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만 하면 크리스천?” 기독대학생 세속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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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성수만 하면 크리스천?” 기독대학생 세속화 심각
  • 정민주 기자
  • 승인 2012.10.17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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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대학생, 일반 대학생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 낮아

세상적 가치 좇는 기독대학생, 어떻게 해야 할까
프로그램 아닌 ‘하나님 나라 복음’으로 돌아가야

최근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진행한 ‘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연구’는 한국 교회 청년 사역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사역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를 통해 청년 사역이 가진 문제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분석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한 객관적 사실, 유용한 정보를 얻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고비를 새로운 청년 사역의 부흥기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마음과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상을 닮아가는 기독대학생
이번 연구결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개신교인들과 비개신교인들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표1>에서 나타나듯이 연구결과 일상생활, 정치 사회의식과 이성교제, 북한 문제 및 남북통일, 종교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개신교인들과 비개신교인들 사이의 특별한 차이를 찾을 수 없었다.

미미한 차이를 보인 항목으로는 ‘지난 1년간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남북한이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는 비율로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각각 5.2%, 5.5% 더 높게 나타났고, ‘미혼모(부)가 되더라도 아기를 낳지 않겠다’ 즉 낙태하겠다는 응답은 개신교인이 6.9% 낮게 조사됐다.

하지만 ‘나는 현재의 내 삶에 만족한다’, ‘주변에는 내가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줄 주변 친구가 많은 편이다’는 항목에서는 오히려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각각 0.5%, 5.2% 낮게 나타났고,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항목에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이 똑같이 16.3%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재환 목사(서울여대 대학교회)는 “설문에 참여한 개신교인들 가운데 70.1%가 중학교 이전부터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교회를 다니지 않은 비개신교인들과 차이가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목사는 또 “이런 통계결과를 보면 기독 공동체가 청년 양육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그동안 한국 교회가 대학생들, 사실은 그 이전의 교회학교에서부터 아이들을 방치했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표2>에 나타난 몇몇 항목에서는 10% 이상의 비교적 의미 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친한 친구와 최근에 만났을 때 음주와 흡연을 했다’는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18.6% 낮게 나왔고, ‘종교가 필요하다’는 응답에는 43.6%라는 놀라운 차이를 보였다.

성 문제에 있어서도 ‘혼전순결을 지켜야 한다’ ‘혼전 동거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10.6%, 12.9% 높게 나왔고, 성관계 경험에서는 10.4% 낮게 조사됐다.

이 목사는 “이런 통계들은 분명 의미 있는 차이를 나타내는 반가운 결과이지만 여기에도 불편한 사실이 존재한다”며 “그 내용을 좀 더 분석해보면 몇 가지 항목들은 한국 교회에서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주일성수, 십일조, 금주금연 등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목사는 “진정한 개신교인 즉,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 삶을 그대로 살아간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건강한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표면적이고 부분적인 차이가 아닌 일상의 전체 항목에서 뚜렷하고도 긍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을 청년 사역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교회의 존재이유”라고 강조했다.

#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자
그는 청년 사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철저한 기초 경건훈련 강화 △전도 전략 수정 △청년 공동체 다이어트 △건강한 사역자 및 리더십의 연계 △교회, 선교단체 등의 연합운동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이 목사는 “성경읽기(평균 주 64분, 하루 9분), 기도생활(평균 주 57분, 하루 8분) 등 청년들의 경건훈련은 거의 바닥이 드러난 상황”이라며 “구원의 확신, 말씀과 기도생활, 온전한 예배생활 등이 없는 청년부는 존재할 수 없다. 기초 경건훈련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진리요, 건강한 부흥을 위한 우선적인 해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반감이 축적된 한국 교회의 현실에서 어떤 전도는 오히려 전도의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복음의 핵심을 전하기 위해 교회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세습이나 부도덕한 관행 등 사회의 보편적 지지를 얻을 수 없는 영역은 적극적으로 전 교회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국 목사(나들목교회)도 “한국 개신교 대학생들이 일반 대학생과 다른 점은 그들의 종교행위와 외적 행위(음주흡연) 뿐이고, 일반 대학생들과 거의 다른 바가 없이 빠른 속도로 일반 대학생들의 가치관에 동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위기감을 느낀다”며 “그 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하나님 나라 복음’에 한국 교회가 천착하지 않았고, 그 가르침을 살아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모든 것이 이벤트, 프로그램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목사는 “오늘날 개신교 대학생들이 교회를 떠나고 세상을 닮아가는 것은, 그들이 닮아갈 롤 모델로서의 그리스도인 개인과 함께 평생을 드려 세워보고 싶은 공동체 이상이 없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믿음의 선배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들의 공동체를 통해서 그들이 믿는 바가 사실이며 이를 따라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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