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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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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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 (백석신학교 학장)

사람은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것 같다. 요즘 싸이가 만든 강남스타일의 말춤이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흥왕 되고 있다. 말춤은 무슨 의미나 얼이 담긴 동작이 아니라 그저 말같이 춤을 추는 것이다. 뉴욕에서 말춤으로 온 관중이 열광할 때 기자가 한 참가자에게 물었다. “무엇이 좋아서 이 말춤을 추고 있느냐”고 하자 “배우기 쉽고, 그저 재미있잖아요”라고 했다.

현대인의 마음을 잘 드러낸 표현이다. 현대인은 삶의 의미, 목적보다는 쾌락과 재미를 우선에 두고 있다. 그래서 마약도, 고단가의 술도 마다하지 않는다. 원래 ‘춤’이라는 말은 흥에 겨워서 율동적으로 뛰노는 동작을 말한다고 사전에는 되어 있다. 그래서 춤에도 깨춤, 탈춤, 몸춤이 있고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춤들이 있다. 깨춤은 일의 진의를 모르고 뛰는 행동을 보고 “깨춤을 추고 있네” 라고 한다. 깨는 적으면서도 가볍다. 그래서 겸손히 행동할 때 앞뒤를 모르고 깨춤을 추고 있다고 한다. 깨를 프라이팬에 볶으면 뛰다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깨도 있다. 마치이리저리 뛰다가 배도하거나 그 공동체에서 뛰쳐나오는 사람을 깨춤을 추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탈춤이다. 탈춤은 자신의 모습은 감추고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춤추는 행동이 탈춤이다. 원래 ‘사람’이라는 말은 ‘페르조나’곧 마스크요 가면이라는 뜻이다. 진짜 자신은 감추고 다른 사람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탈춤 추는 사람이라 한다. 탈춤을 추는 사람은 그 탈을 벗고 나면 가장 허탈해진다. 왜냐하면 위선과 거짓으로 행동했기 때문이다. 몸춤은 온몸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춤이다. 다윗은 블레셋사람에게 빼앗겼던 법궤를 도로 찾아 다윗 성으로 메어 올 때 너무 기뻐서 옷이 벗어지는지도 모르고 춤을 추어 하나님을 기쁘게 하였다(삼하 6:16-17; 대상15:29). 다윗은 춤추는 목적과 의미 있는 춤을 추었다. 다윗의 춤은 앞뒤를 모르고 뛰는 깨춤도 아니고, 자신을 숨기고 뛰는 탈춤도 아니고, 의미도 모르고 뛰는 말춤도 아니었다. 그의 춤은 인간의 삶 속의 제일 되는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영원히 즐거워하는 쾌락이 아닌 희락의 춤이요,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진정한 몸춤이었다.

‘쇼펜하우엘’이라는 사람이 공원을 여러 차례 왔다 갔다 하자 이 광경을 본 공원지기가 다가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그가 대답하기를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줄 알았다면 왜 이렇게 방황하겠습니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이렇게 공원을 왔다 갔다 합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공원지기는 지리적 길을 물었으나, 쇼펜하우엘은 인생의 길을 대답했다. 인간은 모두 춤추며 사는 삶이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며 살 것인가 이것이 문제다 진정한 춤은 하나님의 장단에 추는 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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