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경쟁 아닌 믿음과 사랑으로 키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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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와 경쟁 아닌 믿음과 사랑으로 키우세요”
  • 정민주 기자
  • 승인 2012.09.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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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성 목사와 최에스더 사모에게 듣는 ‘홈스쿨링’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 우려한 홈스쿨링의 증가
홈스쿨링의 목표는 ‘성공’이 아닌 ‘성숙과 성결’

워싱턴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통 교육방식에 의문을 품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재택학습(홈스쿨링)을 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국 교육부의 조사에서 지난 2007년 전국의 5~7세 어린이 및 청소년 중 150만명(2.9%)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1999년보다 74%나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미국의 전국가정교육연구소도 2010년을 기준으로 홈스쿨링을 받는 어린이들이 2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매년 열리는 홈스쿨링 컨퍼런스에 50~100가정이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폭력과 지나친 입시경쟁, 청소년 자살 등을 우려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자녀교육의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깨닫고 자녀를 가정에서 신앙으로 양육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남2녀의 자녀를 두고 7년 넘게 ‘홈스쿨러’(홈스쿨링을 하는 부모)의 길을 걸어온 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 사무장 강문성 목사와 ‘성경으로 키우는 엄마’의 저자 최에스더 사모(남서울평촌교회). 그들을 각각 만나 홈스쿨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
강 목사는 “첫째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교육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그러다 성경에서 ‘교육의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는 말씀을 발견하고, 홈스쿨링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처음에는 학교에 가지 않는 것에 대해 엄마와 아이 모두 부담스러워했지만 1년이 지나자 달라졌다”며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고 부모와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홈스쿨링의 가장 큰 유익은 아이들과의 추억이 많다는 것. 아이들과 여행이나 만들기 등을 함께하면서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신앙적인 내면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는 것이다.

최 사모도 “큰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 동생과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느라 큰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한 게 미안해 단둘이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규장에서 출간한 ‘홈스쿨링’이라는 책을 읽고 결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홈스쿨의 장점은 시간이 아주 많다는 것”이라며 “시간이 남아돌아서 심심할 때 아이 스스로 선택하는 책, 피아노, 그림 그리기 등이 아이의 취미이자 특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 사모는 또 하나의 장점으로 ‘비교와 경쟁의 완전소거’를 들었다. 그는 “비교나 경쟁이 없으니 아이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자기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순수한 동경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이는 아이들이 저마다의 소질을 찾아가고 탐구하는데 큰 저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 홈스쿨러의 역할
이어 강 목사는 홈스쿨링이 자녀교육보다 부모교육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부모가 바로 서면 자녀가 따라온다는 것.

특히 강 목사는 “아이들은 직ㆍ간접적으로 부모에게서 삶과 신앙을 배우고,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인격이 형성되고 생활태도가 형성된다”며 “친구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부모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홈스쿨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홈스쿨링을 학교교육과 비교하면서 학교의 커리큘럼을 따라 무리한 계획을 세우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홈스쿨링과 학교교육은 가르치는 내용이나 본질 자체가 다르다”며 “학교교육을 버리고 가정마다 자녀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사모는 홈스쿨링을 하면서 어려운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 사모는 “아무래도 부모가 학습과 생활훈련 부분을 온전하게 책임져야 하는 것이 힘든 점”이라며 “부모가 다 잘할 수는 없으니 학습에서 모자라는 과목은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예비 홈스쿨러들에게
최 사모는 또 “홈스쿨의 장점을 알고 있고 하고 싶어 하지만, 자신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홈스쿨링의 목표가 성공이라면 자기 자식을 가르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성숙과 성결이 목표라면 마땅히 가르치는 것은 부모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 목사는 홈스쿨링을 하면 아이들이 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다거나 사회성이 떨어질 거라는 오해를 많이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회성은 나이를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능력을 말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지나친 또래문화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홈스쿨링을 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누구에게나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또래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홈스쿨링을 시작하기 전에 컨퍼런스나 세미나, 책 등에서 정보를 얻고 홈스쿨링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며 “홈스쿨러 선배들과 대화의 기회를 갖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2 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 컨퍼런스’가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진 오산 광은기도원에서 열린다. (문의. 070-4403-3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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