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만족도 하락 … ‘종교성’ 점차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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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만족도 하락 … ‘종교성’ 점차 약화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4.1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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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기독교인의 신앙생활 및 의식수준 조사결과 발표

믿음 갖고 있지만 10명 중 1명은 교회출석 거부하는 상황
예배ㆍ헌금ㆍ성경읽기ㆍ전도 등 신앙생활 과거에 비해 낮아져
목회자와 성도들의 영적, 윤리적 수준 향상이 교회의 최대 과제

한국 교회 성도들의 경건생활을 비롯해 소속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충성도는 아직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점차 이와 같은 종교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초 ‘2012년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던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전병금 목사)가 지난 19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제23차 열린대화마당’을 열고, 개신교인들의 신앙생활 및 의식수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부분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구체화시킨 것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독교인 중 ‘현재 교회에 다니고 있다’는 응답자는 89.5%였으며, 명목상의 기독교인으로서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경우도 10.5%였다. 신앙은 갖고 있지만 10명 중에 1명 정도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목회자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19.6%) △성도들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이기 때문에(17.7%) △헌금을 강요해서(17.6%) △시간이 없어서(15.8%) 등으로 답했다.

특히 ‘목회자 문제’를 지적한 비율이 지난 2004년 6.0%에서 2012년 19.6%로, ‘교인 문제’라는 비율이 같은 기간 7.8%에서 17.7%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원규 교수(감신대)는 “현재 한국 교회의 현실이 교회를 외면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기독교인이 적지 않다는 것은 결국 목회자와 성도가 교회답지 못하다는 것으로써 이에 대한 반성과 변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교회생활 가운데 예배 참석비율은 어떨까. 주일 대예배 출석률은 ‘매주 참석’한다는 비율이 67.6%에 이르고 있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의 교회 출석률인 3~10%, 미국이 25% 정도라는 사실에 감안한다면 현저하게 높은 출석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주일간 어떤 예배에 참석했는가’라는 질문에 주일 대예배 출석률은 95.8%로 매우 높았지만 주일오후예배(32.9%), 수요예배(29.4%), 구역예배(13.2%), 새벽기도회(9.3%), 철야기도회(8.7%)로 나타나는 등 예배 참석률이 대예배에 편중돼 있었다.

특히 대예배에 참석하는 비율도 여자 성도(73.7%)가 남자 성도(59.9%)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도 장년과 노년층이 높게 나타나는 등 교회 내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18~29세 55.4%, 30대, 61.6%, 40대 69.0%, 50대 71.0%, 60세 이상 77.6%).

성도들의 월 평균 헌금 액수는 22만2천원으로 조사됐다. ‘10만 원 이하’는 35.9%, ‘11~30만 원’은 39.1%, ‘31만 원 이상’은 22.6%였다. 기독교인의 1인당 헌금 액수는 불교의 4.7배, 천주교의 2.8배에 이르는 등 교회 재정적인 측면에서 타종교인에 비해 헌신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십일조 헌금의 비율은 다소 낮게 나타났다. ‘매월 정기적으로 수입의 1/10을 정확하게 하는 편이다’라고 응답자는 26.0%였다. 이는 지난 1998년 32.8%, 2004년 29.5%에 비교할 때 낮아지고 있었다. 이밖에 △매월 정기적으로 하지만 1/10을 정확히 지키지 못한다(26.1%) △십일조를 하지만 매월 정기적으로 못한다(19.9%) △십일조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28.0%) 등의 응답도 나왔다.

전도생활의 경우에도 천주교(23.5%), 불교(4.0%)에 비해 25.8%로 높게 나타났지만 지난 1998년 28.5%, 2004년 26.4%에 비해 약간 낮아졌다. ‘전도를 해 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는 △생활이 너무 바빠서(36.4%) △자신의 신앙이 모범적이지 못해서(29.6%) △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어서(23.1%) △구원의 확신이 없어서(10.0%) 순이었다.

‘최근 1년 내 전도 경험이 있는가’란 질문에서도 평균 2.9명으로 타종교인(불교 1.8명, 천주교 2.0명)에 비해 적극적이었지만, 기독교인의 평균 전도 숫자는 1998년 3.5명, 2004년 3.2명에 비해 계속 줄고 있어, 전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보여줬다.

전도 경험이 있는 기독교인의 경우에도 가장 최근의 대상은 이웃/친척(47.2%), 친구/선배(42.6%)가 월등히 많았고, 다음은 직장동료(4.4%), 부모(2.5%), 자녀(1.4%), 배우자(1.3%), 기타(0.5%) 순으로 나타나는 등 전도 대상은 주로 가까운 주변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특히 노방전도나 축호전도에 대해 기독교인 중 49.2%는 ‘비난 받더라도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50.8%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축호전도를 하더라도 모르는 가정보다는 주로 이웃, 친척, 친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경 읽는 시간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한 주간 동안 성경을 전혀 읽지 않는 성도도 무려 41.1%로 나타났다. 성경을 읽는다하더라도 ‘1시간 이하’의 경우 35.1%, ‘2~3시간’이 21.1%, ‘4~5시간’ 1.6%, ‘6시간 이상’ 1.2% 등으로 한 주간 성경을 읽는 시간은 평균 48분으로써 1998년 66분, 2004년 62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결국 교인들의 삶이 그만큼 여유가 없어지고 있거나 개인적인 종교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반영된 결과다.

‘기도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29.1%였다. ‘10분 이하’가 18.4%, ‘11~30분’ 31.6%, ‘31~1시간’ 15.1%, ‘1시간 초과’ 5.5%로 나타나는 등 하루 평균 기도 시간은 24분으로써 2004년 27분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다소 줄어들었다.

담임 목회자의 리더십, 기도와 예배의 영성, 교회사역에 대한 평신도의 참여, 지역사회 봉사, 전도, 교회교육 등 교회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은 6.8%로써 ‘약간 만족’(69.7%), ‘보통’(21.6%)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는 1998년 24.3%, 2004년 23.1%의 응답자들이 ‘매우 만족한다’라고 응답한 것에 비교할 때도 상당히 낮은 결과다.

전반적으로 목회자의 목회사역에 대한 만족도도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었다. ‘설교’(1998년 4.38%, 2004년 4.35%, 2012년 4.11%), ‘지도력’(1998년 4.30%, 2004년 4.26%, 2012년 4.0%), ‘솔선수범’(1998년 4.36%, 2004년 4.31%, 2012년 4.0%), ‘물질욕심 없음’(1998년 4.16%, 2004년 4.09%, 2012년 3.88%) 등의 결과를 나타냈다.

이원규 교수는 “비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기독교인들도 한국 교회의 성장제일주의, 교파분열, 양극화, 개교회주의, 목회자의 비도덕성 등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잃어버린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회복을 위해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영적, 도덕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한국 교회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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