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음악인의 열정, 세계 곳곳에 씨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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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음악인의 열정, 세계 곳곳에 씨 뿌리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2.08.08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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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예술대 중국 - 태국 비전트립 ‘음악교육봉사’ 눈길

▲ 기독교실용음악과 학생들이 하얼빈에서 건반 지도를 하고 있다.
하얼빈 조선족 음악교육 통해 모국 향한 꿈 심어
태국 복음화와 문화적 저변확대에 기여하며 결실

‘예비 음악인’들의 끼와 재능이 해외 선교지에서 큰 결실을 맺고 있다. ‘음악 교육’이라는 백석예술대학교(총장:김기만)만의 독특한 비전 트립이 중국과 태국 등 음악을 배우기 어려운 나라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3년째 이어진 중국 하얼빈 비전트립은 ‘음악교육봉사’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지난 7월 13일 하얼빈의 한 학교를 찾은 백석예술대 교회실용음악과 교수와 학생들은 19일까지 24명의 조선족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건반과 기타, 드럼, 보컬 등을 지도했다.

방문 첫 해 일렉트릭기타와 베이스기타를 구분하지도 못했던 조선족 학생들은 매년 놀라울 정도로 실력이 상승됐다. 단 5일의 짧은 강습이었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열정은 놀라웠다. 더 감사한 것은 비전트립에 참여한 백석예술대 학생들.

교회실용음악과 이정화 교수는 “인격적으로 어리고 실력도 부족해 아직 교수들의 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이 현지에 가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을 정도로 성숙하게 변해있다”며 “우리가 학생들을 보는 시각과 동일한 마음으로 조선족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며, 자신들이 가진 열정을 모두 쏟아 붓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3년의 만남은 소중한 인연이 됐고, 조선족 아이들에게 ‘한국 유학’이라는 꿈을 심어 주었다. 이 교수는 “올해 조선족 학생 중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짧은 만남이지만 우리를 통해 모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깊어지고, 유학의 꿈을 키우게 된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번 하얼빈 봉사에서는 학생들 못지않은 교수들의 헌신도 이어졌다.

함께 한 5명의 교수는 마치 하나님이 예비하신 듯 적시적소에서 쓰임을 받았다. 정혜원 교수는 교육을 진행한 학교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원가와 교가를 작곡해주었다. 한유선 교수는 악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학교 측을 도와 드럼 구입부터 설치까지 모두 주관했고, 악기 점검도 도맡았다. 곽은주 교수는 하얼빈시 합창대회에 참여를 준비중인 팀을 직접 지도하며 합창단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한이성 교수는 일렉기타와 베이스기타의 수리와 점검을 맡았다. 모두 교수라는 직분을 내려놓고 한 명의 ‘봉사자’로서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부으며 헌신하는 나눔의 시간이었다. 이정화 교수는 “계획에 없던 일에 교수들까지 쓰임받았다”며 “단 한 명도 허투루 다녀오지 않은 알찬 비전트립이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공연을 마친 후 모였다.
하얼빈에 이어 이틀 뒤인 7월 15일 실용음악과 학생들은 태국으로 떠났다. 애초 태국 비전트립은 단기선교 형태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이곳에서도 역시 ‘음악교육’으로 사역을 진행했다. 치앙마이에 도착한 팀들은 심포니아트스쿨 중심으로 악기지도와 공연을 선보였다.

음악교육의 목적은 결국 현지 복음화. 연주곡으로 찬양을 선곡하고 기타, 베이스, 그럼, 색소폰 등 악기를 지도했다. 문화적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태국인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그들에게 재즈와 팝 등 음악의 장르를 선보이며 찬양 콘서트도 진행했다. 심포니아트스쿨은 23년 전 한국인이 세운 곳으로 지도자 자녀들이 다니는 등 수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으로 낙후된 태국에서 한국 대학생들의 맞춤 교육은 큰 도움이 아닐 수 없었다. 치앙마이 사역을 끝내고 치앙라이 관광을 계획했던 팀들은 현지 중국인신학교의 요청에 관광일정을 포기하고 음악교육과 콘서트로 사역을 전환했다. 6박7일의 시간을 온전히 ‘섬김’에 쏟아 부었다.

비전트립을 지도한 실용음악과 백반종 교수는 “중국인 신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칠 때는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며 “처음 음악할 때의 이야기를 하며 많은 감동을 나눴다”고 말했다. 또 함께 축복송을 부를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함께 하나님을 찬양했다고 회상했다.

백 교수는 “가르쳐 주러 떠났다가 오히려 배우고 왔다”며 “선생님의 역할에 대한 정체성을 새롭게 할 수 있었으며, 참여한 학생들은 학습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인성과 신앙의 성숙이 눈에 띈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선교에 나섰던 김유진 학생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아이들을 보며 그동안 감사하지 않는 삶을 반성했다”고 말했다.

비전트립 출발을 한 달 앞둔 지난 6월 15일 ‘미션 에피소드 1’이라는 이름으로 태국선교 후원 콘서트를 연 실용음악과 학생들은 “자신들이 태국의 복음화와 문화사역에 크게 쓰임받길 바란다”며 준비와 결과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 돌렸다.

기도로 준비하고 음악으로 나눈 백석예술대의 ‘비전트립’. 몽골에 이어 중국 하얼빈, 태국 치앙마이와 치앙라이까지 세계 곳곳에 뿌려진 작은 가르침이 복음의 열매로, 문화적 성장으로 뿌리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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