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고 보는 언어'로 설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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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 보는 언어'로 설교하라
  • 승인 2002.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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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한국 교회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그중에서도 특히 ‘예배와 설교의 위기’라는 점에 많은 목회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설교의 위기 문제와 관련,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발행하는 ‘교회와 신학’ 가을호는 이번 호에서 이를 특집으로 마련, 말씀과 성례전의 균형있는 회복과 회중들의 능동적인 참여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신대 실천신학 주승중교수는 ‘한국 교회의 예배, 설교의 위기’라는 논고에서 우선 한국 교회 설교의 문제점과 원인을 △설교에 대한 복제와 표절 △너무 잦은 설교 횟수 △본문 말씀을 떠난 설교의 범람 △성공 지향적인 설교라고 지적하고 이런 설교들이 심각한 강단의 오염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주교수는 “현재 한국 교회 목회자들 3명 중 2명이 설교를 준비할 때 어떤 모양으로든 타인의 설교를 참고하고 있다”고 말하고 “수많은 만들어진 설교들과 자료들은 한국 교회의 설교사역에 에덴동산의 선악과처럼 설교자들에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설교 횟수에 있어서도 한 주일에 10회 이상 실시되는 설교가 목회자들을 병들게 하고 그 병리적인 현상이 바로 설교의 도용이라는 슬픈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본문을 떠나 설교자 자신의 생각과 사상,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흥미진진한 예화들의 범람이 이를 가속화시키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올바로 선포하기 보다는 회중의 영과 육과 범사가 잘되어 복을 받고 그들의 창고가 차고 남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물량주의적이고 기복주의적인 설교가 점점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며 설교가 목회의 수단과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주교수는 이런 설교의 위기를 넘기 위해 △설교에 대한 이해와 설교자의 확신의 문제 △교회력과 성서일과를 통한 말씀의 전체성 회복 △설교자의 전문성 회복을 위한 훈련 등을 제안했다.

주교수는 “설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교자들의 설교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설교자의 자기 이해”라고 말하는데 “설교자들이 삶을 바꾸어 놓을만한 능력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증언해야 하고,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 성경이 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교수는 ‘성구집’의 사용을 주장하는데 “매주일 구약의 말씀과 서신서의 말씀, 복음서의 말씀을 본문으로 3년을 주기로 읽고 설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설교자의 전문성 회복을 위해서 “설교자들이 언제나 본문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서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해석학적인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서 숙련된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각 신학교에서의 보다 전문성 있는 설교자를 위한 교육과 훈련과정의 강화로 설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교수는 이와 함께 한국 교회의 또 하나의 위기로 다가온 예배의 위기는 말씀과 성례전의 균형을 회복하고 초대교회가 균형있게 가지고 있었던 ‘말씀의 예전’과 ‘다락방 예전’의 균형이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회중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예배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는데 “바람직한 예배는 종교개혁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회중이 능동적이고 온전하게 참여하는 예배이면서, 부활의 기쁨과 천국의 대망이 있는 예배여야 한다”고 못박는다. 즉, 이런 예배가 회중들에게 감동과 감격을 주고, 그들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김운용교수(실천신학)도 ‘다시 돌아보는 예배와 설교’라는 논고에서 “설교는 기교의 학문이 아니며 웅변술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한국 교회의 설교자는 단순한 방법론이나 기교를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신학함으로써의 설교의 기본적인 원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설교자들의 언어에 대해서도 언급, “그동안 설교자들의 언어는 논리적이고 논증적이며 명령적이고 분석적인 언어가 주종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증명해 주는 과학의 언어, 논리로 설득하는 철학의 언어, 변론하여 그러한 사실들을 주입시키고 설득하는 법정의 언어가 아니라, 청중들로 하여금 보고 느끼게 하는 시적인 언어, 즉 그림 언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종은차장(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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