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관이 명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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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관이 명관이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3.22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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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강세, 성경 애플리케이션은 뭔가 아쉽다

최근 LP판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카세트 테이프, CD, 그리고 지금의 MP3라는 틀이 생겨나면서 사장되다시피 했던 LP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이유는 옛것에 대한 향수가 가장 클 것이다. 모 연예인은 LP를 듣는 이유에 대해 “LP는 진짜를 듣는 것 같아 좋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출판시장 또한 힘들다고 한다. 책으로만 정보를 얻던 시대에서 스마트폰 전자북 애플리케이션을 받으면 책을 다운로드 받아 읽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도 세상과 함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실 취재현장을 둘러보면 스마트폰을 성경으로 대체한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대한성서공회도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용 성경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등 시대의 흐름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간편함 속에서 막상 스마트폰 안의 성경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잃는 것도 만만치 않다.

먼저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등의 성경 순서를 잊게 된다는 것이 첫 번째. 각 성경과 장, 절을 선택하면 내가 원하는 말씀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목적이 오로지 한 가지인 성경과 달리 스마트폰은 여러 가지 목적(게임과 유희의 기능)을 지녔기에 그 순수성이 조금은 떨어지는 것도 같다. 물론 성경을 읽는 이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무언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전해진 것은 1800년대. 어렵사리, 여러 절차를 거쳐 들어온 소중한 성경은 빠르게 반포됐다. 당시 성경은 문맹률이 높던(특히 여성 문맹률이 높았다) 조선에 여성들도 글을 알게 한 하나의 계기로 전해진다. 교회를 갈 때 많은 성도들의 가슴에 품어져 있던 성경은 우리 한국 교회를 성장하게 한 하나의 원동력이었다.

요즘 교회로 향하는 젊은이들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그 안에 성경이 있다는 부연이 붙는다. 성경에 형광펜, 빨간색 볼펜으로 줄을 그으며 말씀을 묵상하던 때가 불현듯이 그립다. 특유의 향기가 서린, 그리고 그 향기를 예수님의 향기라 상상하던 성경책이 그립다.

더욱 편안한 삶으로 변화하는 요즘, 고난주간을 맞아 옛날 우리 믿음의 조상들이 받았던 은혜를 두터운 성경책을 통해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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