립하고 신학자들이 직접 나서서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목회진단과 교회회복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김상구 교수는 “교회회복 프로그램은 목회자들이 목회 현장에서 개혁주의생명신학에 기초하여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고, 하나님이 주인되는 교회를 세우도록 지도하는 것”이라며 “이번 성은교회 사례를 계기로 먼저 예장 백석 산하 노회로 들어가 현장을 면밀히 진단하고 교회를 건강히 세우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