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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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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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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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 (백석신학교 학장)

친구 간에 지켜야할 도리가 있다면 의리와 우정일 것이다. 의리는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바른 도리를 말한다. 그래서 친구가 배신하면 주로 의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어려운 일을 당해도 친구를 감싸주고 돌보아주면 신의가 있는 친구라고 한다. 심지어는 서로의 의리와 신의를 끝까지 지키자고 하여 의형제를 맺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진정한 친구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며칠 전 박근혜 캠프의 홍보위원으로 있는 정 변호사가 서울대 같은 학번이고, 오랜 친구였던 안철수 원장을 지지하는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받은 입장에서는 어떻든 이 전화를 받고 금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 변호사가 자기에게 전화를 걸어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출마를 못하도록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양쪽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정치를 친구의 의리나 우정보다 우위에 둔 것이다. 그래서 정준길 변호사도 기자회견을 열어 그는 친구를 잃었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진정한 친구는 속에 있는 말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무슨 허물이 있어도 감싸주고 덮어줄 수 있는 도량과 덕이 있어야 한다. 친구의 허물을 드러내기보다 서로가 어려울 때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고 서로를 돌보아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번 일을 보면서 사람들은 믿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한다. 정치를 떠나 인간관계에 불신의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번 사건은 친구의 의리나 우정보다 정치를 우선으로 하는 삶의 가치를 가졌기 때문에 일어난 현대판 ‘친구 형’이다.

하나님 말씀에 보면 다윗과 요나단 같이 의리 있고 우정 있는 친구 모습이 그립다. 사울의 아들인 요나단은 왕위계승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왕족이었다.

그러나 그는 적대감을 품지 않고 다윗을 돌보아 주었다. 요나단의 사후에 그의 아들인 므비보셋이 절름발이가 되었으나, 다윗왕의 상에서 먹게 하고 돌보아 주었다.

우리는 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 부모와 자식, 부부, 형제, 친구, 목회자와 성도, 성도와 성도, 이웃 등 관계를 맺지 않고는 일순간도 살 수 없다. 진정한 관계는 이익 관계가 아니라 의리와 정이 있는 사랑의 관계여야 한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 15:13) “너희가 나의 명한 대로 행하면 나의 친구라”(요15:14)는 말씀처럼 자기를 위해 목숨을 던질 친구가 있는 사람, 그런 친구가 있는 목회자, 그런 친구가 있는 교회, 그런 친구관계로 이루어진 가정과 사회는 이익공동체가 아니라 사랑의 공동체가 될 것이다. 정치와 이익 때문에 진정한 친구를 잃을 것이 아니라 의리와 사랑으로 잃은 친구를 다시 얻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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