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일구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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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일구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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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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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웅 목사 (동면교회)

생명을 일구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여러 면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제게 있어서 하나님은 포도원을 가꾸는 농부 하나님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생명을 가꾸고 돌보며 키우기 위해 땀 흘리시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야말로 유쾌하며 상쾌합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생명을 기쁘게 일구셨다는 것입니다. 농부가 그러하듯 그 속에서 여러 다양한 열매를 맺으셨죠.

태초의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은 말씀의 씨앗을 가지고 생명을 지으셨지요? 혹은 흙을 당신이 손수 빚어가며 생명 하나하나를 낳으셨습니다. 마치 농부의 마음처럼 말입니다. 그러기에 제게 있어서 하나님은 당연히 농부 하나님이십니다. 생명을 돌보는 믿음에 있어서는 애쓰고 염려하는 것이 농부나 하나님이나 감히 같다고 봅니다.

특히 농부의 마음은 언제나 생명을 볼 때 나약하고, 비실비실한 생명의 싹에 더 눈길이 갑니다. 이러한 농부의 모습처럼 성서 속의 하나님 역시 소외되고, 배제된 변방의 가난한 생명에 관심을 가지는 면에서 똑같습니다.

말씀으로 생명을 낳는 일이나, 흙을 빚어서 생명을 낳았다고 하니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전 어느 과학 잡지에서 본 내용입니다.

인간의 모든 신체의 기능들을 인공으로 만드는데 제일 마지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여자의 자궁이랍니다. 왜냐하면 생명을 잉태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이 생명의 자궁을 2030년도가 되면 인공자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여자들은 굳이 애 낳을 때 아파 할 필요도 없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인공자궁이 알아서 다 애를 낳아 줄 테니까요.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닙니까? 이런 이야기를 제 아내에게 했더니 아내가 말하길, “그래도 나는 내 힘으로 애쓰고, 땀 흘리며, 너무 힘들고 아파 소리도 박박 지르며, 내 생명, 내 아이를 낳을 거야”하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면에서는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그렇게 생명을 낳고 길러 봐야 참다운 생명의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농부가, 여인이 그러하듯, 그분도 온 피조물을 그렇게 낳으셨기에 하나하나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우리보다 더 그분은 세밀하게 온 생명의 피조물을 돌보기 위해 유기농 농부처럼 아낌없이 내어주고 내어 줍니다.

충청북도 제천과 경상북도 풍기 영주 사이에는 큰 산이 있습니다. 바로 소백산입니다. 이 산자락에서 공동체 마을과 함께하는 어느 신부님의 이야깁니다.

어느 날 공동체 마을에 송아지가 태어났습니다. 마을 공동체의 가족들은 그 경사스런 순간을 모두 지켜봤죠. 어미 소는 태반의 양수를 다 마시더니 하얀 막에 덮여 있는 송아지를 혀로 핥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코를 핥아 숨을 트여주고, 잠시 뒤 눈을 핥으니 뻐끔 뻐끔 눈을 뜨고 보는 게 아니겠어요?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양수에 젖어 물에 빠진 송아지는 뽀송뽀송한 털을 입은 누런 송아지로 거듭났습니다.

어미는 앉아있는 새끼를 입으로 이리저리 굴리면서 무릎을 집중적으로 핥아주었습니다. 새끼가 일어나도록 무릎에 힘을 넣어주고 있었던 것이지요. 20분 정도 지나자 송아지는 비틀거리면서 일어나 보려고 안간 힘을 쓰더군요. 그 사이 어미는 틈만 나면 송아지의 무릎을 계속해서 핥았습니다. 일어서고 넘어지기를 몇 번씩 반복하던 송아지가 마침내 우뚝 일어섰습니다. 그러자 어미 소는 송아지 곁으로 다가가 젖을 물렸습니다. 낳는 것뿐 아니라 끊임없이 무릎을 핥아주는 생명을 먹고 자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문득 누군가가 저의 무릎을 핥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릎을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느낌으로는 언제나 무릎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 곁에서 핥고 계신 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로 생명의 농부 하나님이십니다.

이 생명의 농부 하나님께서 언제나 땀 흘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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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3-02-12 22:19:37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만물의 아버지이시다. 하나님은 창조한 만물을 사랑하신다.
아담 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그대로 이루셨다. 이는 하신 그 말씀이 이루신 것이다. 말씀 안에는 생동력이 있고,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다. 천지 만물을 다스릴 수 있는 자격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으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